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 이사장 "아들, 16세 때 학폭으로 사망…제2의 대현이가 없도록"

푸른나무재단 김종기 명예 이사장의 재단 설립 배경
아들과 친했던 가수 성시경과의 인연 공개

푸른나무재단 김종기 명예 이사장이 학교 폭력(학폭)과의 싸움에 앞장서게 된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6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그날' 특집에 출연한 김종기 이사장은 20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다가 퇴사를 하고 재단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김종기 이사장은 "27년 전, 1995년 사랑하는 아들이 16살 때 학교 폭력으로 삶을 스스로 마감했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는 그 뒤로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김종기 이사장은 "교통사고나 병으로 잃은 게 아니다. 아들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처음엔 차 위에 떨어져서 살았는데 다시 아파트에 걸어 올라갔더라. 16살 아들이 죽었을 때 부모의 심정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며 "평생 아들을 가슴에 대못을 박듯 묻고 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베이징에 출장을 갔던 김종기 이사장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새벽에 감이 이상해 아내에게 전화를 했는데 한참 침묵하다가 폭포수처럼 '여보 대현이가 죽었어'라고 엄청 울었다. 땅이 거지고 호텔이 폭파되는 느낌이었다"고 아픈 기억을 전했습니다.

그는 "왜 몸을 두 번이나 던져서 어린 나이에 삶을 마감했는지 영문을 모르고 있었다. 너무 원통하고 (스스로가) 한심했다. 아들을 돌보지 못하고 회사 일에만 몰두했다는 죄책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들이) 죽기 전 신변을 다 정리했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짐작 갈만한 정황은 없었냐"는 질문에 김종기 이사장은 "폭력을 당했다는 건 구체적으로 몰랐다. 옷이 찢어지고 안경이 부러지고 얼굴에 상처가 나서 왔다"며 "아들은 저보다 키도 크고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는데 상급생들에게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들은 "깡패들을 만났다", "넘어져서 다쳤다"며 부모에게 학교 폭력을 당한 사실을 숨기려 했습니다.

김종기 이사장은 "아들이 놀이터와 노래방에서 힘든 시간을 반복해왔던 것 같다. 입학 후부터 몇 달 동안 폭력이 지속된 거다.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로 학폭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기 이사장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원통함과 분노로 가해 학생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들을 직접 만났지만, 이는 오히려 재단 설립의 시초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가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폭행 이유를 물었더니 벌벌 떨더라. 측은했다. 사실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니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신 비극적인 죽음이 이 땅에 있어선 안 될 것 같아 단체를 잘 운영해서 제2의 대현이가 없도록 해야겠다고 방향을 선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수 성시경과의 인연도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유재석이 "성시경 씨가 아드님하고 친하셨냐"고 묻자 "엄청 친했다. 같이 반포에 살아 우리 집에 수없이 와서 같이 시험공부도 했다"며 "명절 때도 모자를 푹 쓰고 와서 절하고 '소주 한잔하시죠'라며 찾아온다. 시경이는 우리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며 미소를 보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