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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에는 7살 쌍둥이 자녀를 키우는 10년차 부부가 출연했다.
이들은 무려 5년째 문자로만 대화를 하고 하루 5분도 직접 대화를 하지 않는 음소거 부부였다.
두 사람의 불화는 상당히 오래된 일이라고. 남편은 "아내가 임신했을 때, 크리스마스 이브에 싸웠는데 아내가 달리는 차 안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같이 갔어야 했는데 제가 내리라고 해서 아내가 내렸다. 밤 늦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만삭의 아내를 추운 겨울, 늦은 밤 도로에 홀로 버려두고 자신은 차를 타고 갔다는 것. 아내 역시 오랫동안 쌓여온 감정들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부부의 해묵은 감정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식사 자리에서 날 선 대화가 이어지자 아이들은 "싸우지 말라"며 말렸고 부부는 "싸우는 게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를 믿지 않으며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일상을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현재 두 사람의 상태에 대해 "정서적 이혼 상태"라고 봤다. 이어 "법적으로 이혼을 안하고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이혼한 상태다. 가장 기본적인 신체 접촉이 전혀 없다. 눈도 안 맞추고 대화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부부가 문자를 통해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화가 아니라 육아 역할을 나누는 것"이라며 "회사 동료 같다. 업무 처리를 위한 대화라면 문제가 없지만 (부부가) 모든 소통을 문자로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끈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봤다.
오은영 박사는 또 "자녀가 없다면 이혼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신중해 고려해 보라는 말이 나올 뻔 했다"면서도 "자녀가 있기 때문에 다른 각도로 봐야 한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우리 마음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할 거다. 아이들에게 싸우지 않고 대화하는 거라고 했지 않나. 차라리 '우리가 자주 싸운다'고 하는 게 낫다. 그래야 그 상황에 타인의 감정을 배운다. 아이들이 느끼기엔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불안하니까 눈치를 본다. 아이들이 두 분 때문에 불필요한 긴장과 불안을 경험한다는 게 안타깝다. 아이들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은영 박사는 "중재자가 필요하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개입하면 더 낙담할 수 있
한편, '국민 멘토' 오은영 박사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갈등을 분석하는 '오은영 리포트'는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