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드라마 ‘미남당’ 제작사가 근로기준법 준수 요구에 스태프들을 집단 해고했다며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 |
KBS 새 드라마 ‘미남당’ 스태프들이 근로기준법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가 해고 당했다며 불법 촬영 중단 및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남당' 측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미남당' 스태프 부당 해고 논란과 관련해,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 지부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송스태프 지부는 “‘미남당’ 드라마 촬영에 참여했던 현장스태프 십여명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계약거부 방식으로 대량해고 당했다. 심지어 KBS의 자회사인 몬스터유니온과 피플스토리컴퍼니 제작사는 스태프들에게 ‘드라마 스태프는 노동자가 아니기에 근로기준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발언까지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스태프지부의 조합원들인 ‘미남당’ 스태프 노동자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식사 시간,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 하루 8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 연장을 1주 12시간 이내로 제한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작사 측은 노사협의를 요구한 지 단 하루 만에 해고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5개월여 동안 ‘미남당’의 스태프들은 이동시간을 포함하여 하루 15~16시간의 노동에 내몰려 왔다. 하루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겨우 3~4시간 수면만 가능한 상태에서 주 4일의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무리한 일정의 연속이었다. 이에 해당 스태프 노동자들은 추가촬영이 확정된 약 한 달 반의 촬영기간 동안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몬스터유니온과 피플스토리컴퍼니가 제작하는 ‘미남당’ 사태처럼, 많은 드라마들은 여전히 법을 위반해가며 제작되고 있다. 심지어 개선을 요구하는 스태프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고하고, 불법을 지속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이 현재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부끄러운 현실”이라며 “피플스토리컴퍼니 제작사는 ‘스태프들은 개별용역계약을 맺었기에 근로자가 아니다. 우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의무가 없다. 불법이라도 어쩔 수 없다. 다들 이렇게 촬영한다’며 뻔뻔하게 법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부 측은 “‘미남당’ 스태프 노동자들과 방송스태프지부의 요구는 단순하다. 근로기준법 제53조를 준수하여 1주간에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근로시간을 연장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KBS는 원청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제작사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하며, 끝까지 ‘미남당’이 불법적으로 촬영된다면 6월 27일 예정된 방영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러한 요구를 KBS 및 제작사인 몬스터유니온과 피플스토리컴퍼니가 수용하지 않는다면 방송스태프지부와 시민사회단체는 그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며, 불법적으로 촬영된 KBS 드라마에 대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남당’ 촬영 현장에서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31일 자로 해고당한 스태프 노동자라고 밝힌 A씨는 “제작사는 휴게시간, 식사시간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근로기준법도 위반하며 촬영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하루에 3시간 4시간 자는 스태프들에게 촬영을 강행하는 열약한 근로 환경에서는, 실수가 나기 마련이고 그만큼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저는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존중받는 촬영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 드라마를 같이 만들어나가는 스태프 노동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 `미남당` 스틸. 사진|피플스토리컴퍼니 |
이어 “계약서 내용에 따른 지금까지 제작 기간 23주 동안의 평균 촬영 시간은 주당 약 39시간이었고, 가장 적게 촬영한 주의 촬영 시간은 약 25시간이었다. 계약 당시에는 5월 말 촬영 종료 예정이라 계약기간을 5월 말로 정했으나, 코로나 이슈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한 달가량 촬영 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제작사는 “이에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 연장에 대한 합의 조항에 따라 스태프들과 협의를 진행했으며, 대부분의 스태프는 기존 계약 내용과 동일 조건으로 계약기간 연장에 합의하였으나, 일부 스태프들이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며 재계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일부의 주장처럼 ‘제작사’에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즉, 해고를 통보한 적은 없으며, 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계약종료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부분의 스태프들은 주 52시간 촬영 시간을 준수하며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지만, 일부의 주장으로 인해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 제작진은 작품에 애정을 갖고 맡은바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하루속히 해당 문제를 마무리 짓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하나가 되어 촬영에 전념해 시청자분들께 좋은
‘미남당’은 전직 프로파일러이자 현직 박수무당의 좌충우돌 미스터리 코믹 수사극으로, 배우 서인국 오연서 곽시양 강미나 등이 출연한다. ‘붉은 단심’ 후속으로 오는 27일 오후 9시 30분 첫방송을 앞둔 가운데 논란이 일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