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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선 감독은 `종이의 집` 원작을 본 뒤 판권 구입을 결심했을 정도로 인상깊게 봤다고 설명했다. 제공| 넷플릭스 |
"2018년에 원작을 처음 봤습니다. 리메이크 하고 싶어서 판권을 구매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판권 구매가 안되는 작품이더라고요. 그후 1년 여 뒤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로 리메이크 작품 제작을 시작한다며 연출 제안이 왔습니다.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 즈음 연출을 하기로 결정했던 것 같아요."
리메이크 작품이지만 원작을 그대로 가지고 올 수는 없었다. 배경부터 문화적 차이까지 여러 방면에서 스페인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합리적으로, '있을 법한' 가능한 이야기로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제일 힘들더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작품에 개연성을 불어넣기 위한 장치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라는 지리적 특성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통일 직전으로 작품의 배경을 설정하고 남북한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을 가정하며 자연스레 작품의 저변에 긴장감이 감돌도록 했다.
김 감독은 "통일을 해야하느냐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대한미국에서 총기를 들고 은행이든 조폐국이든 털러 들어가는 그림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틀에서 구현 가능한 부분이 있을지 고민하다가 나온 설정이다. 통일 직전에 밀폐된 구역이 있다면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했다"면서 "작가분들이 자료 조사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현실적이기 보단 희망적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설정이 주어지면 어떻게 보일까에 포인트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극 중 인질을 남, 북한 주민으로 나눠 서로를 감시하도록 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 그러나 이런 남북 대치를 외국인들이 이해하도록 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남, 북한의 대립을 작품에 끌어들인 이유가 따로 있을까.
김 감독은 "제작진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면서 "외국 분들도 남북 대치상태를 알고 있다. 우리가 아는 만큼 디테일하겐 모르겠지만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루트를 통해 확인했다. 또 궁금해지면 그분들이 남북 상황 등에 관련해 찾아볼 것 아닌가. 그런 것도 의도를 하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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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선 감독은 `종이의 집` 파트1 속 베드신을 언급하며 "원작에 비해 덜어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공| 넷플릭스 |
'종이의 집'의 내레이션은 도쿄(전종서 분)가 맡았다. 도쿄는 평생을 북한에서 보낸 사람치고는 서울말을 잘 구사한다. 내레이션 또한 표준어로 진행되는데 이 역시도 의도된 연출일까.
김 감독은 "도쿄는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MZ세대라고 생각했다. 전사가 축약되어 있어서 그렇지 굉장히 오래 남한에서 생활했고, 북에서 이미 준비가 됐던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북한 출신 분들께 검수도 받고 현장에서 코칭도 받으면서 충실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도쿄가 아미(방탄소년단 팬)라는 설정인데 방탄소년단을 이용하자는 생각이 아니라 북한의 젊은 층이 많이 듣는다길래 그냥 넣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또 "전종서가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이 원작과 다르다. 가장 파격적인 캐스팅이 아닌가 싶다"며 전종서의 열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원작과 다른 점을 하나 더 꼽자면 바로 '가면'이다. 원작에서는 살바도르 달리의 가면을 사용해 '자유'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한국판 '종이의 집'에서는 달리 가면 대신 하회탈로 변주를 줬다. 하회탈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바로 해학과 풍자. 하회탈이 가진 전통적 의미를 차용하고자 한 것일까.
김 감독은 "하회탈이 지닌 해학과 풍자를 가지고 오려 한 것이 맞다"며 "전통적인 하회탈은 목제 조각인데 무겁고 불편하다. 현대적인 해석을 더해보고자 여러 디자인을 해봤고 그 결과 작품 속 하회탈이 탄생하게 됐다"고 했다.
파트1에는 두 가지 베드신이 등장한다. 교수(유지태 분)와 선우진 경감(김윤진 분)의 베드신과 덴버(김지훈 분)과 미선(이주빈 분)의 베드신이다. 이 두 장면이 보여주고자 했던 바는 뭘까. 김 감독은 "교수는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고 감정을 닫으려 하는 장면이고 덴버와 미선은 타오르는 두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부딛히는 장면이다. 그런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두 장면 모두 기존 TV 드라마 속 베드신에 비해서는 수위가 높은 편이지만 원작과 비교하면 다소 덜어낸 부분이 있다. 수위 조절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한국 방송 기준과는 상당히 다르다. 대중적 기준에 맞추려고 했는데 감정이 서로가 마주쳐서 올라가는 기준까지는 가보자는게 기준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파트2는 공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파트1에서 조폐국을 털려는 교수의 목표가 나오지 않았는데 파트1의 대사 중 극을 관통하는 대사가 있을까. 김 감독은 "교수의 이념을 말하는 대사 중에 '아무도 다치지 않고 우린 여기서 나갈거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중요하다"며 "파트2에서는 파트1에서 모인 갈등이 더 심화될 예정이다. 부딪침이 점점 상승해서 긴장감을 배가시킬거다. 그 부분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파트2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시즌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시청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 김 감독은 "시즌이라는 게 원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연말까지 작품의 성적이 시즌 연장 여부를 좌우할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