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엘. 사진| 스타투데이 DB |
이선옥 작가는 지난 14일 개인 홈페이지에 '이엘 사태로 보는 PC주의 운동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
이 작가는 "PC주의자들은 우선 개인적 불편함 발산에 공적 의제의 외피를 두른다"면서 "예민하고 불만 많은 민중에서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개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행동에는 선민의식, 엘리트의식, 주목에 대한 욕망, 지적 욕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PC주의자들은 변화를 위한 행동보다 자신의 정의로움을 어필하는데에 관심을 둔다. 배우 이엘이 가뭄이라는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하는 실천은 ‘소셜미디어에 한마디 쓰기’다"라며 "진정 변화와 해결을 바란다면 특정 콘서트를 겨냥한 ‘일침’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실천을 드러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 행동을 만들어내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엘은 지난 12일 SNS에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올해 봄부터 시작된 가뭄이 길어지면서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있는 가운데 다량의 물을 사용하는 콘서트가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작가는 이를 두고 'PC주의자'라고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작가는 또 이엘이 일상 속 물 절약을 할 수 있는 방법이나 피해 농가를 지원할 방법을 찾는 대신 물을 사용하는 콘서트를 저격한 것에 대해 "‘가뭄에 물을 뿌리며 콘서트나 하는 개념없는 타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에 가깝다"고 날카로운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타인의 직업영역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점에서도 문제다. 더운 시기에 관객들과 물을 뿌리며 노는 콘서트는 이제 하나의 시즌상품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이 콘서트를 기다린다"며 "물 300톤이라는 말은 매우 선정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불행을 알기 전 계획된 일에 대한 이런 식의 비난은 타당한 이유 없이 타인을 이웃에 대한 연민이라고는 없는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 스스로 인권감수성이 발달했다고 믿는 PC주의자들의 도덕적 우월감은, 동료 시민을 손쉽게 혐오주의자로 낙인찍는 우를 범한다"고 강조했다.
또 "PC주의자들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없다.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불편함에만 편협한 관심을 갖는다"며 "PC주의 운동의 특징은 변화가 아니라 동요를 일으켜 자신의 정의로움을 과시하고, 동요 자체에서 오는 혼란을 정의라 여기며, 결국 타인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권력을 가지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작가는 또 "가뭄은 가뭄대로 빨리 극복되기를 바라고, 워터밤 콘서트도 계획한 대로 잘 끝나서 코로나로 얼어붙은 공연계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대다수 시민들은 모두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며 "당신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당
한편, 이선옥 작가는 '우먼스플레인', '단단한 개인' 등을 출간한 르포 작가로 지난 2010년 KTX 여승무원 등 ‘장기투쟁 사업장’의 이야기를 엮은 르포 '그대, 혼자가 아니랍니다'로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