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이슈] SBS 억지 편성에 피해는 왜 임수향이?

배우 임수향 주연의 MBC 금토 드라마 ‘닥터로이어’와 SBS 월화 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가 나란이 오는 5월에 편성됐다. SBS의 기습 편성으로 주연 임수향이 때 아닌 겹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 MBC는 오는 5월 27일 소지섭, 임수향, 신성록 주연의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 편성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편성 자체는 미리 확정해 뒀으나 SBS가 5월 9일 월화드라마로 임수향, 성훈 주연의 '우리는 오늘부터'를 편성 확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편성 일정을 공식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주연의 동시기 겹치기 출연은 방송가에서 암묵적으로 지양되던 사안이다. 불가피하게 편성할 드라마가 마땅치 않은 경우에도 협의를 통해 편성 일정을 바꾸거나 드라마 시간대에 다른 프로그램을 넣고 잠시 휴식기를 가지는 것은 종종 들려오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SBS가 편성 공백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주연의 겹치기 출연을 선택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SBS는 지난 달 12일 종영한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후속 '소방서 옆 경찰서'가 고(故) 이힘찬 PD의 사망 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 조사가 이어지면서 촬영이 중단되자 당초 월화드라마로 편성해뒀던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금토 드라마로 변경했다. '왜 오수재인가' 역시 촬영 문제로 편성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공백이 생겼다.
이를 막기 위해 뒤늦게 '우리는 오늘부터'를 5월 9일 첫 방송 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우리는 오늘부터'는 채널 편성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편성이 유력했던 작품이다.
SBS는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BS는 공식 입장을 통해 “’우리는 오늘부터’는 ‘사내맞선’ 후속 월화드라마로 4월 11일 첫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제작사 그룹에이트의 사정으로 인해 편성이 5월로 불가피하게 옮겨진 상황"이라며 "(4월 예정작이었기에) 타 드라마의 편성 및 겹치기 출연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으며 타드라마와 첫 방송일과 방송 요일과 시간, 작품 소재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MBC는 공식 입장을 통해 "임수향이 아직 채널과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다른 드라마에 출연을 원하고 있어서 '닥터로이어' 촬영 중 최대한 배우 측을 배려해 다른 드라마 촬영 일정도 고려했고, 한마음 한뜻으로 '닥터로이어' 촬영을 이어가고 있던 차에 타 드라마의 갑작스런 채널 및 편성일정 확정 소식을 듣게 돼서 임수향 배우 못지않게 우리도 당황스런 상황"이라며 유감으 드러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께도 동일한 배우가 동시기에 다른 작품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혼란을 느끼실 것 같다. 업계에서 주연급 배우를 이렇게 소비한 적이 없는 데 매우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SBS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MBC가 '닥터로이어'를 일찌감치 편성 확정한 사실은 업계에서 모두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SBS가 편성 구멍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오늘부터'를 '닥터로이어' 첫방보다 2주 먼저 방송 강행하겠다는 것은 상당한 억지"라고 비판했다.
또 "임수향이 잘못한 것이 아닌데 임수향이 자꾸 언급되면서 배우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시작 전 제작발표회를 하지 않나. 임수향은 2주 차이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이 된 거다. 배우는 대체 어떤 드라마를 홍보해야 하나"라며 "SBS의 무리한 편성으로 잘못이 없는 배우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아직 '닥터로이어'의 촬영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촬영 현장에서도 상당히 가시방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닥터로이어'와 '우리는 오늘부터'의 편성을 둘러싼 논란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어떻게 결착이 지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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