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비스’(감독 바즈 루어만)는 20세기 가장 화려하고도 중요한 ‘문화적 아이콘’ 중 하나로 평가되는, '로큰롤의 제왕' 앨비스 프레슬리의 삶을 그린다. ‘물랑루즈’ ‘위대한 개츠비’ 등을 연출한 배즈 루어먼 감독의 신작이다.
쌍둥이로 태어난 엘비스는 (쌍둥이) 형제 제시 가론 프레슬리가 태어난지 35분 만에 사산돼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부모의 깊은 애정 속에서 자란다.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가 끈끈했던 그는 어머니를 따라 하나님의 성회 교회를 다녔으며, 이곳에서 음악적 영향을 받는다.
영화의 화자는 바로 이 ‘톰 파커’ 대령. 실제로 20년 넘게 엘비스의 매니저를 맡아 본 그는 프레슬리와 당대 대형 레코드사 RCA와 다리를 놓고, 그를 신흥대중음악 로큰롤의 주도적 인물로 부상하게 만든 인물이지만, 지독하게 돈을 쫓는, 뼛속까지 철저히 ‘비지니스 파트너‘였다.
물론 앨비스의 최고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늘 함께였던 톰 파커지만, ‘애증의 관계’인듯 ‘빌런’ 같기도, 아닌 듯도 한 애매하게 묘사된 그를 중앙에 배치한 건 영화의 가장 큰 NG다. 연기파 톰 행크스도 좀처럼 잘 빚어내기 어려운 알멩이 빠진 빈약한 캐릭터로 그려져 영화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며 (궁금하지도 않은) 변을 늘어놓는다. 끝없는 설명과 주입식 내레이션으로 앨비스를, 그의 음악을 관객이 그 자체로 느끼고 즐기는 데 장애물이 된다.
‘앨비스’ 역을 맡은 오스틴 버틀러는 앨비스과의 판박이 비주얼, 매혹적인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 잡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연기적) 깊이감은 떨어진다. 자신 만의 ‘앨비스’로 완성시키기 보단 ‘흉내 내기’에 급급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앨비스는 변혁기의 와중에 열정 넘치는 노래 소화 능력과 성적으로 도발적인 공연 스타일, 인종 장벽을 넘나드는 음악으로 성공을 이룬 동시에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을 압박하는 사회의 시선과 가치관의 혼란, 톰 파커의 집착 등에 휩싸여 수없이 고민하며 점점 더 뜨겁게 음악적 자유를 갈망한다. 그러다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속에는 이 같은 앨비스의 굴곡진 일대기를 ‘톰 파커’를 통해 들려준다. 중간 중간 그의 히트곡 무대와 생생한 공연 현장이 담아 볼거리를 채운다. 인권 문제에 상당히 고뇌한듯 미화도 곁들인다.
희한하게도 있을 건 다 있는데 가장 중요한 감동이 없다. 영화가 끝난 뒤 ‘앨비스’ 대한 궁금증이나 그의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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