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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강기영. 사진| ENA |
국내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인 A변호사는 11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대부분 법정 드라마는 판타지 요소가 짙어 평소 거의 보지 않는다. 시청하더라도 기본 용어 사용 등에 있어 틀린 게 보이면 바로 안 보게 된다. 준비와 성의의 문제”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영우’의 경우는 설정 자체가 과장이 있고 역시 판타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져들었다. 용어 사용에 있어 오류가 거의 없고, 굉장히 정교하고 디테일하게 신경을 많이 썼더라. 사건 중간 정명석과 우영우가 나누는 이야기 중 상당 부분에서 리얼한 대사가 많아 깜짝 놀랐다”며 “지켜야 할 건 제대로 지키고, 새롭고 신선한 것들을 따뜻하게 녹여내 변호사인 내가 봐도 뿌듯하고 훈훈한 드라마"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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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우 변호사 역 박은빈. 사진| ENA |
또한 “방 크기는 오히려 파트너 변호사의 것이 너무 크더라”며 “요즘엔 일이 많은 후배들에게 오히려 더 크고 좋은 방을 내주려고 한다. 파트너라고 해서 그렇게 크고 화려한 공간을 쓰지 않는다. 보다 수평적으로 비슷한 크기의 방을 사용하는 게 요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변호사는 “오랜만에 정말 기분 좋게 본방 사수 중인 법정물이다. (제작진을 비롯한 배우들의) 정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찬사를 보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변호사 입장에서 쓰는 드라마(우영우) 감상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변호사 시험 7기(2018년도 시험) 출신 변호사라고 밝힌 글쓴이는 "같이 일하는 변호사가 재미있다고 해서 어제 퇴근하고 하루 한 편씩 보려고 했는데 오늘 1화부터 너무 재미있어서 밤새도록 다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병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에서 민법상 관련 조문이랑 법리를 녹여내는 것 보고 진짜 작가가 전직 가족법 전문 변호사였나 할 정도로 빌드업이 미쳤네 싶더라"면서 "법률용어 제대로 쓰는 것 보고 박수 칠 뻔 했다. 간만에 제대로 된 법정물 나왔다 싶더라"고 감탄했다.
글쓴이는 '감상문 선 세줄 요약' 이라며 "1. 법률용어 제대로 쓰는거 보고 박수 칠 뻔했다. 2. 법정파트(심리)에서 변론 시 허술한 구석이 없다. 즉, 법리가 매우 정교하다. 3. 다만, 법정파트 제외한 나머지는 판타지였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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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우영우 역 박은빈. 사진| ENA |
글쓴이는 "다른 법정 판타지 드라마를 보면 작가가 법알못(법을 알지 못함)이다 싶으면 법률 용어를 이상하게 아무데나 가져다 붙여서 쓴다. 특히 형사 사건이 아닌 민사 사건인데도 주인공들이 '너 고소할거야', '고발할거야' 하는 것 많지 않나. 우영우가 민사 사건은 고소고발이 아닌 소제기라고 해야한다고 정정해주는 것 보고 현실 웃음이 터졌다"며 "법률 용어들 상황에 맞게 정확하게 쓰는 것 보고 대본 제대로다 싶었다"고 디테일을 칭찬했다.
글쓴이는 또 법리 구성도 정교했다면서 "조문의 핵심들만 뽑아 정교하지만 간단하게 법리 구성하는 것 보니 대단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법이 실무상 가장 난해하고 어려운 영역이다. 실제로 별의별 케이스가 있다. 전에는 원고 패소였던 것이 지금은 승소가 될 수도 있다. 국내 내로라하는 가족법 학자들이나 판사들도 같은 사례에서 다르게 판결하거나 다른 결론이 나오는 케이스가 비일비재하다"며 "그런데 '우영우'에 보면 작가가 전직 가족법 전문 변호사가 아니라면 가족법 공부를 열심히 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에피소드들에) 법리적으로 허점이 없다"고 감탄했다.
글쓴이는 "1회차에서 법알못 작가가 쓴 드라마였으면 할머니가 불쌍해, 무죄주장하고 해피엔딩으로 넘어갔을 텐데 민법 제1004조를 끌고와 무죄 주장을 해야만하는 당위성을 부여하더라. 솔직히 나라면 형사사건이기도 하고 검사가 저렇게 불구속 기소로 스탠스 취해주는데 빨리 끝낼 생각만 하지 민법 제1004조 때문이라도 무죄주장할 생각은 1도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또한 "4회차에서 이미 세팅 다 끝난 상속문제를 민법 제110조에 동법 제556조 얹어서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로서 추가하고 심지어 이걸 변론시 법률요건분류설에 따른 입증책임 분배를 이용해 상대방 변호사 (한방) 먹이는 장면에서 솔직히 감탄했다"고도 덧붙였다.
'우영우'는 회차별로 사건을 다루는데, 각 회차마다 법 지식이 풍부하게 담겨 보는 재미를 더한다. 첫회에는 막말하는 남편을 다리미로 내려친 할머니 이야기를 다뤘으며, 4회에서는 형제간 상속과 증여를 둘러싼 소송전을 소재 삼아 실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법 지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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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가 끝내주는 우영우 변호사 사무실. 사진| ENA |
다만 작성자는 스토리를 제외한 로펌의 현실에 대해서는 "현실과 괴리감은 좀 있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로펌엔 잘생기고 예쁜 변호사, 직원들은 거의 없다. 또 시니어나 파트너 변호사가 저렇게까지 어쏘 변호사를 챙기려는 설정이 비현실적이다. 1년도 안된 어쏘 변호사에 저런 넓은 개인 사무실이 지급됐다는 점이 판타지다"라고 비현실적인 부분을 짚었다.
글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일반인이 봐도 대단하다 싶었는데 진짜 잘 구성했나보다", "전문적인데 재미있더라", "작가가 잘 썼더라", "안그래도 증여 내용 재밌더라고요. 변호사도 인정한 노력이 비결이군요", "'우영우' 재밌고 따뜻한데 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서 좋아요" 등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는 첫 방송 시청률0.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하자마자 재밌다는 입소문을 타며 4회 5.2%까지 치솟아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주가를 연일 급등시키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우영우 변호사(박은빈 분)가 법무법인 한바다에서 천재성과 창의력, 집중력으로
[한현정,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