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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강수연 빈소.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배우 고(故) 강수연(55)이 세상 떠난지 나흘째, 빈소에는 마지막까지 동료 영화인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고 강수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 마지막날인 10일에도 각계 인사의 추모 행렬이 계속됐다.
장례위원장인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이날도 빈소를 지켰다.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연출한 임권택 감독과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한지일도 이날 오후 다시 빈소를 찾았다.
동료 선후배 배우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강수연과 영화 ‘웨스턴 애비뉴’에 함께 출연한 배우 정보석을 비롯해 박소담 설경구 안연홍 손숙 윤유선 김정훈(꼬마신랑) 김보연 최명길 심권호 차태현 박희본 김인권 명계남 정준호 이순재 등이 빈소를 방문,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앞서 고인의 6촌 동생인 배우 김석훈을 비롯해 한지일 김보성 김민종 유해진 예지원 양동근 장혜진 정유미 이병헌 고수 김보성 김의성 한예리 김윤진 김혜수 이미연 김윤진 문근영 류경수 박정자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 봉준호 감독, 윤제균 감독, 김태용 감독, 임순례 감독, 연상호 감독, 민규동 감독 등도 조문 행렬에 동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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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경구 최명길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김동호 이사장은 이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강수연은 21세 때 베니스 영화제에서, 23세 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월드 스타였다. 한국 영화사를 빛낸 배우였다"며 "리더십과 포용력이 남달라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또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연기도 출중했고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십과 포용력을 갖춘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또한, 동료 선후배들이 좋아하고 따르는 인물이었다며 “강수연은 선후배 간에 신망받을 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좋아했다. 월드 스타로서 명성을 지켜가면서 후배들을 이끌어가는 지혜로운 배우였다. 오랫동안 활동을 중단했다가 다시 연상호 감독의 ‘정이’로 다시 한번 빛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는데 결과를 못 보고 떠나 안타깝고 참담하다. 일찍 타계했지만, 모든 걸 잊고 영면하길 바란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준호는 “같이 작품을 한 적은 없는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났다. 조용한데 호탕하고 후배들 잘 챙겨주고 격려 말씀해주고 옆집 누나처럼 챙겨줬는데 이런 소식을 받게 돼 마음이 아프다. 하늘나라에서 마음 편하게 천국에서 쉬시길 바란다. 저희 챙겨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 편안히 쉬시길 바란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순재는 “고인이 초등학생일 때 영화를 같이 찍었다. 그때도 혼자 왔다. 혼자 왔냐고 하니 ‘엄마가 왜 와요?’라고 하더라. 당돌했다. 호탕하고 심한 소리 들어도 울지 않더라. 잘되겠구나 싶었고, 대성했는데 너무 일찍 갔다. 중량감 있는 연기 할 수 있었는데...한국 콘텐츠가 날개를 펴고 있고 재평가받을 수 있는데 일찍 갔다. 연기를 건성으로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제대로 하는 배우였기에 안타깝다. 편안하게 영면하길 바란다. 잊히질 않을 것 같다. 너무 안타깝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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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위원장인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사진|스타투데이DB |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았지만 7일 오후 3시께 세상을 떠났다.
강수연은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원조 월드스타다. 1987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최우수 여자배우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옥관문화훈장 서훈을 받았다. 1989년에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 여배우상,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한국 영화사에 족적을 남겼다.
사석에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라는 말을 종종 했다. 돈에 휘둘리지 말고 영화인으로서 자긍심을 지키자는 뜻으로, 류승완 감독은 한 영화인 모임에서 강수연이 한 이 말을 영화 ‘베테랑’ 황정민 대사로 사용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약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가제)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강수연은 이 작품에서 뇌복제 및 AL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을 연기했다. 지난 1월 촬영을 마친 ‘정이’는 2013년 개봉한 단편영화 ‘주리’ 후 연기 활동을 중단했던 강수연의 배우 복귀작이었으나, 유작으로 남게 됐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열린다. 배우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되며 김동호 이사장, 임권택·연상호 감독,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추도사를 한다. 김 이사장은 강수연이 평소 아버지처럼 따른 인물이며, 임 감독은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통해 강수연의 전성기를 열어준 인물이다. 연 감
강수연의 영결식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영결식이 끝나면 발인이 진행되며, 장지는 용인추모공원으로 정해졌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