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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저녁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는 데뷔 30년차 방송인 박소현이 상담소 문을 두드린 모습으로 꾸며졌다.
박나래는 "언니와 라디오로만 3년, 다른 프로그램만 6년, 9년을 함께했는데 평생 상극인 부분이 하나 있다"며 "박소현이 입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박소현은 평소 '소식좌'로 알려져있는 사람으로, 오은영 박사도 관련 영상을 보며 경악했다.
박나래는 "우린 삼시세끼 든든하게 먹는데, 여기는 아침엔 따뜻한 바닐라 라떼, 저녁엔 아이스 바닐라 라떼"라고 설명해 경악을 더했다.
박나래는 "우리가 밥 먹고 있으면 박소현은 박상 위에 냄새 잡는다고 촛불을 켜놓는다. 정말 밥맛 떨어진다"고 폭로했다.
이날 박소현은 사람들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사회생활이 힘들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인간관계를 쌓아갈 수가 없다. 아는 사람이라도 낯선 사람처럼 그냥 지나가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라디오를 하니까, 제 라디오를 수 년을 맡았던 PD를 못 알아봤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오은영은 "매일 보지 않냐"며 의아해 했다.
박소현은 "박나래와도 라디오를 3년을 했는데, 전 tv프로그램 기억밖에 없었다. 나래가 얘기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나래는 박소현의 건망증으로 일어난 레전드 일화를 공개했다. 케이윌이 오랜만에 컴백해서 라디오를 찾은 날, 박소현이 "너무 오랜만"이라 하면서, 케이윌이 아닌 케이윌 매니저를 안았던 것.
그는 20년 넘게 라디오 dj를 하며 금쪽상담소 패널인 이윤지와도 굉장히 여러 번 방송을 함께 했다. 하지만 그 사실도 모두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
이에 정형돈도 "저도 아까 되게 당황했다. '어 형돈아'라며 반기던데, 난 초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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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일반인과의 소개팅, 식사자리 이런 건 검색이 안 되니까 더 문제"라며 소개팅을 같은 사람과 두 번이나 했던 이야기를 전했다.
박소현은 "밥을 한번 먹고, 그러고 나서 몇 달 후에 또 새로 받은 소개팅이었다. 그분이 먼저 얘기했으면 기억했을텐데, 그분도 제가 전혀 모르는 거니까 마음이 안 좋으셨던 거다. 내가 나중에 주선자 김보연 선배한테 연락을 했는데, 그때 자책으로 무너지고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하나도 희미하게 기억이 안 나냐"고 물었고, 박소현은 "보연 선배가 전화하기 전까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났다. 얘기를 듣고 찾아나가면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박소현이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고, 박소현은 그것도 맞다고 인정했다.
이에 오 박사는 "안면실인증이라고도 한다. 생각보다 전세계 인구의 100명 중 2명은 해당된다"며 박소현에게 안면실인증 자가진단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오 박사는 "사람 얼굴 인식에 어려움이 있는 건 분명하다. 근데 안면실인증이라면 아이돌 얼굴도 기억 못한다. 하지만 박소현은 기억한다. 그럼 기억하는 것과 못하는 것 사이 무슨 차이가 있는 거 같냐"고 물었다.
박소현은 갈수록 심각한 상태를 보였다. 박나래는 "박소현과 프로그램 녹화 전 통화를 했다. 박소현과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소현은 "난 그게 기억이 아예 안 난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박소현은 불과 녹화 1~2주 전 박나래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전화를 먼저 걸었지만, 박소현은 녹화 당일 이걸 까먹고 있었다.
오은영은 박소현에게 기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봤냐고 물었다. 이에 박소현은 "그래서 저는 매일 사진을 찍는거다. 녹화, 대기실,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이 안 날까봐 평소 사진을 찍어놓는 것"이라 했다.
그는 "사진이 없으면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어딜가든 다 찍는다. 근데 그게 너무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만약 사진을 안 찍어도 기억이 나는 약이 있으면 당장 먹고싶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박소현은 "지금 생각나는 게, 어렸을 때도 우산을 들고나가면 매일 잃어버렸다. 짐이 많으면 지하철 선반 위에 올려둘 수 있지 않냐. 전 절대 못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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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은 박소현이 '조용한 ADHD'가 맞다고 인정하며, "지능, 기억력 자체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꼭 기억해야 할 때는 잘 한다. 근데 편안한 평소 상태에서는 잘 그러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소현은 평소 자주 멍 때린다고도 밝혔다. 박나래는 "언니 눈 뜨고 잘 정도"라며 공감했다. 박소현은 "예전 비디오스타 녹화가 길어지면, 작가님의 지시사항이 기억이 안 난다. 빼달라 했던 질문을 하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박소현 같은 사람들이 기억을 하려면 엄청난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그러니 장기간 녹화를 하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며 여러 실수를 연발하게 되는 것이었다.
오 박사는 "그게 안 드러났던 이유가, 어린시절 재능있는 발레리나였고 명문대를 나오셨다. 지적 능력이나 이해력은 문제없었던 거다. 지능도 좋았지만 두번째로 문제 행동도 없었을 거다. 그러니, 차라리 날뛰었으면 좀 더 빨리 도움을 줬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오 박사는 박소현의 이야기를 좀 더 듣더니, "소현씨한테는 사람을 기억하는 일이 과부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좀 걱정되는 것이, 소현씨는 대뇌 각성을 통해 집중하는 걸 긴장을 올리는 걸로 해결해온 것 같다"며 "그러고나면 하루종일 그렇게 살 순 없다. 그 시간 이외엔 확 긴장을 놔버리니 더 집중이 안되면서 대뇌에 저장이 잘 안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오 박사는 "그렇다고 계속 긴장을 동원하면 너무 불편한 거다. 그래서 중간을 찾아가는 게 참 중요한 것 같다. 긴장을 풀어도 지나치게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는 게 잘 습득이 안 되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소현은 "남자친구를 만날 때도 방송 때처럼 집중을 빡 하고 있지 않으면 실수가 너무 많다. 추억을 기억도 못하니 각종 문제가 터진다. 그걸 안 하려면 남자친구 만날 때도 녹화할 때처럼 긴장을 해야 하는 것"이라 고충을 토로했다.
박소현은 "그러니 드라마 한 번 들어가면 남자친구 못 만난다. 약점을 드러내기도 싫고 민폐끼치는 것도 싫어 다 취소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소현은 좋아하는 아이돌과 관련된 기억은 몇 년 전이라도 남들보다 훨씬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에 오 박사는 "그 때 감정이 어땠냐"고 물었고, 박소현은 "너무 행복하고 재밌었다"고 답했다.
오 박사는 "대인관계에서 할 말을 하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본 적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소현은 "지금 생각난 건, 20년 동안 내 싫은 감정을 전했던 기억이 거의 없다. 이걸 내 감정을 정리하는 것부터, 말을 전달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혹시 마음 속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불편한 감정을 잊어버리는 건 아니시냐"고 물었고, 박소현은 "전 안 좋았던 그런 건 완전히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오은영은 "저는 소현씨를 보니 착하고 순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도 못하는 것 같다. 대인관계에서 받은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처리를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부정적 감정도 흘려보낸다. 사실 소화됐다기보다는 보호하기 위해 회피 반응을 보인 것"이라 덧붙였다.
오 박사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되짚어 보며 그걸 거름으로 삼아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데 쓰여져야 되는데, 그 그릇을 다 비워버리는 것"이라 진단했다. 이에 박소현은 "너무 정확하시다"라며 적극 공감했다.
박소현은 "맞다. 한 실수를 또 하면서 엄청 자책한다"고 말했다. 또 "20대때는 다 비슷해서 괜찮다. 근데 지금 나이 정도 되면, 주변 또래는 한 수를 넘어 보고 통찰력이 있는데 난 그런 게 없다"고 털어놨다.
박소현은 부상으로 15년 준비했던 발레리나 꿈을 포기했었다. 그는 "어쩔수없이 꿈이 꺾였고, 사실은 방송 일이 제 적성에 맞지 않는다. 운이 좋아 캐스팅되면서 시작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박소현은 "제가 막 예전부터 끼가 많거나 활달한 성격도 아니어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뿐이다. 근데 계속 하다보니 이것마저 안 하면 어떡할 거냐는 생각"이라 털어놨다.
그는 "발레에 대한 상처도 거의 잊고 산다. 너무 오래된 일이기도 하고, 별로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며 오열했다.
오 박사는 "전부였던 꿈을 포기하면서 절망, 두려움, 암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거다. 근데 어떤 사람은 그걸 생생하게 기억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 고통을 기억 저 편에 묻어놓는데 소현 씨는 후자"라 설명했다.
오 박사는 "소현 씨는 망각이라는 나름의 방법으로 상처를 해결해보려 한 거다. 근데 가까운 사람과는 인생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 안에는 좋은 일, 아픈 일이 모두 들어가는 거다. 의미 있는 누군가와 나누는 게 조금 편해지면 사람을 대하고 감정을 소화하는 게 조금 편해질 수도 있을 거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주의력 부분도 있지만 소현씨에겐 마음속 긴장감이 잘 조절돼야 할 것 같다. 제가 보기엔 늘 긴장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가장 원론적으로는 내 감정은 내 것이니 내가 다룬다는 생각을 해야 된다"고 첫번째 조언을 건넸다. 누군가와 불쾌한 일이 있었을 때 어떤 형태든 내가 다뤄야 하지, 모른다고 넘기면 안된다는 거다.
또 "말로 당황스럽다, 긴
오 박사는 "당장에 긴장감이 있다면 말로 표현하면서 손을 잡아도 된다. 긴장을 이완할 여러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또 "지금 기억력 때문에 일상이 힘드니 약물이든 비약물 치료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