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용우 "손현주·임시완·고아성 진심 다하는 순수한 사람들"

↑ 박용우는 손현주, 임시완, 고아성 등을 차례로 언급하며 찬사를 보냈다. 제공| 프레인TPC

(인터뷰①에 이어)'트레이서'는 시즌1과 시즌2 각 8부씩 나뉘어 방송됐다. 시즌 사이에는 동계올림픽 중계 등으로 5주간의 공백이 있었다. 시즌제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 박용우는 어떻게 봤을까.
박용우는 "연기자는 표현된 것이 얼마나 고민한대로 나왔는지를 먼저 본다. 시즌제는 플랫폼 등 콘텐츠 환경이 변화되는 시대에 맞게 변화된 것"이라며 "(결방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모든 일엔 장, 단점이 있는데 분명 좋은 점이 있었을거라 생각한다"고 봤다.
박용우는 플랫폼이 다양화 되고 있는 점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가능하다면 어떤 식으로든 많은 분들과 공유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변화되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과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공유하고 교감하고 싶다"며 시청자들과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기대했다.
'트레이서'에는 박용우 뿐 아니라 손현주, 임시완, 고아성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구멍 없는 열연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박용우는 배우들을 돌아보며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는 사람들이고 순수한 면을 지키려는 사람들"이라고 운을 뗀뒤 "손현주 형님은 절제하면서 뭔가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연기를 한다. 임시완은 뭔가를 끊임없이 찾아내 표현하려는 배우다. 고아성은 현장에서 저랑 비슷한데 최대한 감정 몰입을 안하려고 한다. 촬영을 시작했을 때 감정을 집중하고 컷 되면 바로 감정이 빠지는 스타일"이라고 각각의 특징을 분석했다.
박용우는 "손현주 형님과 함께한 장면 중 보이지 않는 칼날에 베이고 막고 찌르는 장면이 있다. 목소리를 크게 내보며 연습하기도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차분하게 연기를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좋은 연기는 뭔가 애써 하지 않고 느껴지는 대로 하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고 손현주와 호흡을 맞추며 많이 배웠다고 했다.
박용우가 선배 손현주에게 고마워한 것처럼 후배 임시완은 종영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가치관을 많이 수용해줘 감사했다"며 박용우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박용우는 "후배들에게 뭔가를 먼저 제시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방식을 밝혔다.
"점점 듣는 것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정말 반칙을 이야기하거나 가치관이 맞지 않는 게 아니면 들으려고 해요. 제가 제안해서 공격적으로 반영시키는 것도 의미 있지만 상대의 제안에 맞춰서 유연하게 대처, 수용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더라고요. 후배들에게 뭔가를 먼저 제시하면 후배들이 거기에만 맞출 수도 있고 경직될 가능성도 큰 것 같아요."

↑ 데뷔 27년차인 박용우는 `앞으로의 박용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공| 프레인TPC

박용우는 이야기를 잘 듣는 선배일 뿐 아니라 후배들을 세세히 살펴보는 선배이기도 했다. 박용우는 "임시완과 고아성은 밤새워 칭찬해도 모자라다"며 "임시완은 저보다 유연하고 재치있고 노래를 잘한다. 춤도 잘 추고 성대모사도 잘한다. 술을 마시지 않고 차 한잔만 마셔도 수다를 떨 수 있는 재능이 있더라. 연기에 대해서는 진지하고 순수한 면도 많다. 기본적인 예의도 갖춰져있고 건강하고 바른 사람"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 "고아성은 자유분방한 면이 있고, 그 나이보다 성숙한 면도 있다. 또 자잘한 가지보단 중심을 보려고 하는 면이 있어서 든든하더라. 자기 삶에 대해서도 어떻게 행복할지 고민을 많이 하는 친구"라며 칭찬했다.
이때만 해도 코로나19로 모이기 어려웠다. 박용우는 "한정된 곳에서 작게 모여야 해서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그래서 생기는 추억도 있더라. 인원이 적으니 친밀하게 된다. 임시완, 고아성과는 촬영 스튜디오 앞에 텐트를 가져와 음식도 해먹고 캠프 파이어도 하며 추억을 쌓았다"고 들려줬다.
'트레이서'를 떠나보내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낸 박용우는 "어느 순간부터 살아가면서 남의 눈치를 본다. 사회 생활 하면서 그게 더 심해지고 자기를 잃어버린다. 타자에 맞춰 생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각자 가치관이 다르고 방향성과 꿈이 다른데 남에 피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 창피하지 않고 어떤 상황이든 당당히 살아가면 조금이라도 멋진 세상이 될 것 같다. '트레이서'는 잘못된 일그러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스스로를 되찾는 드라마라 생각한다. 시청자분들께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만족도가 높은 작품이었다"고 애정을 보였다.
지난 1995년 데뷔한 박용우는 올해 데뷔 27주년을 맞았다. 올해 만으로 50세가 되기도 했다. 박용우는 "어느 순간부터 나이에 대한 의식을 안하고 있다. 저는 나이를 기준으로 사람을 대하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변하는 과정이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되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제가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영원히 철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며 "저는 나이가 28살에 멈춰있다. 그렇게 써달라"고 장난스레 덧붙였다. 또 "다들 아이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 나이에', '내가 이 경력에' 이런 말하지 말고 어릴 때부터 가진 마음이 있다면 그대로 살길 바란다"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박용우는 지나온 날보다 "앞으로의 박용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연기자가 뭔지 개념도 없었어요. 야단 맞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무서웠죠. 그리고 나서는 뻐기기도 했고요. 이후엔 난 아직 부족하다고 겸손해졌고 동굴 속으로 파고 들어가 고민하기도 했죠.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하는 것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는 된 것 같아요. 내 확신이 강하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