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새별. 사진|박새별 SNS |
안테나 소속 가수 박새별이 최근 표절 논란에 휩싸인 수장이자 작곡가 유희열을 공개 지지했다.
박새별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표절에 관한 아주 사적인 단상”이라는 주제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박새별은 “처음 논란이 있었을 때부터 글을 써야 할까 고민을 했었다. 왜냐하면 표절은 나의 박사 기간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 깊이 고민했던 주제였고 음악에서 유사한 것이 무엇인가, 창작력이란, 예술이란, 독창성 uniqueness란 무엇인가, 아마 음악인으로서 공대생으로서 나만큼 고민한 사람은 한국에 솔직히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굳이/이주제를/어찌하여) 그런데 그 뜨거운 이슈에 나의 선생님 희열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지나칠 수도, 쉽게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박새별은 “일단 표절이 무엇인가. 한국과 미국 모두 공통적으로 말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질적 유사성’이라는 개념이다. 즉 청자들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느끼는 어느 지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은 이것은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다. 내가 이 실질적 유사성의 정의를 수학적으로 과학적으로 내리려고 한 5년간 미국 50년간 데이터를 다 조사해서 그 어떤 수치를 정하려고 했던 결과, 아 이러다 박사 졸업을 못하겠구나 싶어 ‘정량적 유사성’으로 연구 주제를 조금 줄였었는데, 음악 자체로 논의를 끝내기 위함이었다. 왜냐면 표절은 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라며 “음악 내적 요인, 심리학적 요인, 음악 외전 요인 등 여러 요인과 피쳐들이 뒤섞인 어려운 이슈”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새별은 “예술은 무엇인가. 이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은 당대의 이전의 예술가에게 영향을 받아왔다. 모든 예술가들은 실험하고 도전한다. 인류는 도구를 만드는 순간부터 예술을 시작했고 그 예술은 조금 더 정교화 되어 이 세상을 모방하고 무언가를 상징하며 인간이 보는 것이 무엇인가, 느끼는 것이 무엇인가, 진실은 무엇인가, 그 모든 것을 도전하며 예술은 발전돼 왔다. 역사상 마스터피들의 그림들을 보면 시대적으로 유사한 그림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발전해가는 모든 과정들은 예술사적으로 미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은 누구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다. 모든 예술가들은 당대의 어떤 트렌드에 대한 편승이든, 그에 대한 반발이든, 어떤 것이든 그들도 어딘가에서 영감을 받았고 그들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지금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디선가 감동을 받고, 어디선가 영감을 받고, 도전을 받고, 우리의 창작 해우이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습작으로도, 아류로도, 그리고 새로운 마스터피스로도 탄생한다”고 적었다.
박새별은 “처음 희열 오빠를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며 나의 사소한 단상을 마무리하고 싶다. 처음 22세 철없던 어떤 시절에 오빠를 만났다. 나는 사실 그냥 웃긴 농담이나 하며 라디오 하는 실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와의 1시간의 대화는 그동안 내가 지닌 모든 삶의 방향이나 음악에 대한 개념을 깨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것은 또 나의 삶을 바꿔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뮤지션을 만나서도 그는 너는 무엇이 하고 싶고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물어봐 줬고 나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줬다”고 회상했다.
계속해서 그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음악이 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데이빗 포스터를 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류이치 사카모토의 앨범을 들었다. 그렇지만 누구나 토이의 음악을 만들 순 없다. 누군가는 어떤 사람의 눈만 보여주고 ‘이 사람의 눈과 저 사람의 눈은 같아. 그럼 이 두 사람은 같네. 그러니 저 사람은 저 사람의 복제인간이야’라고 말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의 웃는 모습, 우는 모습, 모두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리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새별은 “나는 절대 그의 사적인 밤을 무마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작권 침해라는 개념은 왜 생겼을까. 그것은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고 부당하게 빼앗아 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침해당한 누군가가 보호받기 위해 내딛는 어떤 순간에는 턱없이 무력한 이 법적 개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여러 담론들로 한 뮤지션을, 인간을, 아티스트를 평가하고, 혹은 매도하기 위해서, 마구 사용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다. 또 나를 비롯해 음악을 하는 모든 사람들, 토이의 음악을 듣고, 또 그를 비롯한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들을 듣고, 위로받고, 나아가고 있는 모두가 그들의 추억을, 꿈을 버리지 않길 바란다. 나의 20대를 지켜준 토이 음악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유희열은 지난 달 14일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사카모토 측과의 연락을 통해 크레디트 및 저작권 관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이후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 성시경의 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등 추가 표절 의혹이 제기됐고, 안테나 측은 “영향과 표절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동의가 어렵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유희열은 지난 18일 13년간 진행을 맡아온 KBS2 음악 예능 ‘유희열의 스케치북’ 600회를 끝으로 하차를 결정했다.
유희열은 직접 하차를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