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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트’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사진=천정환 MK스포츠 기자 |
5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는 영화 ‘헌트’(감독 이정재)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정재 감독,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유쾌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정재 감독은 “계기와 의도는 좀 많이 다르다. 계기는 시나리오를 출연을 제안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인연이 시작됐다. 여러 과정들이 있었다. 그러면서 제작을 맡게 됐다.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있었다. 심지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하게 되는 일이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좀 ‘이런 걸 내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영화 일을 오래했지만 각본과 연출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해서 주저했다. 조금 더 용기를 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어지면서 조금씩 더 ‘헌트’에 몰입했다”라고 밝혔다.
개봉 전 제75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상영이 된 것에 대해서는 “영화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꼭 가봤으면 하는 영화제이다. 많은 영화제가 있지만 칸 영화제는 어떻게 보면 영화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제일 화려하고 의미가 있다. 한국 영화를 칸에서 많이 사랑해주는 영화제이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친숙한 영화제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국제영화제에서 관객분들이 재밌게 보시려면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를 시켜야 할지, 어떤 영화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했다. 다행히 초대를 해주셔서 잘 다녀와서 거기에서도 한국영화도 이야기 많이 하고 ‘헌트’도 많이 홍보하고 왔다”라고 답했다.
정우성은 이정재와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의 조우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언급했다. ‘헌트’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옆에서 오랫동안 작업 진행한 걸 지켜봤다. 사실은 홍보 과정에서 23년 만에 ‘태양은 없다’ 이후 첫 조우라고 홍보가 됐는데, 그 과정 속에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두려움과 조심스러움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헌트’ 작업을 할 때도 우리가 같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보지 않고 거리감을 두고 했다. 내가 참여 안해도 이정재라는 배우가 감독, 제작사로서 준비되어 있을지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네 번 거절했다고 했는데, 그 과정 속에서 마음의 표현이 그렇게 된 것”이라며 “그러면서 어느 시점에서는 이 양반의 부단한 노력이 준비되고 시나리오가 안정화된 것 같아서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같이 의기투합해서 깨지더라도 후회없이 받아들여야겠다 생각해서 함께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박평호 역을 맡은 이정재는 “안기부에서 가장 오래있던 요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노련할 수밖에 없고 조직 내에 돌아가는 일을 잘 알면서 그 일들을 자기화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을 알 수 없는, 벌어지고 있는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객분들에게 미스터리를 전해드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다른 첩보물과의 차별점도 짚었다. 이정재는 “다른 첩보물을 남자 연기자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첩보, 스릴러, 액션을 봐 왔다. 사실 ‘헌트’ 만의 새로운 첩보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컸다. 훌륭한 배우분들과 함께 하니까 조직 내 스파이가 전혀 누군지 모르게 하고 싶은 것과 중간에서는 서로를 계속 의심하면서 그런 서스펜스가 커지게 되는, 마지막에는 굉장히 더 큰 사건을 맞게 되는 사건의 구조로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정도 역을 맡은 정우성은 “사실은 카메라 뒷면에서 대화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작품처럼 카메라, 모니터 앞에서 안 한 작품은 없는 것 같다. 어떤 테이크를 가면 서로가 편한 감정의 리액션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함께 하모니를 조율하려고 했는데, 그런 하모니도 있어서는 안되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일부러 조금 날 선 듯한 긴장감이 현장에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정재와 우정이 더욱 깊어졌을 거라는 질문에 “그래서 칸에 신혼여행 다녀왔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전혜진은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다. 그는 방주경 역으로 분한다. 이에 대해서 전혜진은 “늘 하던대로 스마트하고 두뇌 회전이 빠르고. 그러나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몸까지 잘 쓰는 사람이다”라며 “무엇보다도 굉장히 진중하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데도 방주경 만의 이상한 여유가 있는 것 같다. 글 속에서 그런 뉘앙스들이 보였고, 그런 것이 방주경 만의 매력이 아닐까”라고 짚었다.
허성태는 정우성과 함께하며, 안기부 요원 장철성 역을 맡았다. 그는 “‘오징어 게임’ 이후 바로 들어간 거라 17kg 증량한 걸 원복하려고 15kg를 급하게 감량했다. 감독님과 개인적으로 리딩 시간을 많이 가졌다. 개성있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배우고 느꼈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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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트’ 제작발표회 사진=천정환 MK스포츠 기자 |
‘헌트’ 이정재 감독은 액션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이야기했다.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이정재는 “액션이 나오는 영화들을 좀 촬영을 해봤던 기억과 내가 영화에서 봤을 때 ‘저런 장면들은 액션적으로 좋구나’ 하는 걸 잘 기억을 찾아내서 현장에서 충분히 많이 반영시키려고 스태프분들이랑 사전에 회의를 굉장히 많이 했다. 콘티 작업을 하는데도 무술 감독님 오라고 하고, 미술팀도 오라고 하고, 소품팀도 오라고 하고 했다. CG팀도 오라고 해서 액션 장면이 콘티하는데 이렇게 앵글을 잘라서 찍으려고 그리고 있는데 인물 뒤 앵글 뒤에 뭐가 있고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걸 계획을 했다. 요즘에는 관객분들이 눈썰미가 워낙 좋으시니까 스크린 작은 모퉁이에서 무언가가 빛나거나 효과가 있는 것까지 캐치하는 것 같다.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서 효과를 주면 좀 더 생동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했다. 그렇게 팀별로 액션 콘티를 짠 적은 없다고 하시더라. 바쁘신 분들 오라고 해서 수고스럽지는 했지만, 회의 끝나고 이것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작업이라고 해서 나로서는 감사했다”라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정우성은 “‘헌트’ 액션은 피곤하다. 몸도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인데, 이것은 두 인물의 텐션을 이용하는 액션이라 단순하지 않았다. 둘이 어떤 갈등을 빚고 있는지가 앞으로 나와야 했던 액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헌트’는 8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시대상을 완벽히 구현한 미장셴이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예정이다. 이정재 감독은 “일단은 소품이 제일 중요했다. 80년도 배경을 찍겠다고 하면 그만큼 다 낡았다. 그 당시 가장 국가 예산을 많이 쓰는 기관 중에서 저렇게 낡은 장비들을 갖다 놓고서 업무를 볼까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옛날 장비지만 최대한 상태가 좋아야겠다는 생각에 첫 스태프 회의 때 품목을, 이미지를 정리해서 해외에서 수급을 할 수 있는 걸 먼저 수급을 하고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급이 가능하지 않은 것은 제작을 했다. 감청기들은 다 제작을 한 거다. 이런 것부터 전체적인 색감 등이 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다”라고 설명해 기대를 높였다.
극명한 다른 ‘팀’이 주목할 점이다. 해외팀 이정재, 전혜진과 국내팀 정우성, 허성태로 나뉜다. 전혜진은 “감독님이 내가 뭘하든지 간에 취합해주시고 좋다고 해주고 그러다가 가끔 오바를 하면 감독님이 ‘그거는 좀’ 하더라. 그래서 좋았다. 그런 부분들을 자칫 잘못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들을 잘 잡아주셔서. 평호를 보면 되게 안쓰러운 부분도 내가 어쩔 수 없이 다른 이성이다 보니까 저렇게 우수에 찬 사람이 혼자 사는 것 같고, 아무리 그래도 부하직원이지만 챙겨주고 싶고 그랬다. 눈빛이 너무 매서워서 가까이 쉽게 다가가지는 못했다. 감독님 대 배우로 봤을 때는 너무 동네 오빠 같았다. 세심하게 배려해주고”라고 언급했다.
허성태는 “정우성 선배의 전매특허인 따뜻하게 웃으며 ‘밥 먹었어?’라고 하는. 실제로 직관을 매일 한다고 생각해봐라. 가슴이 떨린다. 남자지만 가슴이 떨려서 하루를 스윗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주위에 모기도 잡아주고 스윗하면서도 (좋았다)”라고 공개했다. 정우성은 “허성태는 강인하고 무서운 막내였다. 내가 빈 틈을 보이면 나를 넘을 수 있는”이라고 이야기했다.
전혜진은 이정재 감독으로서와 박평호 캐릭터로서의 차이점을 ‘복장’으로 표현했다. 그는 “트레이닝과 운동화가 끝날 때까지 안갈아 입은. 초록색 트레이닝복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편하게 보셔야 하니까. 평호일 때는 태도 자체가 달라져서 감독님일 때는 막 이야기를 하는데 평호를 바뀌었을 때는 사실 근접하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정재는 가장 어려웠던 캐스팅으로 정우성을 꼽았다. 그는 “네 번 정도 거절을 했다. 항상 ‘태양은 없다’ 이후로 사적인 자리에서 빨리 다른 것도 하자고 한 게 너무 시간이 오래 갔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도 없고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고.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찾았다. 투톱 구조의 시나리오나 프로젝트가 많지 않다. 우리와 맞는 프로젝트를 찾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 초고의 원안을 만나게 됐다. 그러고 나서 초고 때부터 보여줬다. 분위기가 좋은데 상당히 많이 바꿔야 될 것 같고 해봐야 알 것 같았다. 그때부터 상의를 했고 바뀔 때마다 큰 틀에서 보여줬다. 그때마다 당연히 미흡했다. 그 미흡한 단계에서 둘이 함께 작업을 했다가 너무 오랜만에 우리 둘의 영화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 오히려 그런 실망감을 주는 것보다 제작을 안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을 것. 오래 시간이 걸렸고 계속 보여줬다. 그런 과정이 길었다”라고 비하인드를 오픈했다.
정우성은 “이정재 감독은 비타민은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먹는다”라고, 이정재는 “‘보호자’를 나보다 먼저했는데 힘들어 하더라. 인삼 액기스를 챙겨 먹으라고 했는데 ‘헌트’ 현장에서 산삼 액기스를 주더라”고 훈훈함을 더했다.
전혜진은 “오늘 또 뛰세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개런티도 다시 협상해보셔야 할 정도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데 계속 뛰었다. 감독님한테 오늘은 어디 가냐고 하며 진짜 너무하시네 했다”라고 말했다. “성태, 탄피 아프더라”라는 말과 관련해 허성태는 “연발로 총을 쏴본 게 처음이다. 탄피가 날라가는 방향에 정우성 선배가 계셨다. 탄피가 연발이니까 계속 나가는데 정우성 선배가 계속 맞은 건데 그걸 오케이를 받은 거다.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끝나고 웃으시면서 정우선 선배가 저렇게 말한 거다”라고 증언했다.
정우성은 이정재와 23년 만의 호흡에 대해 “나름 부끄럽지 않게 화면에 담기지 않았나 싶다. 호흡이 좋았다, 안 좋았다는 게 현장에서 분위기가 좋았냐 나쁘냐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얼마만큼 우리가 함께하는 이 시간에 있어서 진지하게 임하고 있나도 좋나 안좋았나에 들어갈 것 같다. 우리끼리 즐기는 현장, 영화로 끝내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모습들이 화면에 담기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성태와 전혜진은 정우성, 이정재와 함께한 것에 대한 소감과 칭찬을 이야기했다. 허성태는 “좌정재, 우우성 사이에 앉은 적이 있다. 그때 정우성이 ‘봄비’를 듣고 있었다. 나는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두분 중간에 있었는데, 기분이 짜릿하다. 이 자리에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 노래를 한 달 동안 계속 들었다. INFJ라서 하나에 꽂히면 계속 들어서. 영화랑도 어울렸다”라고, 전혜진은 “이 두 분을 보면서 대한민국 영화에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라는 걸 느꼈다. 나도 선입견이라는 게 있다. 그냥 작업을 안 해봤었으니까 워낙에 비주얼도 훌륭하고 그러신데 사실 연출을 하신다고 했을 때 호기심 반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디테일
[성수(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