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제목은 강하지만 내용은 따뜻하다 [M+Moview]

↑ 브로커 사진=CJ ENM

잔잔하게 여운이 오래 남는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브로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특히 지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가 국내 최초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것은 물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란 점에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새로운 관심과 이목을 받고 있다.

베일을 벗은 ‘브로커’는 소영(이지은 분)이 비가 심하게 내리는 날 한 베이비 박스 앞에 아이를 두고 가고, 이를 씁쓸하게 지켜보던 형사 수진(배두나 분)이 그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넣어주며 시작된다.

하지만 다음날, 소영이 아기 우성을 찾으러 돌아온다. 아기가 사라진 것을 안 소영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상현(송강호 분)과 동수(강동원 분)가 아이의 존재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놀란 상현과 동수는 “아이를 잘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했다”는 말로 소영을 구슬린다. 이 말을 들은 소영이 동화되고, 급기야 상현, 동수, 소영은 우성이의 새 부모를 찾기 위해 나선다.

한편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형사 수진(배두나 분)과 후배 이형사(이주영 분). 이들을 현행범으로 잡고 반 년째 이어온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용히 뒤를 쫓는다.

이들은 아이를 팔기 위해 전국 팔도를 다닌다. 실상은 ‘브로커’라는 이름 아래 아이를 팔려는 흉악한 범죄인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를 보면 피가 나오고 어둠이 깔리는 모습이 아닌 단순히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들이 아이를 향한 생각한 서로를 대하는 모습,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 등도 변하고 이는 결말에 크게 반영된다.

이런한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인신매매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미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를 자극적이지 않게 담담하고 묵직하게 풀어냈다.

↑ 브로커 사진=CJ ENM

영화는 송강호, 배두나, 강동원, 이주영, 이지은까지 어느 누구하나 연기 구멍이 없다.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만큼 세탁소 사장이자 브로커 역할을 동시에 완벽 소화했다. 더불어 강동원과 영화 ‘의형제’ 후 재회한 만큼 티키타카 호흡을 물론, 이지은과도 완벽한 앙상블을 이뤄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를 나무랄 곳이 없지만, 특히 ‘브로커’를 통해 첫 상업 영화에 도전하는 이지은은 파격적인 분장에 욕설까지 감행하며 아이 엄마 우성에 완벽하게 몰입했다. 영화 후반에는 작품의 핵심적인 메시지인 “태어나줘서 고마워”를 담담하게 전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는 왜 감독이 이지은을 캐스팅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감독 역시 한 배우에 편중되기 보다는 각각에 초점을 맞춰 아이를 바라보고 때때로 변하는 시각을 다양하게 담아냈다.

영화의 결말은 열린 결말로 끝난다. 마지막 소영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도 영화의 여운을 마지막까지 즐기는 묘미다. 8일 개봉.

[안하나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