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 최근 검거된 이은해, 조현수의 지난 2년간의 추적기를 공개했다. '그알' 제작진은 이은해가 직접 제보를 해온 뒤로 꾸준히 이은해를 추적해오고 있었다.
가평 계곡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은 2019년 6월 30일. 당시 동행했던 지인 유씨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당시 물속에 조현수가 있었다. 그 부분을 저는 알지 못했다. 저한테는 피해자가 물에 빠졌을 당시 물속에 아무도 없다고 했다. 당연히 사고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휴대전화를 경찰에 제출했고, 포렌식 작업을 통해 사고 당일 찍은 14개 동영상 파일이 복원됐다. 이를 통해 복원된 영상이 바로 절벽에서 한 치의 망설임없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조현수와 피해자의 튜브를 세차게 흔들며 괴롭히는 모습 등이었다. 피해자의 튜브를 흔들며 괴롭힌 사람은 조현수 외에도 친구 이씨가 있었다.
이씨는 익사사고 10개월 뒤 지인에게 묘한 이야기를 했다. 이씨 지인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저는 그게 다 장난인 줄 알았다. 그때는 가평계곡 사건이 뜨기도 전이고 이런 사건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씨 지인은 "살인사건을 포털에 치니까 얼굴이 뜨더라. 그때 알았다. 계곡에 같이 갔고, 그때 얘기가 진짜였구나라는 걸"이라고 덧붙였다.
이씨가 지인에게 한 이야기는 익사사고에 대한 것이었다. 이씨 지인은 "'피해자 아내가 보험을 들어놓고 그 보험금을 타 먹으려고 조직적으로 보험 사기를 친다. 그래서 남편을 죽였어'하면서 엄청 웃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은해, 조현수 검거 이후 이씨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씨는 "전화를 잘못 걸었다"며 회피했다.
제작진은 2014년 이은해의 전 남자친구가 파타야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다뤘다. 다만 보험금은 유족이 수령했고, 수사기관 또한 우연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표창원은 "우연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 범죄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의미가 없진 않다. 그 사건을 통해서 이은해는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다. 익사라는 형태의 사망, 주변에서 다른 사람이 목격했을 정황, 이후 행해지는 수사 절차와 부검 결과, 보험금 지급 등 일련의 시스템과 메커니즘 절차들을 생생하게 현장에서 경험하고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해, 조현수가 도주 생활을 도운 것으로 드러난 인물은 고씨와 배씨. 이은해는 고씨의 도움을 받아 도주의 시간을 벌고, 변호사 선임비를 마련하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는 "불법 사이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고씨가 시키는 일을 배당받아서 한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은해, 조현수의 도주 111일째인 4월 3일에 만난 박씨(가명)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박씨는 이은해의 최측근인 배씨의 지인으로, 배씨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를 모두 알렸다.
박씨는 "배씨와 이은해는 중학교 동창이다. 정말 최측근이다. 모든 사정을 다 알고 있고 모르는 게 없을 정도"라면서 "2차 조사를 안 받고 도망갈 거라고 본인한테 얘기를 했다더라. 그게 딱 끝이라고 했다. 다시 연락이 됐다는게 3~4주 지나서였다. 만나러 간다고 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지난 1월부터 이은해를 세 번 정도 만나며 물심양면 도왔다. 특히 배씨는 가평 계곡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윤상엽 씨의 사망 이후, 이은해가 택배업체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이름과 계좌 명의를 빌려주기도 했다.
박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다시 만나 이은해의 자수 계획을 알려주기도 했다. 4월 15일 만난 박씨는 "이은해 아버지, 이은해 어머니가 오늘 찾아온 경찰들한테 사실 나 딸이랑 연락하고 나 말고 배씨도 연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씨에 따르면 배씨는 처벌받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은해는 다음 날 6시까지만 버텨달라고 그랬다더
배씨는 제작진에게 이은해, 조현수가 공개수배 되기 전까지는 도주 중인 걸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씨는 이은해와 연락하는 배씨를 통해 얻은 정보를 제작진에게 알렸고, 제작진은 광수대에 이은해가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유은영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사진ㅣSBS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