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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작품 ‘소설가의 영화’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한국에서 2주간 촬영됐던 흑백 영화다. 배우 이혜영과 김민희를 필두로 서영화, 권해효, 조윤희, 기주봉, 박미소, 하성국 등이 함께 한다.
소설가 ‘준희’(이혜영)는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부부를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다 여배우 ‘길수’(김민희)도 만난다. 준희는 길수에게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설득에 나선다.
우연의 연속에서 에피소드들은 흩어진듯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평범함과 고귀함 사이의 경계 위에서 펼쳐지는 ‘삶’은 곧 영화가 되고, 그 영화는 다시 ‘삶’이 된다.
홍상수 감독은 이번에도 특유의 섬세함과 순수함, 솔직함으로 관객을 풀어놓은듯 치밀하게 끌고 간다. 역시나 시간은 공간이 되고 공간은 세계가 된다. 열정적이면서도 다정하고 자유분방하며 불친절하다. 이혜영·김민희의 빠져드는 신선한 호흡은 이 묘한 매력을 극대화 시킨다.
결국 또 매번 같지만 매번 다른 홍상수의 세계에 빠져 들고야만다. 그럴듯한 시작, 그러나 별볼일 없는 끝 맛에 실망감을 안기는 수많은 상업 영화들 사이에서는 결코 맛 볼 수 없는 독보적인 ‘맛’이다. 영화가 끝나고
홍 감독은 아주 작은 것들의 관계로부터 조화로움을 발견해내는 기쁨을 기꺼이 공유한다. 관객은 그대로 느끼기만 하면 된다. 소통의 희열을 선물하는, ‘소설가의 영화’다. 오늘(21일) 개봉.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