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윤진이 선우진 경감 캐릭터의 매력을 소개했다. 제공|넷플릭스 |
복잡한 상황 속에 놓인 선우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김윤진이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뭘까.
김윤진은 "이런 장르에서 사건을 주도하는 게 아닌 여성 인물을 이렇게 복잡하게 잘 그려낸 작품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런 부분이 반갑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선우진은 싱글맘이자 유력 대선 후보인 전 남편과 치열하게 양육권 다툼을 하는 사람이다. 엄마가 치매로 고생하고 있고, 여러 일상적 생활도 복잡하고 힘든 상황이다. 남북 협상 TF팀에 투입된 후엔 남성 세계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여성의 역할이다. 이런 캐릭터는 강하게 보이고 싶어서 남성적인 부분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그런 뻔한 선택을 하고 싶진 않았다. 여성적이고 침착하면서 섬세한 부분을 살리고 싶었다"고 들려줬다.
김윤진은 "TF팀 내에서는 설명하는 대사가 많았는데 신이 다이내믹하게 보일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시즌1, 2를 압축하다보니 원작의 디테일이 많이 빠지긴 했다. 장점만 뽑고 한국적인 요소를 더했다"고 소개했다.
김윤진은 또 "저는 늘 교수의 손 안에서 놀아나는 역할일 수밖에 없다. 선우진이 6~7부까지 답답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소화가 된다. 그래서 (대본을 받았을 때도) 괜찮겠다 했다. 워낙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열심히 촬영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선우진과 교수의 로맨스는 아이러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토록 찾고 있던 강도단의 두뇌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동네 식당 주인 박선호일 뿐이다. 이런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관계 속에서 어떻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을까.
김윤진은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는 선우진에게 유일하게 압박감과 책임감에서 숨쉴 수 있는 것이 박선호라는 남자다. 2개월 전 만난 사이지만 제가 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유일하면서 사랑스러운 남자"라고 교수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유지태라는 배우는 워낙 좋은 파트너다. 첫 날 만나자마자 '교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몰입하기도 했고, 저를 여자친구 대하듯 많이 챙겨주더라.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압축되어 보여지는 우리의 관계 서사를 어떻게 하면 채울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감정을 차곡차곡 쌓았다"고 덧붙였다.
교수와 함께 있을 때,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선우진이 귀여워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술에 취한 연기가 상당히 사랑스럽다. 강도단과 협상으로 스트레스가 쌓인 선우진이 교수를 불러내 술을 마시면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나 술에 취해 교수에게 안기는 모습이 그렇다. 그런 장면들이 두 사람의 멜로에 개연성과 설득력을 부과했다.
김윤진은 "저는 원래 술을 한 방울도 못 마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자리는 많이 간다. 술 취한 연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못 마셔서 힘든 게 아니라 잘 마시는 분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우진은 유일하게 박선호라는 남자 앞에서만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며 "조폐국에서 베를린(박해수 분)에게 완벽히 당하고 나와서 언론의 비난을 받고, 또 책임자로서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는데다가 차무혁(김성오 분)은 박선호를 의심까지 한다"고 선우진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심정에서 우진이 선호를 만날 땐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소리를 지르는 장면은 현장에서 나온 것"이라며 "우진이가 얼마나 답답하겠나. 말이 안되는 상황에서 어깨에 짊어진 짐을 어떻게 잘 전달할까 했다"고 애드리브로 탄생한 장면이라고 밝혔다.
↑ 김윤진은 후배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공|넷플릭스 |
김윤진은 "제가 어떻게 하든 잘 받아주는 든든한 파트너가 있으니 마음껏 연기를 했다"며 교수 역을 맡은 유지태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유지태는 비슷한 시기에 (배우로) 출발했다. 과거에는 '유지태가 없으면 누가 CF를 찍나' 할 정도로 활동을 많이 하던 사람이었다. 젊고 바른 사나이로 이미지도 좋은 스타였다. 유지태와 배우로 동시대에 같이 성장한 것이 큰 축복이었다"며 "후배지만 많이 의지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종이의 집'에 나오는 후배들은 K콘텐츠를 반짝반짝 빛나게 할 인재들이 많더라. 박해수, 박명훈은 굳이 말을 안해도 우리 작품을 빛나게 해줬고, 전종서, 이주빈, 김지훈, 이현우, 장윤주 등 모든 배우들이 앞으로 각각 다른 작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많이 되더라"고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TF팀에서 함께 연기한 김성오에 대해서는 "워낙 다양한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좋은 후배다. 그래서 촬영할 때 의지를 많이 했다. TF 본부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덧붙였다. 김윤진은 "앞으로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올까? 싶을 정도로 이 배우들 사이에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고 겸손하게 공을 돌렸다.
김윤진은 김홍선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김윤진은 "막힘없이 연출을 하더라. 그런 부분이 대단했다. 컷 바이 컷 빠르게 찍는다. 길고 설명하는 대사가 많은데 한번에 OK를 할 때도 있고, 초반엔 제가 속도를 따라가느라 힘들더라"며 "TF 본부 안에서 (하루에) 17신에서 22신 정도 찍는데 본부 촬영하고 나면 다음 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었다"고 놀라운 속도에 놀라워했다. 이어 "많은 사람을 지휘해야 한다. 영화는 콘티가 있지만 드라마는 없지 않나. 그런데도 머릿 속에 다 정리가 되어 있더라. 빠르게 그림을 뽑아낸다"고 추켜세웠다.
김윤진은 마지막으로 "저희 배우들과 작가님, 감독님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를 위해 일해온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한국 작품이 전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열심히 끈기있게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