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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떻게 생긴 얼굴인지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막상 마주하니, 그것도 너무 자세히 들여다보니 더할 나위 없이 불편하다. 분노하느라 아픔을 위로할 여력이 없고, 자식의 일이기에 일면 공감도 되지만 그래서 더 괴롭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명제와 약자가 처한 현실은 억울하고 비참할 뿐임을 명확하게 입증한다. 그것을 확인하는 111분이 어렵고도 힘겨운, 영화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싶다’(감독 김지훈)다.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한음 국제중학교. 어느 날 ‘김건우’라는 학생이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남긴 채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된다.
끔찍한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은 병원 이사장(오달수)의 아들 ‘도윤재’, 전직 경찰청장(김홍파)의 손자 ‘박규범’, 한음 국제중학교 교사(고창석)의 아들 ‘정이든’, 그리고 잘 나가는 접견 변호사 ‘강호창’(설경구)의 아들 ‘강한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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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학교 폭력 소재를 가해자의 최측근인 부모의 관점에서 그려내 화제를 모은 동명의 연극을 재해석해 영화화 했다.
다수의 비슷한 소재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영화 속에는 분노 유발자들이 넘쳐 난다. 여물지 않아 대놓고 추악한 가해자 아이들과 자신의 모든 걸 동원해 사건을 교묘히 은폐하려는 더 악마 같은 부모들, 그저 자신의 이익만 취하면 그만인 뻔뻔한 방관자 아니 공범자들까지.
가해자를 향한 분노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제목처럼, 영화는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 응징하는 것보다 끔찍한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근원적인 이유를, (이들의 민낯을 통해) 보여주는데 치중한다.
이는 양날의 칼이다. 새로운 관점은 일단 새롭고, 가해자들 안에서도 또 다시 분열되는 사건의 연속은 몰입감을 높인다. 자식을 둔 부모의 이중적 태도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 이로 인해 복잡한 주인공의 내면 갈등과 자기 합리화의 과정에 어렵지 않게 빠져든다.
반면 피해자의 아픔을 충분히 헤아리기도 부족한 마당에 가해자 측의 사연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건 어쩔 수 없이 불편하다.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해 고민하고 공감해도 어렵기만 문제를 더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 내내 빠트려 놓으니 피로도가 상당하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에너지가 모두 소진될 수도 있다.
가해자의, 가해자를 탄생시킨 흉한 낯짝들을 보고 있자니, 가망이 없는 미래에, 도무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점점 더 씁쓸해진다. 분노와 불쾌감 끝엔 허망함이 밀려오기도. 모두가 인지하고 있음에도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더욱 막막해진다.
알고 있는 것을 더 확실하게 강조하지만 그 이상의 심화된 쟁점이나 나아간 무엇을 제시하진 못한다. 그 와중에 설경구의 명품 연기 덕분에 관객은 그의 감정 소용돌이에 갇혀 함께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우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피해자와 마음 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는 미약한 조력자의 모습에 안타까움마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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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숨통 트일 공간이란 없다. 학교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해자 당사자는 물론 이들을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교육하고 보호해야 하는 보호자 그리고 학교 관계자들을 비롯한 경찰 등 각계의 어른들이 먼저 어른다워야한다는 모두가 아는 메시지를 가혹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너무 지친 것일까. 영화가 끝난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