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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31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돌아왔다.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그는 "우리 영화는 이미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오늘 배우분들과 함께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기쁘기도 하고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이어 "촬영 전 내가 한국어를 잘 몰라 배우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어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노력했다"며 "손 편지로 먼저 마음을 표현했고 현장에서도 밀도 있게 소통하려고 애썼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송강호 배우님이 편집본을 꼼꼼히 봐주시고 뉘앙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많은 피드백을 해주셨다. 전적으로 깊은 신뢰를 가지고 의지했다. 의견 교환을 크랭크아웃까지 쭉 이어갔다. 큰 도움을 받았기에 불안감을 극복하고 완성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고레에다 감독님 작품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고,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끝내는, 물론 필모외에 다른 작품도 있지만. ‘브로커’의 경우는 첫 장면을 보고 너무나 따뜻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행위는 잔인하고 차가운, 아이를 버리는 장면이다. 근데 아이가 처음에 잡혔을 때 갓난아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이미지를 담아냈고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냉정하고 오히려 차가운 현실을 그대로 그렸다. 우리들은 따뜻함을 가장해서 살고 있지 않나를 작품에서 보여줬고 그게 깊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생명을 다루는 방식의 많은 물음과 가슴으로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작품을 설계하고 연출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과 한국을 떠나 모두가 공유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며 애정을 보였다.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의 동수 역할을 맡아 실제 보육원 출신분들을 만나 대화를 많이 나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보육원 관계자들 말씀으론 어린 친구들이 보육원에 차가 오면 혹시 자기를 데리러 온 게 아닌가 기대를 한다고 하더라. 동수도 그런 마음으로 늘 엄마를 기다렸을 거라고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게 도움을 주신 보육원 출신 신부님이 계셨는데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드렸다. 대화가 무르익었을 때, 혹시 어머니가 안 보고 싶으시냐고 조심스럽게 여쭤봤었다. 연세가 있으신 신분님이셔서 지금은 보고 싶다는 감정 같은 건 남아있지 않은 거 같은데, 돌아가시기 전엔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 마음을 갖고 동수를 연기했고, 관객분들에게도 전달해 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12년 만에 선배님과 연기를 했다. 중간에도 간혹 뵙기도 했는데, 이번에 다시 하게 됐을 때 너무 좋았다.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대화가 없어도 너무 잘 맞았다. 이번에 오랜만에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고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만족해했다.
송강호 역시 “강동원은 막냇동생 같은 친근함과, 외모와는 다르게 인간적인 면이 뛰어난 친구다. 배우로서도 늘 노력하고 집중하려고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정말 좋은 배우"라며 "앞으로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다. 말없이 눈빛만 봐도 통하는 그런 경지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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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연기한 소영 캐릭터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 늦은 시작일 수 있지만 용기내서 세상에 나간 것을 축하하고 응원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시놉 단계에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대사를 읽는데 눈물이 고였다. 그래서 막연하게 슬프게 읽었으니 슬프게 연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영화가 시간 순서대로 촬영이 진행됐는데 마지막에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굳이 슬프게 대사를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도 담담히 말한 버전을 'OK' 해주셨다"고 후기를 전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이다 일본이다 나누지 않고 생각했고, 기본적으로 함께 일해보고 싶은 배우들이 한국에 많았다. 의기투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며 “생명에 대한 주제는 보편적이지 않은가 싶다.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인 만큼 이것은 문화를 떠나 보편적인 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재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일본과 한국 뿐이지만, 엄격한 비판이 어머니에게만 향해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진정한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고 싶었고 이번 영화를 통해 깊이 다루고 싶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
6월 8일 개봉한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