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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는 4강에 진출한 최강 4팀이 모인 가운데, A조 1위인 FC액셔니스타와 B조 2위인 FC월드클라쓰 간의 경기가 펼쳐졌다.
FC월드클라쓰는 지난 시즌1 4강전에서 아쉽게 좌절했던 팀으로, 이번엔 반드시 결승에 진출하겠단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상대는 상승세를 타는 강팀 액셔니스타. 주장인 최여진이 부상으로 경기게 빠진 상태에서도 구척장신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전력이 있다.
이날 방송에선 준결승을 맞아 생긴 몇 가지 변화가 공개됐다. 먼저, 넓어진 그라운드 사이즈에 따라 골대의 폭과 높이가 확장됐다. 킥인 룰에는 10초 제한이 생겼다. 10초 안에 반드시 플레이를 진행해야 한다. 10초 안에 킥인을 해야 하고, 10초를 넘어가면 상대편에 공격권이 넘어가게 된다.
최진철 월드클라쓰 감독은 액셔니스타의 강점으로 정혜인과 최여진 공격 투톱의 놀라운 케미를 짚어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액셔니스타가 최강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저희도 능력이 있다. 멘탈적 부분은 그쪽 팀보다 좋을 것 같다"며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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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진은 "미안하고 고통스런 시간이었는데 이 악물고 참으면서 악착같이 치유했다"며 "체력을 올리고 좀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상태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왜냐하면 저희에겐 경기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언제 이런 화려한 필드에서 좋은 선수와 뛰겠냐"고 덧붙였다.
정혜인은 "아니라곤 해도 주장의 부재가 컸다. 패스할 사람 한 명이 필요하다, 이건 혼자 할 플레이가 아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고초를 털어놨다.
이날 4강 대결을 앞두고 최진철, 이영표 감독이 마주했다. 최진철은 이영표에 "얼굴 좋아 보인다. 준비 많이 했다며"라고 이영표를 떠봤다.
이영표는 "오늘 정혜인을 사오리랑 1대1을 붙일 생각"이라고 선전포고했다. 그는 "오늘 혜인과 사오리 중 승리하는 쪽이 이기는 팀"이라 덧붙였다.
그러자 최진철은 "왜 그러냐. 그나마 쌩쌩한 사오리를 왜 그러냐"고 칭얼댔다. 이영표는 "오늘 경기는 정말 50대 50인 것 같다. 오늘이 우리에게 엄청난 고비가 될 거란 위기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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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오리의 킥인은 엘로디가 잘 포착했고, 아쉽게 골로 이어지진 않았다. 엘로디의 강한 공격력에 지켜보는 팀들과 감독들마저 감탄을 뱉어냈다.
FC월드클라쓰는 FC액셔니스타의 플레이에 계속 끌려다녔다. 정혜인은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골을 넣진 못했고, 이어 또 정혜인이 킥인을 맡게 됐다.
정혜인의 정확한 슈팅이 골대 근처로 갔고, 이혜정이 골문으로 볼을 넣는가 했으나 양 팀의 핸드볼 여부를 가리기 위한 VAR 판독이 시작됐다. 월드클라쓰의 핸드볼이라면 골이 인정되고, 액셔니스타의 핸드볼로 판정되면 노 골인 것.
오랜 VAR 판독 이후 골은 취소되고 액셔니스타에 페널티킥 기회가 부여됐다. 최여진이 페널티킥을 차게 됐고, 완벽한 슈팅으로 전반 3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월드클라쓰는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등 공격력을 높인 모습을 보여줬드나, 만회골 없이 전반전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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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월드클라쓰의 골키퍼 케시는 연신 통증을 호소했다. 이 모습을 보다 못한 최진철 감독이 작전타임을 선언했고 선수 교체를 결정했다. 케시는 "정말 괜찮다. 할 수 있다"고 이 악물고 고집을 부렸지만 최 감독은 단호하게 "나오라"고 소리쳤다.
FC월드클라쓰에서 부상당한 라라와 케시를 제외하면 필드 위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3명인 상황. 안 그래도 한참 뒤지는 중 예상치 못한 위기가 부닥쳐 선수들은 모두 사색이 됐다. 최 감독은 "욕심 같아선 뛰게 하고 싶다. 한 명이 빠지면 다른 선수들이 그만큼 부담이 되고, 그런 상태에 있지만 아무래도 선수 몸 상태를 더 생각해야 한다"고 이후 털어놨다.
케시는 계속해서 "할 수 있다니까요"라며 감독을 졸랐지만, 선수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던 최 감독은 "말 좀 들으라"며 케시를 말렸다.
이 결과를 듣고 이영표 감독은 "그럼 우리 팀 한 명 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진철 감독은 "그냥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막았다. 해설위원들도 "규정이다. 축구에서 부상 때문에 선수 한 명이 못 뛰는 경우는 종종 일어난다. 상대 팀이 그렇다고 한 명 빼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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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리는 종료 30초 전 역습을 시도했고, 사오리가 투지를 발휘하며 치달을 선보였고 상대 팀 골문을 두드리려 했다. 온 몸을 던졌지만 골을 넣을 순 없었다.
배성재는 "축구에서 한 명이 부족한 건 엄청난 차이"라고 했고, 이수근은 "너무 감동적"이라고 감탄했다.
월드클라쓰 선수들은 경기 종료가 몇 초 남지 않은 상황까지 정신력으로 체력의 한계를 이겨냈다. 사오리는 끝까지 "집중"을 외쳤다.
마지막으로 에바의 킥인은 최여진이 끊어냈고, 이를 정혜인이 받으며 쐐기골을 박는가 했으나 엘로디가 투지로 막아냈다. 그렇게 액셔니스타가 1:0으로 월드클라쓰를 꺾으며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최여진은 "결승전은 죽기살기로 해야 한다"며 의지를 보였고, 정혜인은 "골때녀 사상 최초로 8연승을 하게 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