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태리가 `외계+인` 출연 계기를 밝혔다. 사진|매니지먼트mmm |
그런 김태리가 올 여름엔 화끈한 SF 액션 영화 '외계+인'(감독 최동훈)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외계+인'은 2022년 현재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지구에 살고 있는 가드(김우빈 분)와 썬더, 그리고 630년 전 고려에서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얼치기 도사 무륵과 천둥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 영화계 대표 '선수'인 최동훈 감독이 '암살'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인데다, 김태리를 비롯해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염정아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물이라는 점 역시 '외계+인'을 주목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시나리오를 볼 때 가장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재미있냐, 재미없냐인데, '외계+인'은 결단코 재미있었어요."
영화 개봉 전 화상으로 만난 김태리는 특유의 또렷한 눈을 더 크게 뜨면서 작품에 대한 확신을 소개했다.
그는 "인물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시점도 현재 과거 등 계속 바뀌는데 그런 걸 그 정도로 짜임새 있게 해냈다는 게 좋았다. 또 인물들이 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데 결국에는 한명 한명 관계를 맺고, 마지막에 달려가는 걸 보면서 '한국판 어벤저스'라고도 얘기하는데, 그렇게 공력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믿음을 가지고 참가하게 됐지만 결국에는 이뤄내는 것은 단 하나라는 게 좋았다. 그게 소름이 돋았고, 감동적이었다"고 연신 힘 줘 말했다.
특히 '최동훈 감독의 신작'에 참여한 데 대해서는 "이런 얘기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영광스러웠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오다니, 정말 행운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 김태리는 `외계+인`에서 보여준 액션 연기에 대해 즐거웠다고 떠올렸다. 사진|매니지먼트mmm |
김태리는 극중 이안으로 분했다. 이안은 630년 전 고려 말에 권총을 들고 다니는 정체 모를 여인이다. 천둥을 쏘는 처자로 불리며 유명해지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누구도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외계+인'에서 김태리가 보여준 열연 중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대목은 그가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신이다. 준비 과정에 대해 묻자 김태리는 "초반에 액션신이 많았는데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다. 액션스쿨에서 다양한 장비를 경험해봤는데 준비하며 배운 동작들이 많이 활용되지 않아 아쉬웠다"면서도 "많이 보여주고 싶었지만 나만 나오는 건 아니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초반엔 "감 잡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그는 NG에 대해서도 당당했다. "감독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액션은 표정이다', '표정으로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표정을 잡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초반엔 조금 헤맸는데, 나중엔 적응해서 재미있게 잘했어요.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부담은 젼허 없었어요. 감독님께서 저보고 '표정이 찢었다'고 하시기도 했죠."
김태리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보기 힘들었던 이른바 '무협 액션'을 '외계+인'이 구현해낸 데 대한 소신도 뚜렷했다. 영화 '와호장룡'의 예를 든 그는 "(무협)영화는 말이 안 되는 걸 그냥,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말이 안 되는 걸 즐기는 거다. 너무 현실에 발 붙인 영화도 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내가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스크린에서 보고 즐기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생각하면 말이 안 될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저도 그런 생각에 갇혀있던 때가 있었어요. '이게 말이 되나? 너무 말이 안되는데? 설명해줘야 할 거 같은데?' 그런 게 많았는데,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니 그런 건 쓸데 없는 생각이더라고요. 시나리오에 내 몸을 다 맡겨버렸을 때 배우로서 대단한 걸 만나는 것 같아요."
↑ `외계+인` 김태리가 최동훈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사진|매니지먼트mmm |
"관계성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너무 방대한 거죠. 어쩔 수 없이 시간 소모가 필요한 작품이었어요. 감독님은 영화 개봉 전에 '2부가 더 재미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유가 다 있더라고요. 1부는 많은 걸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2부는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1부가 다소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2부는 엄청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예요. 그걸 감안하고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영화 '아가씨', '리틀 포레스트', '1987', '승리호',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데뷔 후 출연한 많은 작품들이 흥행하며 높은 흥행타율을 지닌 김태리. 특히나 전작인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워낙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덕분에 신작의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김태리는 "크게 고꾸라지지 않도록 마음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항상, 뭔가 성공할 때마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 있나' '이 운의 끝은 어디지' 생각하곤 해요. (작품성에서) 너무 잘 나온 작품도 흥행에 실패할 수 있고, 너무 안 나온 작품도 성공할 수 있죠. 제 기준에선 모든 게 운이에요. 타이밍, 연기연출대본 삼박자, 우주의 기운이 모인 것이죠. 언젠가는 그 타이밍이 어긋나서 잘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배우로서 부담감은 크게 없습니다."
오라, 부담이 없단다. 그렇다면 작품의 흥행으로 인해 높아진 '배우 김태리'의 '주가'에 대한 생각도 궁금해졌다. 툭 던진 질문에 돌아온 김태리의 답변이 너무나 솔직해 오히려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 김태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후 여유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매니지먼트mmm |
업계서 소위 '대작'으로 꼽히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김태리를 찾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제가 정의롭게 생긴 것 같다"는 답변으로 '솔직 3연타'를 찍었다.
"선하다, 악하다와는 다른 느낌으로, 저는 강단있고 정의롭게 생긴 것 같아요. 그런 인물은 모든 영화에서 필요하죠. 어떻게 보면 모든 영화는 히어로물일 수도 있어요. 희망을 말하는 것이고, 히어로는 정의로워야 하니까요. 물론 '데드풀' 같은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좋은 얼굴을 가진 것 같아요. 영화는 다 이미지 싸움이에요. '아가씨'에서 제가 숙희가 된 것도 얼굴이 그렇게 생겨 먹어서 된 거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도 마찬가지죠.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많지만, 가장 첫번째는 연기보단 이미지인 것 같아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저를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김태리가 한계 없는 변화무쌍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매니지먼트mmm |
"없어요. 한계가 있다고 느낀다면 직업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궁무진함에 대한 확신이 있기 ??문에 이 직업을 계속 하는 것 같어요. 만약 제가 다른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무궁무진함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천직이 아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