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수가 `종이의 집`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공| 넷플릭스 |
지난달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극본 류용재, 연출 김홍선, 이하 '종이의 집')은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이다. 2017년 첫 공개 이후 5시즌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스페인 드라마 원작을 한국식으로 해석,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풀어냈다.
박해수는 극 중 북한 출신 베를린 역을 맡았다. 박해수는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파트1을 긴장하면서 봤다. 객관적으로 보진 못했을테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파트2가 빨리 보고싶다"고 말했다.
박해수가 맡은 베를린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탈북을 하려다가 잡혀 북한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다.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나름의 생존법을 익힌 뒤 수용소를 장악, 반란을 일으킨 뒤 탈주한 수배범이다. 진짜 북한 주민이 쓰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평양 사투리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박해수는 "북한 사투리 선생님과 함께 대본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억양을 따라가기 보다는 선생님 과거사를 듣는 게 더 도움이 됐다"며 "영화같은 일들을 열심히 들었다. 또 선생님에게 검수를 받고 녹음을 해서 들려드리고 했다"고 사투리 연기 비결을 밝혔다.
리메이크작이라 원작 캐릭터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원작의 베를린과 차별점을 둔 포인트가 있을까.
박해수는 "제가 원작을 본 것은 리메이크가 결정되지 않았을 때다. 그분이 가진 매력이 있었다. 한국에서 리메이크작 대본을 받았을 때 부담이 없을 순 없었다. 제가 받은 대본 속 베를린은 분단 국가의 아픔을 가진 캐릭터였다. 원작을 따라할 순 없었다. 원작과 차이점을 둔다기 보다는 베를린이라는 캐릭터가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어려웠던 과제다. 그게 원작과 달랐던 부분"이라며 "극단적인 전사가 있지만 현실에 없는 이야기는 또 아니다. 캐릭터의 아픔을 연구하려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베를린은 극중 "아무도 죽어서는 안된다"는 교수의 신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인물. 베를린은 "인간은 공포로 통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 필요하다면 누구든, 몇명이든 죽일 각오가 된 인물이다. 박해수는 이런 베를린의 가치관에 대해 "정치수용소에서 25년간 감금 당했다"는 전사를 통해 해석했다. 이어 "정치수용소는 잘못해서 들어가는 감옥이 아니다. 억울함이 있었을 거다. 그 안에서 베를린은 '아버지가 날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부터 절망 등 여러가지 감정을 가졌을 것이다. 복합적인 감정들이 벽돌로 변하며 무뎌져갔을 것"이라며 "통제된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으로 우두머리가 되고 리더로 군림하기 위해 공포와 분열을 이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인질들을 통제할 가장 빠르고 강한 힘이 공포와 분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 박해수는 `베를린` 캐릭터에 상당한 연민을 느꼈다고 밝혔다. 제공| 넷플릭스 |
김홍선 감독은 인터뷰에서 "베를린이 인질을 남한 주민과 북한 주민으로 나누는 장면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통일을 앞둔 상황에서 굳이 남과 북으로 또 나누는 장면은 모순 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해수는 "베를린에게는 의미있는 장면이자 슬픈 장면이고 아이러니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을 바로 앞둔 상황에서 또 다시 분열을 시킨다는 건 최악의 선택이고 무서운 이야기다. 그만큼 캐릭터가 가지는 목적성이 강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박해수는 베를린에게 상당한 연민과 아픔을 느꼈다고 했다. 난민 이야기에 감성적으로 변한다고. 박해수는 "제가 눈물이 많지는 않다. 그런데 북한 난민 이야기만 하면 눈물이 나더라. 연민과 아픔이 느껴졌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용소 출신이라는 것 부터 마음가짐을 조심스레 해야겠구나 싶었다. 베를린이 가지는 아픔을 고스란히 표현하긴 택도 없지만 부끄럽지만은 않아야겠다 싶었다. 어려웠고 (제가) 부족했지만 거짓으로 표현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돌아봤다.
어려운 캐릭터,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뭘까. 박해수는 "부담되고 무섭고 무거웠다. 다른 작품을 보던 와중에 이 캐릭터가 들어왔다. 하지만 만나보고 싶었던 좋은 배우들이 출연한다고 해서 했다. 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덴버 역할이 매력적이라 욕심이 나기도 하더라. 결국은 더 훌륭한 배우가 해서 다행이었다. 남자만의 마초적인 부분이 매력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믿고 보는 배우 박해수는 베를린 캐릭터 설정을 어떻게 했을까.
박해수는 "원작과 차별화를 주려고 하진 않았다"면서도 "한국판 속 베를린이 가지는 무게가 너무 무겁더라. 그러다보니 차이가 생겼다. 차이를 만들려고 연구를 하진 않았지만 시나리오 안에서 전사와 어떻게 표현할까, 어떻게 하면 냉철하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는지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다운 모습도 보여진다. 6부에 보면 도쿄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