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강수연 빈소.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배우 한지일(75)은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으며 이 같이 말했다. 조금 전 취채진 앞에서 고(故) 강수연에 대해 이야기하다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낸 게 마음에 걸렸던 거다. 하지만 금세 다시 눈시울이 불거졌다.
한국 영화계의 ‘원조 월드스타’ 배우 고(故) 강수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9일에도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영화인들의 발걸음은 유난히도 무겁고 또 슬펐다. 들어갈 때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올 땐 눈가가 벌겋게 부어오른 채로.
![]() |
↑ 故 강수연 빈소.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그는 “2017년 부산에서 만난 수연이가 건넨 한 마디에 나는 지금까지도 영화인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며 울먹였다. “미국에서 힘들게 생활하던 중 우연히 ‘신성일 회고전’에 초대 받아 3일 간의 일정으로 부산영화제를 방문했어요. 그때 만난 수연이가 제게 ‘선배님, 우리 이제 좋아하는 영화하며 살아요’라고 하더군요. 그 한 마디에 저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왔어요.”
한지일은 고인에 대해 “아주 당찬 여성이었고 독보적인 여배우였으며, 예쁘고 깜찍하고 싹싹한 후배였다. 항상 똑부러지고 용감했다. 우리 한국 영화를 가장 먼저 세계에 알린 보물이었다”면서 “지금도 뒤에서 '선배님!'하고 외칠 것만 같다. 믿기지가 않는다"라며 오열했다.
그는 “빈소 안은 그야말로 눈물 바다다. 마음을 추스리고 앉아 있으면 옆에서, 앞에서, 뒤에서 울음 소리가 들린다. (그러고 나면) 나 또한 다시 눈물이 난다”며 애통해했다.
↑ 임권택 감독.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의리의 배우’ 김보성 역시 슬픈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국 역사상 최고 여배우가 아닌가. 갑자기 이렇게 돼 믿어지지 않는다. 한국 영화를 발전시킨 최고의 의리”라며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제가 어려울 때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있다. 떡볶이 장사를 한다고 하니 힘내라고, 대단하다고 격려해주셨다. 정말 많이 존경하고 사랑했다”며 울먹였다.
↑ 김동호 위원장 손잡고 눈물 흘리는 양익준 감독.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뿐만 아니라 김석훈, 양동근, 유해진, 장혜진, 정유미, 김민종, 심은경, 이연희 등 동료 배우들과 김의석, 박광수, 강우석, 김초희, 이정향 감독, 가수 박미경,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 등 문화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수연이가..’ ‘언니가...’ 등 친숙한 표현을 쓰는 일반인 조문객들도 찾아와 눈물을 훔쳤다.
한편, 강수연은 7일 오후 3시 별세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심정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에 마련됐다. 조문은 10일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발인은 11일이며 오전 10시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된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