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유 인터뷰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지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가 국내 최초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것은 물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란 점에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새로운 관심과 이목을 받고 있다.
이지은은 극 중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엄마 소영 역을 맡았다. 어려운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리없이 소화해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개봉을 하게 된 소감은?
칸에서 내가 나온 영화를 관람하는데 정말...내 인생의 첫 영화기 때문에 떨리는 기분은 숨기기 어렵다.
칸에 다녀온 이야기를 자세히 해 달라.
모든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다녀온 건지 아닌지...사실 남우주연상을 발표할 때 ‘송강호’라는 이름이 불렸고, 소름이 돋았다. 아마 우리팀 다 소름이 돋았을 것이다. 기분이 좋은 선배의 모습과 이국적인 모습이 나에게 새로운 정보로 다가왔다. 당시에는 몰레카메라 같은 기분도 들었다. 하하.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수상이 불발돼 아쉽지 않았는지.
전혀 아쉬움은 없었다. 처음에 영화가 상영된 후 주변에서 반응과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에 감독님의 힘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캐스팅 제안을 받고 든 생각은?
‘대박이다’라고 생각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신기하고 빨리 일어나다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실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배두나 배우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고, 이 작품에 먼저 캐스팅 돼 연락을 했다. 당시에 배두나가 ‘너무 좋을거 같은데?’라고 이야기 해줘서 출연을 결정하는 데 더 큰 확신이 생겼다. 이후 대본을 보면서 분석하고 노력했다. 사실 소영이라는 캐릭터는 경험해 보지 못한 설정이 어느 때 보다 많아 연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결국에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감정의 영역이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접급했다. 또 아이를 낳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엄마를 비롯해 언니 등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알게 됐다.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엄마 소영 역을 맡았다. 연기하기 어려웠을 탠데,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처음에는 소영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감독님께서 따로 이야기 해줬다. 생각했을 때 스스로 연민하지 않은 것이 안타깝고 그랬다. 외적인 부분은 스타일리스트가 의견을 많이 줬다. ‘라일락’ 활동 끝난 후 촬영을 시작을 했고, 당시 머릿결이 상해 있어서 다 살려서 촬영에 임했다. 운 좋게 머리 기장이 길어서 이것저것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 아이유 인터뷰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
많이 배웠다. 현장을 항상 컨트롤 하면서 힘든 상황이나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 닥쳤을 때도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시더라. 또 영화 현장을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굉장히 차분하구나’라고 느꼈다. 특히 다들 여유롭고 조급하지 않은 것을 느꼈고,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감독님이 대단하게 여겨졌다.
극 중 선보인 욕설이 찰지게 다가 왔는데.
감독님에게 많이 여쭤보고 만들어 나갔다. 또 배두나와 대립하는 대사는 그 인물로 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영이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거리낌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촬영했던 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강동원 배우와 함께 했던 관람차 장면이다. 장소도 작았고, 신 특성상 해가 질 무렵에 끝내야했다. 특히 관람차가 한 번이 돌면 끝난다. 이렇게 한 번 주어진 상황에서 잘하지 못하면 정말...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됐다. 실수하면 안 되고 대사량도 길어서 집중을 했다. 또 울컥했던 장면이 있다. 호텔에서 소영이 각각 인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이다.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단호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송강호, 강동원과의 호흡은 어땠나.
첫 만남은 리딩때다. 내가 가장 긴장했던 것 같다. 하하. 송강호 선배가 가장 먼저 왔고, 강동원 선배가 들어왔을 때 ‘와 너무 신기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후 많은 선배들을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현장에서 연기는 물론 인생에도 배웠다. 배려와 인격적인 부분에 감동을 많이 했기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 아이유 인터뷰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
가수와 배우로서 아주 다른 일로 느껴지면서도, 가끔은 결이 갖다고 생각한다. 녹음실에서의 작업 과정과 현장에서의 작업 과정은 어떤 부분은 굉장히 유사하다. 반면 무대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준다는 점. 녹음실에서는 여러번 테이크를 가고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장르 모두 같이 만들어 가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
연기를 잘하는 비결이 있을까?
절제하는 연기가 조금 더 결이 맞는 거 같다. 그동안 내가 연기를 잘했다기 보다는 감독님들이 나의 좋은 부분을 잘 선택해서 써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열린 결말로 영화가 마무리 됐다. 이지은이 생각하는 소영은 어떤 모습일까?
소영이에게 긍정적인 엔딩이라 생각한다.
이지은에게 ‘브로커’란?
데뷔 영화다. 이것만으로도 뜻 깊게 남을 거 같다. 특히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큰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으로 가슴 속에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하나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