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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퀴즈' 고정환. 사진| tvN |
지난 2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우주발사체 ‘누리호’ 사령탑 고정환 본부장이 출연했다. 지난 6월 21일 발사된 누리호가 궤도 안착에 이어 위성 정상 작동까지 확인돼 한국은 실용위성 자체 발사 역량을 완벽하게 갖추게 됐다.
이날 '유퀴즈'에서 고 본부장은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기술이 안보와 연결되어 있고 복잡한 사안이 많다. 기술 이전이 협력이 쉽지 않기에 조그마한 힌트를 얻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러시아와 협력한 발사체 '나로호'를 언급했다. 특히 "박물관에 가 로켓 엔진이 전시되어 있으면 그 속에 머리를 집어놓고 어떻게 생겼나 보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나로호는 아시다시피 러시아와 국제 협력을 통해 개발했다. 조기에 공동 설계를 위해 저희 파견팀이 러시아에 가서 그쪽 전문가들과 회의도 했다"며 "러시아의 기술 보안이 철저하다. 회의를 하고 있으면 항상 보안요원이 같이 들어와 대화를 깊게 들어가려고 하면 제지하는 일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그러다 보니 무언가 하나의 정보라도 얻고 싶은 마음이 컸다. 상대방 전문가가 그림이나 필기를 적은 메모를 두고 가면 그 안에 비밀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메모를 챙겨) 연구하곤 했다. 그 정도로 정보가 부족했고, 그랬어야만 했던 시절이었다"며 정보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고 본부장은 러시아 연구원들이 한국에 왔을 때 '회식 자리'에서도 힌트를 얻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엔지니어들끼리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기술자들끼리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 러시아 연구원들도 막상 우리가 질문하면 잘 알려준다. 근데 낮에는 보안 요원이 지키고 있으니까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회식을 한 번 하자고 했다. 우리가 돼지고기 삼겹살에 소주를 대접하고 그들은 보드카를 들고 왔다. 러시아 연구원들이 막상 뭐 물어보면 대답도 잘 해준다. 웃고 떠들고 즐거웠다"면서 러시아 연구원들과 친밀도를 쌓으면서 기술 교류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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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퀴즈' 고정환. 사진| tvN |
특히 로켓과 관련한 국가 간 안보기술 이전이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나로호 사업 의의를 강조했다.
고 본부장은 "나로호 사업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기술 이전도 없었고 우리가 돈을 주고 러시아 좋은 일 시켜준 거 아니냐'는 말씀을 많이 한다. 하지만 기술 이전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또 기술 이전이 전혀 없음을 인지하고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면
그는 "'나로호 사업이 없었다면 누리호 사업이 있었겠냐'라고 저는 다시 질문한다. 나로호 연구로 기술 축적을 해왔기에 누리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라며 나로호 의의를 강조했다.
[이유리 스타투데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