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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가 '브로커'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CJ ENM |
배우 배두나(43)는 기성세대로서 자신보다 어린, 젊은 세대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 살길 바란다고 했다. 그런 것들이 때로는 작품 선택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배두나는 극 중 브로커의 여정을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수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미국에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레벨 문’을 촬영 중인 배두나는 화상으로나마 ‘브로커’ 홍보 일정에 동참했다. 그는 촬영 일정 탓에 ‘브로커’와 ‘다음 소희’ 두 작품이 지난달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상황에도 함께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배두나는 “너무 아쉽다. 스케줄을 조정해보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안 되더라. 배우에겐 촬영이 최우선이다. 이번에 ‘브로커’도 그렇고 ‘다음 소희’가 같이 가서 특별한 해였다. 많이 기뻤는데, 이틀도 시간이 안 되더라.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이번에 가보려고 노력했던 건 몇 년 전에도 칸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았는데, 미드 ‘센스8’을 찍느라 못 갔다. 이후 부산영화제에서 칸 집행위원장을 만났을 때 왜 우리를 거절했냐고 하길래 다음엔 반드시 가겠다고 했는데 또 못 갔다. 왜 칸에서 초청하면 미국 영화를 찍고 있는지 아쉬운 마음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배두나는 ‘브로커’로 칸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에 대해 언급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촬영 중간중간마다 평을 찾아봤는데, 저에게 가장 큰 기쁨은 송강호 선배가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탄 거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영화에 큰 호평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존경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인데 영화도 좋으니까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이 받는 게 내 일처럼 기뻤다. 평을 많이 찾아보진 못했는데, 배우들 연기 좋다는 글을 보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속보 뜨자마자 선배께 문자를 드렸는데 아직 답장은 없으셨다. 외국이라 전달이 안 된 건지”라며 “정말 대단하고 오빠랑 ‘복수는 나의 것’때부터 시작해서 네 작품을 함께했다. 그 선배가 얼마나 온 영혼을 바쳐서 영화를 한 편을 만들어내는지 봤으니까 정말 기뻤다”고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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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가 '공기인형'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사진|CJ ENM |
배두나는 영화 ‘공기인형’(2009)에 이어 ‘브로커’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재회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고레에다 감독과 작업을 어땠을까.
그는 “‘공기인형’을 찍으면서 정말 좋고 값진 경험을 했다. 감독님께 많은 도움과 애정을 받고 행복하게 촬영했다. 이번엔 감독님이 한국에 와서 내가 감독님이 행복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옆에 있으려고 했다.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공기인형’ 때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감독님은 넘버원, 완성형 감독님이었다. 존경하는 감독님이고, 10여년 만에 촬영하는데도 똑같았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스태프를 존중하는 모습이나 배우를 대하는 태도도 똑같았다. 그래서 놀라웠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자신이 연기한 수진에 대해 “감독님이 처음 제안 줬을 때는 5년 전이었고, 수진 역할을 제안받은 건 촬영 6개월 전이었다. 시나리오가 계속 바뀌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다. 한정된 공간인 차와 그 안에서 스토리가 흘러가는 걸 바라보는 입장인데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되더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감독님에게 일본어 대본을 받아서 봤다. 활자만 보고 어떤 사람의 인생이 실제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 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 연기할 때 말 줄임표도 중요하다. 그렇게 감정이 녹아있는 지점을 찾아서 준비했다. 외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게 이번엔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또 배두나는 “차 안에서도 최대한 자유롭게 놀려고 했다. 한정된 공간이라 더 릴렉스하고 자연스럽게 있으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감독님도 수진과 이 형사에게 많이 먹이셨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감정을 뽑아내고 싶으셨던 거라 생각해 그렇게 연기하려고 했다. 며칠 잠도 못 자고 물티슈로 얼굴을 닦는 형사처럼 꾀죄죄하게, 최대한 리얼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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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가 아이유와 이주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CJ ENM |
배두나는 ‘브로커’에서 함께한 이지은(아이유)과 이주영에게 자꾸 마음이 갔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한국에서 촬영하는데 옆에 있어주고 싶었던 것처럼 이주영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럴 나이가 됐나 보다. 아이유 이주영에게 자꾸 마음이 갔다. 내 코가 석 자인데”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계속해서 “주영이는 되게 순수하고 열의가 넘치고 되게 좋은 배우다. 처음에 이 친구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윷놀이하며 친해졌다. 이주영과는 24시간 붙어 있으면서 케미를 쌓았다. 대기 시간이 길어 주영이와 추억도 많이 쌓았다. 그래서 차 안에서 연기 호흡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지은에 대해서는 “처음에 이 역할이 들어왔다며 연락이 왔다. 그때 무릎을 쳤다. 이 역할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감독님께 믿고 맡기라고 했다. 문자로 감독님을 믿고 가면 이게 맞나 싶어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것 외에 조언해준 건 없다”며 “난 그가 연기를 잘해서 너무 좋다. 엄청난 톱스타고 정말 큰 성공을 거둔 가수고 배우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는 사람이더라. 힘든 게 없을까 보게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바라보고 예뻐하는 것 같다. 이지은도 이주영도 그렇고 진짜 좋은 사람들과 찍어서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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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가 '브로커'의 송강호가 올해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것에 기쁨을 드러냈다. 사진|CJ ENM |
배두나는 ‘브로커’와 ‘다음 소희’에서 기성세대로서 사회적 고민이 엿보이는 형사 역을 연기했다.
그는 “제가 선호해서 했다기보다는 20대 지나고 나서는 내 역할보다 어떤 작품이냐를 더 많이 본다. 내 역할이 어떤 작품에 있고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고 도전한다. 사회문제나 관심 있는 분야,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혹은 이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싶어서 고르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도 기성세대가 되면서 나보다 어린, 젊은 사람들이 내가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