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용산 CGV 용산에서 영화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싼 거래를 계획하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역의 송강호, 상현의 파트너 동수 역의 강동원, 미스터리한 엄마 소영 역의 이지은, 브로커의 여정을 뒤쫓는 형사 수진(배두나)의 후배 형사 역의 이주영이 참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을 통해 함께 했다.
이날 ‘브로커’의 맏형 송강호는 제작보고회가 시작되기 전 고(故) 강수연의 비보를 언급하며 추모했다. 그는 "얼마 전 비통한 소식을 접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선배님의 명복을 빈다"며 고개 숙여 애도했다.
이어 "영화제는 축제이자 즐거움의 과정이다. 스포츠와 다르게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면서 "영화제를 가기 위해, 상을 받기 위해 연출을 하고 연기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단지 자신의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지 남우주연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우리 영화가 세계가 인정하는 자리에서 경쟁하고 관심을 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강동원은 "2년 전 '반도'가 발표만 되고 끝나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으로 칸을 갈 수 있게 돼 좋다"며 기뻐했고, 이지은(아이유)도 "살면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었다. 즐기며 다녀오겠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주영 역시 "혹시나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칸 참석 소식을 접하고 기뻤다. 선배들과 함께 가서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대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송강호는 또한 ‘브로커’ 출연에 대해 "6~7년전 부산영화제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으로부터 '브로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차가운 이야기에서 따뜻한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세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바라보는 현실의 냉정한 직시가 담겨있어 좋았다. 새로운 도전에 설렜다"며 애정을 보였다.
이지은은 "예전에 단편 영화 '페르소나'를 찍으면서 배두나 선배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데 '브로커' 제의를 받고 여쭤봤다. 존경하는 선배가 '어울릴 것 같다'며 격려해 주셔서, 그 말 한마디에 확신이 생겨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 배우를 두고 '태양 같다'고 하더라.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그만 믿으면 된다고. 실제로 그랬다. 송강호 배우 덕분에 모든 게 무사히 끝날 수 있었다"며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의 브로커를 연기했다. 그는 "보육원을 찾아가 그들과 이야기하며 마음을 담으려고 했다. 그분들의 아픔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2010년 개봉한 영화 '의형제'(장훈 감독) 이후 무려 12년 만에 '브로커'로 재회했다. 송강호는 "12년 만에 강동원과 작품을 하게 됐는데 오래된 막냇동생 만난 기분이었다. 본능적인 케미가 나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강동원도 "12년 전보다 호흡이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나도 많이 성장했고 현장에서도 호흡이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선배와 대화도 더 잘 통했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송강호는 이에 "정말 잘 자란 것 같다. 키도 더 자란 것 같다"고 응수해 폭소를 안겼다. 그는 이어 "12년 전 강동원은 청년 같았다. 지금은 원숙하고 삶을 이해한 깊이감이 있다. 영화 속에서도 배려가 많아졌다. 긴 세월동안 강동원이란 배우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고 칭찬했다.
송강호는 이지은에 대해서도 "이지은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강동원은 칭찬하지 않았는데 이지은은 칭찬했다"고 말했고, 이지은은 "인생을 통틀어 송강호 선배의 칭찬을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등이 출연한다. 오는 6월 8일 개봉.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