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규 PD가 '1박2일'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를 밝혔다. 사진|1박2일팀 조덕래 |
(인터뷰②에 이어) 이정규 PD는 ‘1박 2일’ 시즌 1,2의 조연출에서 시즌4 중간에 새로운 수장으로 합류했다. 무려 15년 동안 ‘1박 2일’이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이정규 PD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익숙함도 있다. TV를 틀자마자 복불복 중이구나 레이스하고 있다는 걸 알지 않나. 어느 에피소드를 봐도 어떤 상황인지 시청자들이 저희보다 잘 알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 맡았을 때와 다른 게 어렸을 때부터 했던 예능이라 그런지 시청자들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반응이 많더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국민 예능이라고 하지 않나. 보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고 잘되길 바라는 쇼라는 게 느껴져서 감사하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는 위대하지 않지만, 우여곡절에도 15년을 이어온 이 야외 버라이어티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기도 하고 감사하다.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하고 다음 PD에게 잘 넘겨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또 이정규 PD는 “익숙하고 사랑해주는 포맷 안에서 새로운 것들을 하는 게 중요하다. 맡기 전에도 고민한 게 15년을 했는데 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 고민되더라. 실제로 회의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이야기하면 이전 시즌에 했던 것들이더라. 그럴 때 좌절하기도 하지만, 여러분들이 사랑해주는 익숙한 틀 안에서 조금이라도 새로운, 지루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열정 섞인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1박2일’의 1원칙 ‘여행 예능’의 중요성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그는 “‘1박2일’의 제1원칙은 여행지가 잘 보여야 한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1박 2일’은 여행 예능이다. 장소의 아름다움, 맛난 먹거리, 그것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 1순위다. 예능적 재미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곳에 대해 알게 되고 그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출발점이다. 얼마나 그 지역이 장소가 매력적으로 보여질 지가 1원칙이다. 그 고장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재미있게 게임이나 레이스를 집어넣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주 방송만 해도 제주 가고싶다는 반응이 나올 때 너무 좋더라. 그게 ‘1박 2일’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멤버들은 ‘1박2일’ 들어오고 나서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시청자들과 함께하는, 소위 말하는 대면 트레이닝이 안 되어 있다. 그러다가 휴게소 미션이나 제주에서 등산하다가 시청자들이 ‘1박2일’을 외쳐주거나 인사하는 것 등이 익숙하지 않다. 실제로도 몇 년 동안 못 봤던 그림이라 엄청 재미있지 않아도 소통하는 모습을 담았다. 처음 휴게소 미션을 줬을 때도 멤버들이 쭈뼛쭈뼛 다가가더라. 청주 공항에서 연정훈은 비행기를 타기까지 사진을 찍어줬다.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장면을 넣고 있고, 그런 사람 냄새가 나는 그림들, 옛날 ‘1박 2일’처럼 원래 우리가 소중히 생각한 요소들이 조금 더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물론 ‘1박 2일’의 복불복 미션 등도 계속 이어진다.
그는 “‘1박2일’ 기본적인 키워드는 결핍과 ‘망했어요’가 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게 진짜로 밥 안 주냐고 묻더라. 진짜로 안 준다. 그러니까 멤버들도 눈이 희번덕해서 하고, 어떤 경우엔 토라지기도 한다. 그런 결핍에서 오는 간절함과 1등을 하다가도 순식간에 순위기 뒤바뀌거나 나락으로 가는 게 키워드였다. 그런 것들이 지금의 기조에 맞을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던져보기 전에 고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던져봤더니 지금 멤버들의 결핍을 처리하는 방식이 있더라. 게임을 진짜 열심히 하고 이기고 좋아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도 지금 시즌의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아마 조금 더 결핍과 ‘망했어요’가 들어갈 것 같기는 하다. 돌발상황을 던져서 멤버들이 상상하지 못한 것을 보고 반응하고 어이없어하고 재미있어야 할 게임들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정규 PD는 박찬호 이영표를 게스트로 초대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스타투데이 DB, KBS |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나 기획 중인 특집은 없을까.
그는 “제 전작인 ‘축구 야구 말고’에서 함께한 박찬호 이영표를 초대하고 싶다. 진지한 이영표와 말씀 많은 박찬호 형님을 모셔보고 싶다. 특히 박찬호 형님은 시즌1에 나오기도 해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여러 특집을 생각하고 있다. 올해가 15주년이라 시청자 특집도 해보고 싶었는데, 아직은 코로나가 완전히 풀린 게 아니라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아마 저희끼리 소소하게 의미 있는 걸 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이정규 PD는 “‘1박 2일’의 정체성과 이번 시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녹여내는 게 중요하다. 익숙한 포맷이지만 매회 새로운 레이스나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 숙제하는 기분도 든다. 어떻게 보면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을 줘도 군말 없이 받아들여 주는 멤버들에게 제일 고맙다. 앞으로도 멤버들이 당황할 수 있는 상황을 던지는 게 목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계속해서 합을 맞추는 과정이고, 지금까지는 서로의 성향을 파악했죠. 권투랑 비교하자면 상대를 파악한 거죠. 이제 본격적으로 제작진과 티격태격 케미도 나올 것 같아요. 출연자들도 점점 태클이 많아지더라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