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될 SBS 축구 예능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FC구척장신'과 'FC월드클라쓰'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 슈퍼리그 3,4위 결정전이 펼쳐졌다. 두 팀은 시즌1 3,4위전에서도 만났던 팀. 당시엔 월드클라쓰가 이기며 구척장신이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구척장신은 지난 준결승 경기에서 FC국대패밀리를 상대로 6:0으로 참패했었다. 준결승전이 있은 지 2주 후, 구척장신 김진경은 그간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그냥 똑같이 지내려고 노력했는데, 웃지 못하는 병에 걸린 느낌이었다"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 경기가 끝나고 이 경기장에 다시 들어오기가 겁났다. 이것도 저희가 겪는 성장통의 하나인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백지훈 감독은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더 힘들더라. 저도 거의 며칠 간은 집에만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현이는 "되게 오랜만에 그런 감정을 느껴봤다. 실연 당한 거랑 똑같은 감정"이라며, "난 작년 1월부터 축구를 너무 사랑한 거다. 너무 사랑하고 쌍방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날 배신당한 느낌"이라 말했다.
이현이는 "너무 좋아하고, 1년 반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그걸로 되겠어? 이런 느낌이었다. 지금 축구랑 화해하는 중"이라며 웃어보였다.
김진경은 "골때녀는 제게 정말 많은 변화를 준 프로였다. 제가 모델 일을 하게 된 도수코 프로그램 이후로 그만큼의 큰 변화를 준 거였다. 매일 축구를 하고, 안 보던 축구도 보고, 축구 얘기만 한다. 제가 이걸 이렇게 좋아하고 미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월드클라쓰는 에바네 집에 모여 한국 보양식으로 기운을 차렸다.
이날 경기 전 백지훈 구척장신 감독과 최진철 월드클라쓰 감독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부쩍 긴장했다. 백 감독은 "4위는 단상에 못 올라가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최 감독은 "엘로디가 골키퍼를 하고, 케시는 갈비뼈 부상으로 못 뛴다"면서도, "오늘 경기를 위해서 라라를 남겨뒀다. 교체 멤버는 없고 이대로 간다"고 설명했다. 백지훈은 "오늘 구척이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이날 최진철은 옛 제자 이현이에게 "너 멘탈 돌아왔냐"고 물으며 걱정했다. 이현이는 "자그마치 열흘 만에 돌아왔다"고 경쾌하게 답했다. 최 감독이 "어떻게 6골을 먹냐"고 웃자, 이현이는 "쇼를 보여드린 거다. 이런 일도 있어야지"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후 에바의 패스를 이현이가 폭주로 ?壺耭틂째�, 그대로 시원하게 강슛을 날렸다. 결국 전반 1분, 구척장신의 벼락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수근도 "이게 구척장신"이라며 환호했다. 군더더기 없는 한 방 마무리에 관중석에서도 박수가 터졌다.
하지만 월드클라쓰 선수들은 웃는 표정을 유지했다. 사오리는 "구척은 지난번에 여섯 골 먹고 강하게 올 거지만, 우리도 멘탈이 강해야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수근은 "이제 구척장신은 골 세리머니도 길게 안 한다"고 의아해 했고, 이혜정은 "첫번째 골은 이제 세리머니 안 하는 거냐. 대체 몇 골을 넣으려고"라며 웃었다.
공격권은 월클에서 구척으로 다시 넘어왔다. 구척장신은 순식간에 월클의 크로스바를 두 번이나 강타했다. 배성재는 "이현이가 전방에서 존재감이 있다. 수비수 두 명을 등지고도 바로 돌아설 수 있다"며 감탄했다.
한창 기세를 올리던 구척은 예기치 못한 한 방을 먹었다. 특히 이현이는 동점골을 먹고선 어느 때보다 거센 독기를 품었지만, 구척장신은 골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엘로디는 이현이의 강슛을 2차에 걸쳐 철벽 방어했다. 전반이 종료됐다.
하프타임, 구척장신 선수들은 "오늘 진경이 마지막 경기"라며 "한 골 더 넣고 가라"고 응원했다. 김진경은 "안 들어간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김진경은 이후 "축구가 내 인생에서 갑자기 끝나버리면 너무 슬플 것 같더라. 왜냐면 매일 밥 먹고 축구만 했으니까. 모델 일보다 더"라며 "어떻게 잘 이별할까 고민했는데, 맘 편히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후반전, 두 팀은 피 튀기는 육탄전을 이어갔다. 배성재는 "이거 전쟁이다 전쟁"이라며 웃었다. 그라운드 밖 사람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는 심판도 빵 터졌다.
후반 1분, 아이린의 장갑에 살짝 스쳐 VAR 판정이 이어졌고, 골로 판정났다. 월클이 2대1로 앞서갔다. 월드클라쓰는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슈퍼리그 3위에 올랐다.
한편 이영표 액셔니스타 감독은 결승전을 앞두고 비책 회의를 열었다. 그는 "원래 모든 경기에서 결승을 앞두고 가장 생각이 많아진다. 결승에서 승자와 패자는 하늘과 땅 차이"라며 "우리가 유일하게 7연승을 한 팀인데 도전자에게,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표는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국대팸이 강하다. 이건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축구 매력 중 하나가 뭐냐면, 상대적으로 ?曹� 팀이 강한 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진 없이 다 시 구척이랑 하는 거랑, 여진과 함께 국대패밀리랑 하는 걸 생각해봐라. 후자가 낫지 않냐. 우린 이미 여진 없이 구척도 이겼다. 그러니 국대 이기는 거 충분히 가능하다"며 전 농구선수 이혜정에 "축구 수비가 아니라 이젠 농구 수비가 어떤 건지 보여줄 때 됐다"고 지시했다.
이영표는 이정은
이번 전술은 몸빵 수비로, 이영표는 "이번 경기는 계속 0대0으로 진행시키는 거다. 상대히 서서히 짜증이 나게 만들어놓으면 아무리 밀려도 완벽한 찬스가 3번은 온다"고 설명했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