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가수 조관우와 그의 사촌동생인 대금연주가 오경수가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지난 2일 방송된 SBS '판타스틱 패밀리-DNA 싱어'에는 혈연 관계로 맺어진 다수의 가수 가족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특색을 담은 무대로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그 중에서도 '얼굴 없는 가수'로 청중 앞에 선 조관우와, 그의 사촌동생인 대금 연주가 오경수가 선보인 '님은 먼 곳에'는 남다르고, 특별했다. 국내 최고 드러머(김선중)와 대금 연주가(오경수)의 연주에, 명불허전 최고의 음색장인(조관우)의 가창이 더해진 무대는, 오프닝부터 '전율' 그 자체였다.
어디 그 뿐인가. '님은 먼 곳에' 합주가 공개되기에 앞서 지난달 26일 방송분에서는 오경수가 부른 거미의 '어른아이'도 역대급 반응을 모았다. 원곡 가수의 매력을 씹어먹을 정도의 가창에 여유로운 바이브레이션. 여기에 엄청난 성량은 현장의 청중은 물론, 시청자까지 놀라게 했다.
![]() |
↑ 가수 조관우가 동생 오경수와 함께 '판타스틱 패밀리-DNA 싱어'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는 이 화제의 남매, 조관우와 오경수를 직접 만났다. 젠틀하고 진중한 모습의 조관우와, 시원시원하면서도 올곧은 줏대의 소유자인 오경수와의 인터뷰는 무대에서 보여준 센세이션만큼이나 화끈하고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찐' 현실(사촌)남매의 대화였다.
2002년 조관우 콘서트에서 협연한 이후 무려 20년 만에 다시 한 무대에 선 두 사람.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살아오던 이들은 어떻게 '판타스틱 패밀리-DNA 싱어'에 출연하게 됐을까.
"제작진의 출연제의가 왔을 때, 김선중(조용필 밴드 '위대한탄생' 드러머, 오경수 남편)씨에게 전화를 했다가 (오)경수와 나가게 됐어요. 선중씨가 '우리 와이프 노래 잘해' 하며 추천하더라고요. 사실 경수는 무형문화재 이수자고 해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어떨지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흔쾌히 한다고 해서 놀랐죠."(조관우)
![]() |
↑ 대금연주가 오경수는 사촌오빠 조관우와 함께 출연한 '판타스틱 패밀리-DNA 싱어'에서 현직 가수 못지 않은 가창력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사진|강영국 기자 |
곡 선정 및 녹화 과정을 떠올린 조관우은 "경수에게 더 잘 어울리는 곡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오빠로서의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오경수는 "평생 가오가 있는데, 창피하면 안 되지 않겠나"며 "곡을 나(오경수)화 해 선보일 수 있게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방송 후 오경수에게는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지인, 학생들의 카톡도 쇄도했다고. 특히 녹화를 마친 뒤 패널로 출연 중인 양희은이 오경수에게 '노래는 네가 짱'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오경수의 퍼포먼스는 압도적이었다.
오경수의 솔로 무대에 이어 조관우가 함께 선보인 '님은 먼 곳에' 무대 역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지만 해당 회차의 최종 우승은 가수 솔지 남매에게 돌아갔다. '고배'라는 결과에 아쉬움도 컸지만, 두 사람이 선보인 무대가 국악과 대중음악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 |
↑ 가수 조관우가 사촌동생 오경수와 함께 한 무대에 대해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오경수는 "국악과 양악의 컬래버를 멋지게 선보이려 했는데, 음악 예능 무대에선 그 느낌이 다 전달되진 않은 것 같다"며 "공연장에서 하면 우리가 최고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조관우는 "음악적 판단은 시청자마다 다르지 않을까. 끝나고 나니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무대의 기회가 또 있다면 제대로 준비하고 싶고, 방송뿐 아니라 음악 무대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선보인 무대는 기획 자체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지만, 각자의 삶을 사느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온 사촌지간을 다시 끈끈하게 묶어줬다는 점에서도 특별했다.
![]() |
↑ 사촌지간인 가수 조관우와 대금연주가 오경수는 남다른 DNA의 소유자다. 사진|강영국 기자 |
"진짜 그거였어요. 처음에 '이거 하자'고 얘기하고 밥 먹고 술 먹고 음악 얘기 하면서, 그것 자체가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거였죠. 그렇게 이야기하고, 서로에 대해 더 알게 되고, 서로에 대한 마음도 커지고. 그게 좋았어요. 가족도 사실 만나야 가족이잖아요. 안 보고 살면 서로가 어떤 아픔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지금은 많은 걸 공유하고 스스럼 없이 전화할 수 있게 돼 정말 좋아요."(오경수)
"그런 것도 되게 중요했어요. DNA가, 내 주변에 누가 있나. 분명히 DNA가 확인 되는 건, 할머니, 아버지, 저, 제 아들내미 둘 다 편곡 작곡 하고 있고. 그 외에 나하고 맞는 DNA가 누가 있나 했더니 경수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시작이 된 거고 좋았어요. 어렸을 땐 나이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같이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도 남길 수 있게 됐고. 서로 뿔뿔이 흩어져 음악하고 지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산가족을 찾은 느낌이죠(웃음)."
![]() |
↑ 가수 조관우는 오는 11일 강화도 스페인마을에서 단독 콘서트 '조관우의 숲속음악회'를 열고 오경수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 사진|강영국 기자 |
"공연 하면서 오빠랑 대화를 많이 했고, 프로그램을 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조관우의 음악에 대해, 조관우라는 사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오빠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에 비해 뭐랄까요, 좀 힘들고 억울하게 산 느낌? 잘은 모르지만, 그런 게 있어요. 조관우의 다른 면도 봐주시면 좋겠고, 그런 배경을 알고 조관우의 음악을 들으면 그의 음악에서 더 깊은 소울을 느낄 수
조관우와 오경수의 협연은 오는 11일 강화 스페인마을에서 열리는 미니 콘서트 '숲속음악회'에서 또 한 번 만날 수 있다. 두 사람은 '판타스틱 패밀리-DNA 싱어'에서 못 다 전한 '님은 먼 곳에'의 감동을 라이브로 다시 한 번 전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