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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강기영이 예상을 뛰어넘는 `우영우` 인기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공| 나무엑터스 |
지난 18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동시에 지닌 우영우(박은빈 분) 변호사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렸다.
강기영은 법무법인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을 맡아 신입 변호사들을 이끌며 열연했다. 정명석은 밝고 따뜻하고 경쾌한 극의 분위기를 이끈 기둥 같은 역할이었고, 강기영은 정명석 변호사 역을 맞춤옷처럼 완벽하게 소화하며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강기영을 종영 직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나 인터뷰했다. 강기영은 '우영우'의 신드롬급 인기에 "예상을 전혀 못 했다. 매력적인 역할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사랑 받을 줄은 몰랐다. '서브 아빠'라는 별명도 너무 좋다. 처음 들어본 별명인데 신선해서 좋더라. 유니콘 상사이자 멘토라는 좋은 의미니까.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영우'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충분한 스토리 아닌가.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정명석이 판타지적인 역할이긴 했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멘토는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강기영은 그동안 유머러스한 감초 같은 역할을 주로 맡았다.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는 이영준(박서준 분)과 유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이자 유명그룹 전문경영인 박유식 역을 맡아 허당미 넘치는 친구로 활약했고,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허민수 셰프 역을 맡아 허세와 질투심 넘치는 찌질한 모습을 보여줬다. '내 뒤의 테리우스'에서는 아줌마들과 잘 어울리는 육아남 김상렬 역을 찰떡같이 소화했다.
그리고 인생작 '우영우'에서는 14년 차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을 맡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정명석은 천재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우영우 변호사에게 그야말로 '서브 아빠'였다. 다른 신입 변호사 최수연(하윤경 분), 권민우(주종혁 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정명석은 후배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모습, 후배의 실수를 감싸주는 포용력, 다양한 성격의 후배들을 하나로 모아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리더십까지 두루 갖춰 현실에선 찾아보기 힘든 '유니콘 상사'라고 불렸다.
강기영은 정명석에 대해 "참어른 같지 않냐"며 "후배에게도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모습이 멋지더라. 사실 이건 제가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회사에 공감하지 못하고 연기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배울 점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상관없이 그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석이는 그걸 인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런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으니 더욱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기영은 '유니콘 상사'라는 별명에 대해 "유니콘은 실재하지 않는 동물 아닌가. 직장에는 진짜로 좋은 상사가 그렇게 없나?"라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정명석과 대비된 장승준(최대훈 분) 변호사를 언급하며 "현실적이고 많을 것 같은 상사"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이어 "정명석이 따뜻한 멘토 같지만 14년 차 변호사가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이 초심을 잃고 정의로움을 잃었겠나. 그러니까 장승준과 붙을 수 있는 거다. 때로는 장승준이 정명석을 성장시켰을 수도 있다. 이런 구도의 디테일이 재미있었다"고 짚었다.
강기영의 애드리브도 화제를 모았다. "한마디를 안 져", "오전 3시 10분은 다들 자는 시간 아닌가. 새들도, 아가 양도 명석이도" 등 찰떡같은 대사로 정명석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 강기영은 "의도하진 않았는데 많이 사랑해줘서 얼떨떨하다. 멋있어지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관계를 통해 너무 멋지게 그려져서 좋았다. 제가 대사만 하기엔 개그 욕심이 조금 있어서 애드리브를 했더니 다들 좋아해 주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맥락에만 맞는다면 애드리브를 하고 싶다. (모두가 웃으며) 행복하게 일하고 싶어서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엔 감독님이 많이 넣어주셔서 좋았다"며 흐뭇해 했다.
회심의 애드리브였으나 방송에는 나가지 못한 것도 있을까. 강기영은 "현장에서 터진 것들은 많다"면서 "아가 양 애드리브를 할 때, '우영우 변호사 안녕'하고 전화를 끊은 다음 잠들려고 하다가 잠이 안 오자 '아 깼네'라며 비속어를 쓰기도 했다. 방송에 나가지 않을줄 알았지만 한 번씩 현장 분위기를 위해서 할 때가 있다. 그러면 현장이 더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우영우를 귀여워하면서 바라보는 모습은 '서브 아빠'라는 별명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강기영은 "그게 제 성격 같다. 아이 태어나기 전에도 열심히 사는 후배들이 너무 예뻤고, 저를 예뻐해 주는 선배들도 있었다. 아이가 생기면서 더욱 그런 모습이 된 것 같긴 하다. 특히 '어린이 해방군' 방구뽕(구교환 분) 사건 때는 더 심하게 몰입이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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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영은 정명석 변호사 역을 열연, `서브 아빠` 등 별명도 얻었다. 제공| 나무엑터스 |
또 날렵한 몸매로 슈트를 깔끔하게 소화한 강기영에게는 '어른 섹시'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강기영은 "너무 좋다"면서 "제가 그동안 개그 캐릭터를 많이 했다. 어른 섹시에 대한 갈증이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우영우' 속 한바다즈나 다른 배역들이 정명석을 멋진 시니어 변호사로 만들어줬다. 대본을 보면서 어떤 배우가 해도 정명석은 매력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저는 그 수혜자일 뿐이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배우 강기영과 정명석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강기영은 "60%"라며 "정명석이 우영우에게 편견을 떨치고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을 보고 배우는 점도 많지만, 저 자신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후배들이 제가 겪었던 일 중 나쁜 과정은 될 수 있으면 안 겪으면 좋겠고, 또 그걸 겪으면서 성장하고 경험치가 생기는 일이라면 '한번 배워보라'고 다독여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저는 좋은 게 좋은 거고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한다"며 성격도 정명석과 비슷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극 말미 정명석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져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정명석은 피를 토하는가 하면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고, 재판 중 끝내 쓰러지기까지했다. 14회에서 공개된 정명석의 병명은 바로 위암 3기로 위중했다. 종반부에 갑작스런 전개라는 반응도 나왔다.
강기영은 "갑자기 너무 뜬금없다고 하는 분도 있고 안타깝다고 하는 분도 있더라. 드라마에 몰입했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라 이런 반응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명석이가 일에만 너무 몰두해서 일상의 소중함을 잊었다는 걸 깨닫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극적인 장치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강기영은 또 "저는 결말에 만족한다"며 "우영우에게 선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모습이 이후 회차에서 보이는
그러면서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은 모두가 가지고 있을 거다. 이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설렘이 크다"라며 현재 제작을 논의 중인 시즌2를 기약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