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희선이 `블랙의 신부` 공개 후 늘어난 SNS 팔로워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공| 넷플릭스 |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의 신부'(극본 이근영, 연출 김정민)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김희선은 복수를 위해 결혼정보회사 렉스에 가입한 서혜승 역을 맡았다. 남부럽지 않은 결혼 생활을 보내던 서혜승은 남편의 불륜과 죽음으로 산산조각난 가운데 우연히 렉스를 찾게 된다. 이 곳에서 남편의 내연녀 진유희(정유진 분)와 만나면서 진유희가 탐내는 블랙 이형주(이현욱 분)와 사이를 깨트리려 나선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희선은 "완성된 작품을 봤다. 다른 배우들에게 민폐인 것 같고, (제가) 잘 못한 것만 보이더라. 보고 나서, 화면을 끄고 한 30분 정도 멍때렸다. 제가 제일 선배인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서 제작잘표회 때 마음이 편하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불편했는데 공개되고 나서 (이틀 뒤) 전세계 8위, 우리나라 2위라는 기사가 나오니까 한결 마음이 나아졌다"면서 "제가 요즘 세대가 아니라 OTT 순위를 잘 모르고 실감도 안났지만 주위에서 말해주길래 '좋은건가 보다' 했다. 자고 일어나면 SNS 팔로워 수가 바뀌어 있더라. 해외 팬들이 많이 생겼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고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고 했다.
'블랙의 신부'가 소재 삼은 결혼정보업체는 가입비를 내고 가입한 남녀를 조건에 따라 등급을 매긴 다음 원하는 조건, 비슷한 등급에 맞춰 만남과 결혼을 주선해 준다. 고액의 가입비에도 처음부터 조건을 맞춰서 만난다는 편리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김희선은 "가입비까지 내면서 매칭을 해주는 결혼정보업체는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한다"면서 "넷플릭스는 전세계에 방영되는 OTT 플랫폼인 만큼, 이런 소재를 알리는 것도 신선하겠다 싶더라. 우리 작품이 보여주는 '인간의 욕망, 욕심'은 나라를 떠나서 어디서나 비슷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인간의 욕망과 욕심을 다룬 작품이다보니 과격한 장면이나 급진적 전개도 보였다. 김희선은 왜 이 작품을 선택했을까.
김희선은 "20년 전부터 알고 지낸 분이 SBS에서 일하시다가 지금은 제작사를 하고 계신다"면서 "이 작품 시나리오를 주셨는데 처음엔 플랫폼이 넷플릭스가 아니었다. 우리 관계가 오래 되기도 했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굉장히 신뢰를 받는 분이다"라며 처음엔 의리로 작품을 검토했단다. 그러면서 "(출연을 두고)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플랫폼이 넷플릭스로 정해졌다고 하더라. 넷플릭스 작품은 처음하는 거라서 기대도 되고 해보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희선은 지난 5월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내일'에서 핑크 단발머리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으나 '블랙의 신부'에서는 긴 머리로 나온다. 김희선은 "지난해 중순부터 연말께까지 '블랙의 신부'를 촬영한 후 '내일'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 |
↑ 김희선은 배우들을 신뢰해준 김정민 감독을 추켜세웠다. 제공| 넷플릭스 |
김희선은 함께 작업했던 김정민 감독을 언급하며 "멋진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캐스팅이 됐을 때는 서혜승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대본 리딩을 한 다음 날부터는 디렉팅이 없었어요. '제 손에서 혜승이는 넘어갔습니다. 혜승이는 김희선 겁니다. 누구보다 (혜승이를 연기) 잘하는 건 배우일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또 배우들 의견을 100% 수긍해줬어요. 그래서 더 그 캐릭터에 빠져서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줬습니다. 감독님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그 캐릭터를 주입시켜주는 감독님도 있고. 디테일하게 디렉팅을 하는 분이 있는데 김정민 감독님은 배우들에 맡기는 편이었습니다. 배우를 믿어주는 것, 그게 너무 멋지더라고요."
그리고 김 감독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김희선은 밑바닥까지 무너져 복수를 다짐하는 서혜승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특히 렉스에서 열린 파티에 간 장면에서 그는 검소한 의상을 입었으나 그만의 우아한 매력을 드러냈다.
김희선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감싸고 나갔다. 혜승이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간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옷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목표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서혜승에게는 옷이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만약 나였다면 수영복을 입고 갔을 거다"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서혜승의 고상한 복수 방법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진유희는 서혜승의 남편을 빼앗고 재산을 빼앗고 서혜승의 딸을 죽이려고 사주한다. 그러나 서혜승은 진유희에게 직접적인 해코지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복수한다.
김희선은 "렉스에서 진유희를 처음 봤을 때 우연히 청자가 깨지지 않나. 저였다면 진유희한테 그 청자를 던지든지 깨진 청자를 들고 달려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