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열의 스케치북'. 사진|KBS |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은 '노영심의 작은음악회'(1992년 4월11일∼1994년 4월29일)를 시작으로 '이문세쇼'(1995년 9월16일∼1996년 10월12일), '이소라의 프로포즈'(1996년 10월19일∼2002년 3월30일), '윤도현의 러브레터'(2002년 4월6일∼2008년 11월14일), '이하나의 페퍼민트'(2008년 11월21일∼2009년 4월17일)를 이어 2009년 4월 24일부터 KBS 심야 음악방송 명맥을 이어온 최장수 심야 음악 프로그램으로 22일 600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600회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모습이지만 내실은 갑작스런 이별이다. MC 유희열이 최근 표절 의혹으로 논란에 중심에 섰끼 때문이다.
유희열은 최근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비슷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유희열 측은 “검토 결과 곡의 메인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며 사과했고, 원곡자 사카모토 류이치 역시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히며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과거 MBC 예능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발표된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 성시경의 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등 추가 표절 의혹이 이어졌다. 안테나 측은 “영향과 표절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동의가 어렵다”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유희열이 제작진에 직접 하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유희열. 사진|안테나 |
다만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그동안 쏟아졌던 수많은 상황을 보며 제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됐다. 지난 시간을 부정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저는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며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측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MC 유희열 씨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KBS는 하차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유희열 씨가 밝힌 프로그램 하차 의사는 진심으로 KBS와 제작진, 시청자 여러분께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심이라고 판단했으며, 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스케치북'은 양희은, 최백호와 같은 레전드급부터 대중에게 낯선 신인 아티스트까지 음악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꿈의 무대였다. 인디·록·발라드·댄스·힙합·국악·밴드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았으며, 배우·개그맨·운동선수·셀럽 등 다채로운 출연자를 품었고, 시청자들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전해왔다. KBS에 따르면 지난 13년간 녹화장을 찾은 방청객 수는 약 49만4650명에 달한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사진|KBS |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