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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ㅣJTBC 방송화면 |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 제작 스튜디오피닉스, 초록뱀미디어, SLL)는 현재 6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스터리 외지인 구씨(손석구)의 본명이 밝혀지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나의 해방일지’는 ‘나의 아저씨’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신작으로 견딜 수 없이 촌스런 삼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소생기를 담은 드라마다. 배우 이민기, 손석구, 김지원, 이엘 등이 출연한다.
드라마는 초반 시청률 부진을 벗고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내고 있다. 배우 공유는 지난 19일 SNS에 “시청률? 갈구하지마. 전사처럼 다 줘. 사랑을 폭발해버려”라는 드라마 대사에 빗댄 글을 올리며 열혈 시청자임을 밝혔다.
이 드라마는 지극히 평범한 염씨 삼남매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풀어내며 호평받고 있다. 길을 잃은 듯 공허한 마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사랑 등 누구나 한때, 한 번쯤 고민했을 법한 이야기가 격한 공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마음 한 편을 옮겨놓은 듯한 대사가 가슴에 와 콕 박히고, 각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의 흐름을 배우들은 기막히게 표현해내며 극 속으로 쓱 빨려들게 한다.
인물 하나하나가 가진 이야기와 감정에 주목한 작품 같지만, 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보여주는 시너지 또한 흥미롭다.
그 중 손석구의 캐릭터와 매력은 단연 주목할 만하다. 손석구가 맡은 캐릭터 구씨는 마을에서 최소한의 대화와 있는 듯 없는 듯 알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염씨네 마을에서 살아가는 외지인. 사람을 상대하고 어울리는 일 자체가 어려울 것 같던 무심한 성격의 구씨는 염미정(김지원)의 눈에 들며 그의 부탁을 떠밀리듯 들어주고, 엮이며 미묘한 감정선을 보여줬다.
말하지 않아도 풍겨지는 구씨의 어둠, 인생의 쓴 맛을 삼키듯이 매일 소주를 삼키며 동네를 내려다보는 구씨의 속마음, 모두가 탈출을 꿈꾸는 외딴 곳에 들어온 구씨의 사정은 무엇일지 그 궁금증은 이를 연기하는 손석구를 통해 더욱 커져만 간다.
나가는 사람은 있어도 들어오는 사람은 없다는 마을에 어느 덧 정착해 일과 술 밖에 모르는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외지인 구씨. 그의 이름은 마을 사람 누구도 몰랐고, 그의 입으로 그저 ‘구가’라 칭해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루에 하는 말도 몇 마디 안됐던 그의 정체는 철옹성처럼 베일에 쌓여 있었다.
그런 구씨의 정체가 슬금슬금 드러나자 왠지 모르게 기대가 높아졌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을 것 같은 구씨는 염미정(김지원)을 ‘추앙’하기 시작했다. 염씨네에서 가끔 먹는 밥과 집에서 매일 마시는 술 외에는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물도 없다시피 했던 그는 염미정과 단 둘이 외식이란 것도 했다.
그러나 구씨는 자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마주했고, 그 벽은 다른 이들에게는 더 높았다. 방 하나를 가득 채운 소주 병을 보면서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듯 눈을 돌렸다. 이를 대신 치워주고 있던 염창희(이민기)를 보며 “내가 싼 똥 누가 치워주는게 니들은 고맙냐?”며 면박을 줬다. “적당히 했어야 되는데 너무 열어 줬어”라며 잠시나마 빗장을 풀었던 자신의 모습을 실수라고 자조했다.
염미정을 차츰차츰 ‘추앙’하는 것처럼, 구씨는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언제 다 치울지 모를 소주병도 치웠고, 왜 그렇게 방 한가득 병을 모았는지도 털어놨다. 그런 그의 정체 역시 천천히 베일을 벗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방송 말미엔 드디어 구씨의 이름이 ‘구자경’임이 드러났고, ‘움직일 때’라는 메시지에 그의 과거가 범상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손석구는 사연 많고 비밀 많은 구자경의 내면을 한 겹 한 겹 층층이 쌓아내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