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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성윤이 '사랑의 꽈배기'에서 윤아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강영국 기자 |
2006년 드라마 ‘황진이’로 데뷔해 어느새 17년 차 배우가 된 손성윤(38)은 ‘사랑의 꽈배기’를 통해 다시 한번 연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손성윤은 지난달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사랑의 꽈배기’(극본 이은주, 연출 김원용)에서 강윤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랑의 꽈배기’는 거짓말 때문에 사랑과 인생이 총체적으로 꼬여버린 가족들의 코믹 멜로 휴먼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손성윤은 “오랜만에 이런 긴 작품을 했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캐릭터 연구도 많이 했고, 저와 흡사한 포인트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인생 캐릭터라고 말할 정도로 편하게 다가갔다. 몇 개월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고 모든 걸 불태웠다. 기분 좋게 마무리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손성윤은 첫 주연작 ‘TV조설 삼생이’(2013)에서 만난 김원용 감독, 이은주 작가와 인연으로 ‘사랑의 꽈배기’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김원용 감독님 이은주 작가님이랑 ‘TV소설 삼생이’(2013)를 같이 했다. 이번에 같이 하고 싶어 직접 연락을 드렸다. 처음 시놉시스에는 윤아의 서사가 많지 않고 어떤 행보가 이어질지 길게 나와 있지 않았지만 두 분을 믿었다. 윤아가 시종일관 못된 악녀가 아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못되게 되는데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됐다. 처음엔 이렇게 분량이 크지 않았지만, 작가님과 감독님이 제 연기를 보고 어떻게 윤아를 그려 나갈지 포인트를 찾았다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윤아를 연기하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텍스트를 보고 윤아가 이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지, 대사 한마디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이유를 찾고 타당성을 찾는 게 즐거웠어요. 제가 하는 일에 자존감이 높지 않은 편인데, 연기의 확신을 얻을 수 있었어요. 괴롭고 힘들긴 했지만,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었어요. 윤아를 그려 나가면서 아쉬운 면도 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과 즐거움을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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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성윤이 '사랑의 꽈배기'에서 호흡을 맞춘 함은정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윤아와는 실제 얼마나 닮았을까. 손성윤은 “단순하고 머리 굴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에 직진하는 모습은 70% 정도 닮은 것 같다”며 “그때그때 다르긴 하지만, 상대가 좋으면 솔직하게 다가가는 편이다. 실제라면 하루보다는 나를 사랑해주는 철구(이수용 분) 같은 스타일이 더 좋을 것 같다. 극 중 하루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아서 윤아를 선택하지 않나. 그게 윤아에겐 큰 상처가 된다. 어떻게 보면 윤아에겐 하루가 빌런”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윤아 캐릭터에 대해 “초반엔 오소리(함은정 분)와 우정을 깊게 쌓았다가 박하루(김진엽 분)와 샛별(윤채나 분)이에게로 감정이 넘어간다. 윤아의 감정을 쭉 쌓아 올렸다. 어떻게 보면 사랑했던 무언가에게 스스로 이별을 통보할 때 감정을 깊이 상상하면서 몰입했다. 처음엔 아이가 없어서 엄마의 심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들 덕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가 꺼지면 너무 순수한데 카메라가 켜지면 프로더라. 그래서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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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성윤은 `사랑의 꽈배기`로 대리 효도를 했다며 뿌듯해 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무엇보다 손성윤은 ‘사랑의 꽈배기’에서 함께 호흡한 동료들 덕에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함은정에 대해 “성격 좋은 친구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포용력 있고 리더십 있는지 몰랐다. 작은 아지트를 만들어서 함께 식사하고 대본 보고 연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줬다. 너무 고맙더라. 성격도 너무 좋더라. 언니처럼 동생처럼 친구처럼 많이 챙겨줬고, 덕분에 오소리와 윤아의 관계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명 한명 소중하지 않은 배우가 없다.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다들 성격도 좋고 성실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더 자극받아서 할 수 있었다. 하루 역의 김진엽이 없었다면 저라는 인물도 없었을 거다. 전날 전화해서 대사도 맞춰보고 본인이 생각하는 윤아에 대해 말해줘 함께 신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함은정과 절친 케미는 100점, 김진엽과 부부 케미는 100점을 주고 싶다”며 “장세현이랑은 극 중 깐부였다. 하나의 목적을 갖고 달려갔는데 함께하는 신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 ‘사랑의 꽈배기’ 친구들 모두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도 많아 긴장했는데, 정말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황신혜 선배님은 친구처럼 대해줬고, 윤다훈 선배님도 아낌없이 퍼주고 칭찬과 조언을 해주셨죠. 심혜진 선배님은 어떤 연기를 해도 받아주시고 유태웅 선배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아무래도 일일극이라 대본이 많다 보니 가끔 감정을 앞서가는 경우가 있으면 도움을 주셨죠. 제 점수요? 75점이요. 제 목표는 즐겁게 재미나게 연기하고 싶었고, 윤아가 밉지 않게 조금은 사랑스럽고 편하게 다가간 것 같아서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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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성윤이 '사랑의 꽈배기'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손성윤은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5’ ‘진심이 닿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이번생은 처음이라’, MBC ‘파스타, ‘마이 프린세스’, SBS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여인의 향기’, KBS2 ‘한번 다녀왔습니다’ 등 다양한 작품에 활약했다.
그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긴긴 터널을 잘 버틴 것 같아 스스로가 대견하다. 지금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많이 부족하지만 잘해왔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다른 일을 해 보려고도 했다. 경제적인 것 때문에 알바도 해봤는데, 그건 돈을 위해서 하는 건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즐길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직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의 꽈배기’ 감독님도 그렇고 ‘진심이 닿다’의 박준화 감독님도 지금의 절 있게 해준 분이다. ‘진심이 좋다’에서 함께한 유인나 오정세 등도 지금도 만나는 좋은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손성윤은 “이번에는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했다. 마음을 다잡고 감정을 쌓아가려고 했다. 전 예열이 필요한 사람이라 다른 곳에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쓰고 작품에 몰입하려고 했다. 링거까지 맞아가며 최선을 다했다. 부모님도 ‘사랑의 꽈배기’를 너무 좋아해 주셨다. 대리 효도했다. 마스크를 끼고 있는데도 다들 알아봐주시고 너무 신기했다. 절 보면 칭찬도 해주고 잘 보고 있다고 해주니까 힘이 되더라. 내가 잘 걸어가고 있구나 싶기도 했다”며 미소 지었다.
“연기는 깨어지지는 않는 벽 같아요. 한계점이 없죠. 가끔은 우주를 떠도는 느낌이라 정착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정답이 없어서 좋아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감정을 표현하는 게 괴로울 때도 있고 힘들지만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요. 20대에는 무언가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즐겁게 연기하는 현재가 행복해요. ‘사랑의 꽈배기’는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을 거예요. 신인 때는 연기를 못해 감독님에게 미움을 산 적도 있고, 수십 번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