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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해와 남편 故 윤씨(왼쪽). 사진| MBC `실화탐사대` |
지난 21일 MBC '실화탐사대'가 8억원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윤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은해와 내연남 조현수(30)의 계곡 살인 사건을 조명했다.
윤씨의 유족은 윤씨가 보유했던 현금 3억원과 윤씨 아버지가 빌려준 돈 1억원, 회사 퇴직금 중간 정산 약 5000만원, 회사 대출 약 5000만원, 금융권 대출 약 1억 2800만원, 윤씨의 기존 전세금 5000만원, 윤씨 누나가 빌려준 돈 2000만원, 윤씨 지인이 빌려준 돈 2000만원 등 누적 추정액 약 7억 2800만원을 모두 이은해가 가져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기업 연구원으로 연봉이 6000만원에 달한 윤씨는 이은해와 결혼 후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저축은 커녕 빚까지 많았다. 결혼 후 시댁에서 약 1억원의 도움을 받아 인천에 신혼집을 마련했으나 윤씨는 수원의 반지하에서 월세 살이를 했다.
부동산 중개인은 "여자가 친구들과 같이 산 것 같다. 여자들이 몇 명 살았다"고 말했다. 윤씨가 살았던 수원의 반지하 방 집주인 역시 "(이은해가) 한달에 두번 정도 왔다. 와서 (집에) 들어가진 않았고 나오라 그래서 대화나 하고 갔다"고 밝혔다.
윤씨는 홀로 궁핍하게 살았다. 윤씨는 친구들에게 "라면하고 생수 사먹게 3000원만 입금해 달라"는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밥을 해결하는데 쉬는 날은 답이 없다. 2주 동안 7kg이 빠져서 회사에서도 이상하게 본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은해에게 찢어진 신발을 보여주며 신발을 사달라고 하거나 단전을 걱정해 전기세 3만 8000원을 내달라고 부탁했으나 이은해는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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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해와 남편 윤씨 생전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사진| MBC `실화탐사대` |
이날 2018년 윤씨와 이은해의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윤씨는 이은해에게 전화해 "우리 그만할까? 헤어질까? 그렇게 좀 지치더라"고 호소한다. 이에 이은해가 "나 정말 그만 만나고 싶냐?"고 묻자 윤씨는 "그런 건 아니다. 여보가 나 어제 때린 것 때문에 그런 건 전혀 아니다. 너무 돈이 없으니까. 빚이 너무 많다. 회사 빚도 넘치고. 지금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7000만원, 800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은데"라며 울먹였다.
윤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SNS에 장기 매매 브로커를 찾으려 "'귀신 헬리콥터' 팔아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불법 장기매매를 뜻하는 은어였다. 윤씨가 경제적 문제로 괴로워하던 중에도 이은해는 여러 차례 거액을 요구했고 윤씨가 파산한 뒤에도 여행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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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해가 남편 윤씨에게 가져간 누적 추정액은 7억대에 달한다. 사진| MBC `실화탐사대` |
윤씨는 경제적으로 힘든 와중에도 매달 수십만원씩 보험금을 납부했다. 이은해는 혼인신고 5개월 만에 남편 명의로 다수의 보험을 가입했고 납부 금액만 월 70만원이 넘었다. 유족들은 8억원의 보험금을 노린 이은해의 계획이라고 봤다.
보험사 조사관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중 보험을 3건이나 가입했다. 그 뒤 보험료를 납입하기 힘들어 실효 되는 일이 여러차례 발생이 됐다. (윤씨가) 돌아가신 날도 4시간 뒤엔 보험이 실효가 되는 입장이었다. 실효 후 사망하면 보험금 지급이 안된다. 윤씨가 사망한 날짜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께였고 보험금 미납으로 7월 1일부터는 보험 효력이 상실되는 상황이었다.
이은해는 살해 시도를 할 때마다 생명 보험을 살렸고, 미납된 보험료를 낸지 한 달만에 남편을 물에 빠트렸다. 이 보험 설계를 해준 것은 이은해가 10대 시절 사귄 전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은해는 내연남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다이빙을 강요해 남편 윤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도주했으나 도주 124일만인 지난 16일 고양시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인천지검 형사2부(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