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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철. 사진 ㅣ김학철 유튜브 |
방송 연예계도 양극화 현상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회당 5억원대 출연료를 받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생활고에 시달리다 막노동으로 내몰리는 연기자도 있다.
김학철은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흔히 연예계를 정글에 비유하는데 사실 더 심하다”며 “정글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인 사자나 호랑이가 남긴 고기를 하이에나 등이 훔쳐 먹지만, 연예계는 승자 독식이라 승자가 다 먹는다”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이 생활을 40여년 하다 보니 다음 생엔 절대 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하며 “영화감독이 데뷔작 망하면 곧 은퇴작이 되고 작가도 배우도 이 냉혹한 심판을 벗어날 수 없다. 배우는 매순간이 오디션이고 선택을 받아야 출연한다”고 했다.
또한 “여러분은 왜 요즘 출연이 뜸하냐고 항의하지만 배우는 속수무책이다. 출연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며 “전체 연기자 1만명 중에서 비중 있는 배역은 상위 0.5%만이 출연한다”고 냉혹한 연예계 현실을 밝혔다.
김학철은 영화 ‘본투킬’로 1996년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드라마 ‘태조 왕건’으로 2000년 ‘KBS 연기대상’ 조연상을 받으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이렇다 할만한 작품에 얼굴을 비추지 못하고 있다.
배우 노현희는 김학철의 이 글을 공유하며 “조연, 단역 배우들은 물론 연기력이 검증되고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들도 기회가 없어 일을 못하는 실정”이라고 깊은 공감을 표했다.
그는 “얼굴이 알려진 분들은 다른 일 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다른 아르바이트나 사업 또는 일용직이라도 하려고 해도 선입견이나 구설수에 휘말려 수월하지 않다. 월 수입 100만원이 안 되는 배우들이 과반수”라고 녹록지 않은 현실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소속사에서 끼워넣기 식으로 묶어서 캐스팅을 밀어붙여서 드라마, 영화, 예능, 행사 등의 기회를 얻는 사람들보다 좀 더 캐릭터에 어울리고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배우들 또는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하며 검증된 경력자들이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에 가입된 배우 5411명 중 지난해 1000만원 미만 소득을 거둔 비율은 84.5%에 달했다. 5명 중 4명은 한 달 수입이 9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서울시와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 실시한 방송 연기자들의 출연계약 및 보수지급 거래 관행 실태 조사에서도 58.2%가 연기자 외 다른 일
업계에서는 생계형 연예인들이 최소한 벼랑 끝까지 가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