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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명수배가 내려진 이은해(왼쪽), 조현수. 제공| 인천지검 |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로 공개 수배된 이은해(31)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통화에서 "내연남이 있다"고 말해 의심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김영태 PD가 지난 12일 방송된 SBS 러브FM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계곡 살인사건에 대한 취재 뒷얘기를 들려줬다.
계곡 살인 사건은 2019년 6월 30일 이은해와 조현수가 경기도 가평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은해의 남편 윤모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사건이다. 두 사람은 윤씨의 사망보험금 8억원을 부당 수령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달 30일 이은해, 조현수에 대한 지명 수배가 내려졌다. '그알'은 2020년 10월 '가평계곡 익사 사건 미스터리'편을 통해 이 사건을 다뤄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김영태 PD는 "유족들을 통해 (공개 수배 사실을) 미리 들었는데 처음에는 얼떨떨했다"면서 "취재를 잘했으면 당겨졌을 텐데 싶어서 씁쓸하고 죄송하기도 하더라"며 "제작하면서 이들에게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해야 하는 게 안타까웠는데, 공개수배로 뻔뻔한 목소리가 그대로 나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PD가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된 계기는 이은해가 보낸 제보 메일이 시작이었다. 당시 보험사와 분쟁 중인 사건들을 취재하던 '그알' 팀에 이은해가 '대형 보험사의 불법 만행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낸 것. 김 PD는 "그날 통화를 하고 사건의 전말을 이은해에게 들었다"고 운을 뗐다.
김 PD는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느끼진 못했으나 몇 차례 통화를 이어가다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남편이 사망한 사건인데 당연히 있어야 하는 슬픔이나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건조하게 이야기하더라. (계곡에 같이 간 사람들이) 남편의 지인이 아닌 본인의 지인으로만 구성됐다는 것도 의아했다"고 말했다.
또 "결정적인 건 이은해가 '사실 내연 관계에 있었는데 내연남도 계곡에 같이 갔다'라고 먼저 말한 것"이라고 의심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 PD는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되지 않아서 취재진도 (또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던 사건"이라며 "살인까지는 감히 생각을 못했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니 확인을 해봐야겠어서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김 PD는 "(이은해와 조현수가)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보통 '그알'에서 전화했다고 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당황은 했지만 다른 주제로 말을 잘 돌리더라. 오히려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냐'고 공격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이 불법과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경험했구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계곡 살인 사건에는 이은해와 조현수를 제외하고도 네 명의 목격자가 있다. 김 PD는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그날 처음 윤씨를 본 사람도 있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어떤 다른 사람을 일부러 섭외하고 캐스팅해서 그 현장에 데리고 간 것"이라며 "그만큼 치밀하게 이 사건을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방송되는 '그알'에서는 가평 살인 사건 후속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 PD는 "방송 이후에도 취재를 이어갔고 유의미한 결과물을 쌓아왔다"며 이은해의 전 남자친구 사망 사건이나 이은해가 윤씨에게 복어독을 먹였다는 의혹 등이 방송될
김 PD는 "이은해, 조현수가 어떤 걸 상상하든 또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사기관과 취재진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잘 있다가 잘 검거되라"라고 두 사람에 대한 경고를 남겼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