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공무원` 박해수가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공| 넷플릭스 |
그러면서 "OTT 작품인 만큼 전세계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 강점이자 단점은 스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영화나 연극은 관객이 건너뛸 수 없지 않나. 내 발로 영화관, 공연장을 찾아가는 행위 부터 작품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또 작가들이 말하는 것을 관객이 받아들이도록 강제하는 작가주의적인 면이 있다. OTT 작품들은 관객에 자유가 주어진다. 저희에게 숙제가 많다"고 플랫폼 별 차이를 들려줬다.
박해수는 '오징어 게임'의 흥행 성공이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 콘텐츠가 작은 것이 아니고 어마어마하게 좋은 우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극대치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오징어 게임'이 퍼지면서 좋은 작가, 감독들이 전세계에서 영향력을 크게 펼치는 것 같아 자부심이 생기더라"고 뿌듯해하기도 했다. 이어 "좋은 배우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봐주는 것 같다. 한국 작품에 자부심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 한국 작품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 같다. 이 연결 다리가 끊이지 않고 세계 시장에 잘 나갈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제 작품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많이 선보이게 됐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나 '사냥의 시간' 등 제가 나오는 작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며 넷플릭스 공무원 다운 홍보를 잊지 않았다.
↑ 박해수가 원작과 다른 한국판 `종이의 집` 만의 결말을 예고하며 파트2 시청을 당부했다. 제공| 넷플릭스 |
'종이의 집'에서 그가 맡은 베를린은 전작 '오징어 게임' 속 조상우와 다른 의미로 카리스마가 넘친다. 두 인물의 닮은 점과 차이점은 뭘까.
박해수는 "지금 생각해보면 조상우는 친절이라는 가면을 쓰고, 선민사상의 가면을 쓴다. 속마음을 보이지 않는다. 인물 자체가 가지는 본질이 다르다"면서 "조상우는 결국 인간적인 면, 양심이 있어서 죽음을 맞을 수 있었다. 그런데 파트1에서 베를린은 스스로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해수의 말처럼 베를린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인물이다. 더 나아가 힘과 공포로 모두를 지배하려 하며 그 정점에 서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이런 베를린이 잠입한 형사를 죽이지 않은 이유는 공포만이 인간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일까. 박해수는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목적을 위해 물러난 것"이라고 봤다.
이어 "첫 발은 진짜 죽이려고 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쉽게 변하진 않을 것이다. 공포로 인간을 통제하고 분열로 서로를 감시하게 만드는 것이 최고로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신념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교수의 의견에 한 발 물러섰다는 것 정도로 해석해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베를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김홍선 감독이 많은 도움을 줬단다. 박해수는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기대서 갈 수 있는 감독"이라며 "어렵지 않은 디렉팅을 줘서 캐릭터를 표현하기 어렵지 않더라. 상황을 인지한 상태로 연기할 수 있어서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초적이고 거칠지만 섬세하고 또 감각적인 부분이 있다. 강인한 리더 스타일이라 멋지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박해수는 "유지태 선배가 출연한 영화를 많이 봤다. 같이 연기를 해볼 수 있을까 싶었던 선배다. 제가 연극 할 때 찾아와 주시기도 했다. 대면하면서 연기하지 못해 아쉽지만, 이번 작품으로 더 친해졌다. 남자로서, 배우로서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진 선배는 한국 배우 중 거의 처음으로 할리우드에서 고생을 했다. 같은 시기에 배우 활동을 하는 게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추켜세웠다.
또 강도단 배우들에 대해서는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다. 서로에게 힘이 됐다. 김지훈과 연락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장윤주 누나도 특유의 긍정적인 매력 덕에 밝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전종서의 독보적인 아우라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질 역을 맡았던 배우들도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었다. 주조연 할 것 없이 같은 옷을 입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촬영했다"며 당시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 속 배경은 남북 통일을 앞둔 한반도다. 격변하면서 불안해진 사회 속에서 돈을 노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보니 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박해수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박해수는 "돈은 누구의 것인지 생각한 적 있다. 지폐는 종이인데 그게 사람의 격을 만들고 계급을 만든다. 이것에 대해 베를린과 강도단이 파트2에서 이야기할 부분이 있다. 베를린 입장에서 '대체 돈이 누구의 것인가?'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국판 '종이의 집'에는 호평과 혹평이 동시에 쏟아졌다. 누리꾼들의 반응을 혹시 봤을까. 박해수는 "엄청 찾아본다"고 솔직히 말했다. 박해수는 "잠이 안 오고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서 찾아본다. 혹평도 호평도 많더라. 호불호가 없을 수 없는 작품이고 반응을 보면서 작품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적어도 작품을 봤다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긍정적으로 말
마지막으로 박해수는 "파트2에서는 갈등 요소가 증폭된다. 원작과는 다른 해석을 보여줄 것"이라며 "모든 캐릭터들이 가지는 돈에 대한 목적성과 가지려고 하는 이유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베를린으로서는 조금 더 폭주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