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홍은 유재석의 응원 영상에 눈물을 쏟았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
박수홍은 지난 30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 직접 출연해 친형과의 갈등, 루머를 퍼트린 유튜버 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핼쑥한 얼굴이 그간의 마음고생을 짐작하게 했다.
박수홍 편을 연출한 임다솔 PD는 1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알려진 사실들이지만 본인의 입으로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임 PD는 "처음엔 '사이버 렉카' 유튜버(이슈 선점을 위해 짜깁기, 자극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 관련 아이템에서 시작했다. 박수홍 사건이 엄청나게 이슈가 되지 않았나.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트리는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을 지적할 수 있을까 싶어서 시작한 것인데 이 외에도 본인의 보험을 본인이 해지할 수 없는 법이 있다는 점 등 공익적으로 알릴 내용이 많더라"고 말했다.
박수홍은 형과 갈등이 드러난 뒤 직접 나선 적이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겠지만 참았던 만큼 섭외가 쉽지 않았을 터다.
임 PD는 섭외 과정에 대해 "박수홍 씨가 가족 문제인데다가 연예인으로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지만 사이버 렉카와 보험 문제 등 자신 뿐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있겠다는 생각에 공익적으로 알릴 목적으로 출연을 결심해줬다"고 전하며 "길에서 구조해 반려묘가 된 다홍이를 정말 자식처럼 생각하더라. 다홍이 뿐 아니라 아내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까지도 힘들어 하니 밝히고자 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수홍은 무엇보다 아내를 둘러싼 루머를 밝히기 위해 나섰다고 했다. 임 PD는 "박수홍 씨가 루머를 해명하고 끝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고소해서 법적으로 시비를 밝히길 원하더라. 일반인인 아내가 얼굴이 공개되고, 루머가 생긴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더라"며 박수홍의 책임감을 언급했다.
임 PD는 그렇다고 "방송을 통해 박수홍이 동정 받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용기를 내어 나와준 것이고 지금도 방송을 열심히 하고 있지 않나. 동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응원을 받고, 법적 절차에 대한 결과를 담담히 기다리는 것으로 보이길 원했다"고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동안 알려진 박수홍 친형 부부의 116억원 횡령 건과 사망시 9억 7000만원, 사고 사망시 10억70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사망 보험금 문제, 악플러가 형수의 절친이었다는 사실 등, 친형이 사주를 이유로 박수홍의 결혼을 반대하며 흉기를 들이대고 위협하며 결별을 종용한 것 등 믿기 어려운 얘기들이 나왔다.
임 PD는 "반박을 하나하나 할 수도 있었지만 박수홍 가족의 이야기고, 박수홍이 그동안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너무 자극적으로 다뤄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연출에 신중을 기했다"며 "방송에 공개된 내용 이외에도 녹취록 등 증거가 더 있었지만, 수위 조절을 위해 덜어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중 친형의 '사주' 맹신에 누리꾼들은 기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 PD는 "1대 1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이야기들이었지만, (사주 내용을 제외하고) 이 내용을 방송에 공개하면 시청자들이 '박수홍 나이가 몇 살인데 바보같지 않나', '형이 아무리 강압적이었다고 해도 왜 형을 의심하지 못했나'하는 의구심이 들 것 같더라"며 관련 내용을 방송에 넣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박수홍이) 아내와 지인으로 지낼 때는 (아내에 대해) 형이 '너무 좋다'고 했는데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아내)사주가 바뀌었다'면서 강압적으로 반대했다고 한다. 수십년 믿음이 깨진 계기 중 하나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방송인 박수홍.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
임 PD는 "박수홍이 결혼할 때 결혼식도 제대로 못해서 유재석이 마음 아파했다더라. 힘든 시간 동안 유재석이 박수홍에 연락도 하고 도움도 많이 줬다고 한다. 저 역시도 응원 영상은 부담스러워 거절할 줄 알았는데 흔쾌히 해준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박수홍이 오랫동안 후원한 보육원 퇴소자들의 응원 영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 PD는 "보육원 퇴소자들도 '보육원에서 자라면 눈치가 많이 느는데 박수홍 아저씨는 아이들을 진짜 좋아했고, 좋은 기억들이 많다'고 하면서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줬다"며 "유튜버가 박수홍 비방을 이어갈 때 많은 사람들은 '뭐라도 있으니 저러겠지' 하지 않나. 그런데 근거라고 할 게 아예 없더라. 아내의 미국 도박, 마약설 역시 미국에 간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임 PD는 또 박수홍의 데이트 폭행 등 사생활 의혹을 방송한 유튜버 김용호에 대해서도 취재를 진행했으나 입장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 김용호는 허위사실 명예훼손, 강요미수, 업무방해, 모욕 등의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꾹꾹 눌러왔던 속내를 고백한 박수홍의 소감은 어땠을까. 임 PD는 "박수홍은 자신이 몰랐던 점에 대해 인정하고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 자책하면서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죽고 싶었던 적도 있다고 하더라. 다홍이 유튜브에 달린 응원 댓글과 지인들의 응원, 위로에 힘과 희망을 얻었다고 한다"며 응원해준 시청자들과 누리
박수홍 인터뷰가 담긴 이날 '실화탐사대'는 시청률을 5.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평균 시청률 3% 때에 비해 높은 수치로 대중의 관심을 입증했다. 박수홍은 현재 친형 부부를 상대로 민, 형사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