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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 사람들’ 배우 유라. 사진l어썸이엔티 |
지난 3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 연출 차영훈)에서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 역을 맡은 그는, 20대 직장인의 성장통부터 결혼 후 부딪힌 현실적 문제, 임신과 경력단절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내 공감을 선사했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유라는 “미울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덜 밉게 보이기 위해 말투나 표정을 연구하고 신경 썼다”고 했다. 이어 “유진은 똑 부러진 척하지만 사실 여린 친구"라며 "어머니가 이혼하고 재혼해 새아버지와 동생이 있지만 어색해서 자신만의 가족을 빨리 만들고 싶은 마음에 결혼에 집착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캐릭터를 이해했다.
그래도 극중 가장 많은 욕을 먹었다는 그는 “얄미운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욕을 듣는데도 기분이 좋은 건 처음이었다. 성공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웃었다.
‘기상청 사람들’은 그에게 ‘설렘’이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술술 읽혔다”는 그는 “시작부터 바람을 피우는 캐릭터여서 처음엔 이해가 안됐지만 뒤로부터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첫회에서 유라는 이시우(송강 분)을 두고 진하경(박민영 분)과 결혼을 앞둔 한기준(윤박 분)과 바람을 피운다.
유라는 “초반이 자극적이었다. 분노 유발 캐릭터로 보여져야 했다”며 “비혼주의인 시우와 결별한 마음은 이해가 된다. 안정된 삶을 살고 싶은 성향인데 비혼주의라고 한다면 헤어질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바람을 피운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면 헤어지고 시간을 갖고 상대방을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만났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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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라는 극중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 역을 맡아 한기준(윤박 분)과 결혼 후 위기를 겪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사진ㅣJTBC |
“기준이가 마지막에 많이 맞춰주려고 노력하지만 지질함이 계속 나와서 연기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았죠. 차라리 비혼주의인 이시우가 낫다 싶어요. 비혼주의 마인드는 제가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유라는 한기준의 ‘지질함’이 이해되지 않기도 했다. “대본만 보고 화가 난 적이 있다”며 “유진이 혼자 끙끙 앓다가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기준의 반응을 보고 정말 부들부들했다”고 말했다.
극중에겐 서로 상처를 주지만, 실제로는 윤박과 절친한 사이. 촬영장에서 ‘남매 케미’로 호흡을 맞췄다.
“친구인데 남편이 된 게 웃겼어요. 30분 동안 둘이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조언이나 의논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베드신은 큰 부담은 없었지만 친구 사이여서 촬영하면서 좀 웃겼던 것 같고요. 윤박 오빠가 ‘기준’을 연기한 게 신의 한 수라 생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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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라는 “얄미운 캐릭터로 욕을 많이 먹었지만 성공한 기분이었다”고 돌아봤다. 사진l어썸이엔티 |
드라마를 하면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달라졌을까. 유라는 “비혼주의는 내 주변에도 많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며 “난 친구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같이 있는 게 즐겁고 행복한, 배려를 많이 하는 그런 결혼을 꿈꾼다”고 했다.
걸스데이 멤버들도 이번 드라마의 애청자였다. 유라는 “나에게 걸스데이는 내 인생이자 제2의 가족이다. 내
데뷔한지 어느덧 12년차. 배우로서 대박을 터뜨리기 보다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정말 그 캐릭터가 실존하는 것 같은, 날것의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