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 도서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맞아 백악관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와 포용, 최근의 한국 방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악관은 4일 공식 SNS에 방탄소년단과 바이든 대통령과의 환담 장면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을 향해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은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혐오는 근절돼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하다"라며 'AANHPI Heritage Month'의 중요성과 차별에 대해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라며 "여러분의 뛰어난 (예술적) 재능만이 아니라, 여러분이 소통하는 메시지가 중요한 것이다. 여러분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백악관의 초청을 받았다고 했을 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희의 여러 가지 노력을 알아 주신 대통령께 감사하고, 지금 이 시간이 값지고 보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방탄소년단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아티스트로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주신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영상에는 진지한 대화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방탄소년단의 노래 '버터'를 틀며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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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사진|백악관 예방 영상 갈무리 |
이들은 그러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돼 기쁘고,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백악관 예방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만났다. 해리슨 부통령이 "증오와 편견은 사람들을 두렵고 외롭게 만들어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목소리를 내 준다면"이라고 말하자 방탄소년단은 "저희는 받은 사랑만큼 보답하고, 저희의 목소리를 활용하고 싶다. 그게 저희가 원하는 전부다. 그래서 오늘이 저희에게 무척 역사적이고 의미가 큰 날"이라고 답했다.
방탄소년단의 백악관 환담 이후 CNN과 BBC, 타임(TIME), LA 타임스(Los Angeles Times), 워싱턴 포스트,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더 가디언(The Guardian), CNBC, 빌보드, 롤링스톤 등 각국 유력 매체들은 이번 이슈를 주목하며 상세히 소개했다.
BBC는 "전 세계적으로 음반 판매량이 가장 많은 아티스트 중 하나인 방탄소년단이 이번에는 백악관에 '한류(K-Wave)'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들은 퍼포먼스를 펼치기 위해 백악관을 찾은 게 아니라 아시아계 혐오범죄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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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
LA 타임스도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팝 그룹"이라고 소개한 뒤 실시간 스트리밍된 백악관 브리핑룸에서의 방탄소년단의 모습은 최대 약 30만 명이 지켜봤다고 전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혐오범죄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라며 멤버 슈가가 브리핑룸에서 전한 "다른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며,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평등은 시작된다"라는 메시지를 비중 있게 다뤘다. 또 타임은 "방탄소년단이 'AANHPI Heritage Month'의 마지막 날을 장식했다"라고 소개한 뒤 그동안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목소리를 내며 차별 반대 캠페인에 동참해 온 행보에 주목했다.
'빌보드 핫100' 1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등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보여준 방탄소년단의 괄목할 만한 음악적 성과를 넘어, 이들이 존재 그 자체로 전하는 '메시지'는 어쩌면 평범하면서도 묵직하고, 그래서 더 울림이 있다. 이번 환담이 백악관의 초청으로 성사됐다는 점 역시 국제사회에서 방탄소년단이 지닌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글로벌 스타를 넘어,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글로벌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한 이들은 오는 10일 총 3장의 CD로 구성한 ‘프루프’를 발매하고 컴백한다. 기존 발표곡들과 ‘옛 투 컴’, ‘달려라 방탄’, ‘포 유스’(For Youth) 등 신곡 3곡을 엮은 형태의 앨범으로 방탄
흥미로운 것은 방탄소년단에게 특별한 의미가 담긴 이번 컴백에 앞서, 백악관이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며 컴백 전 분위기를 예열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백악관과, 최고의 스피커가 돼 준 방탄소년단의 '윈-윈'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