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이혼 2년 차 'EX-부부', 유튜브 크리에이터 최고기&유깻잎이 상담소 최초 '이혼 부부' 고객으로 방문했다.
박나래는 "방송 당시 두 분의 재결합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두 분 사이가 정확히 정리된 게 맞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두 사람은 5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 2년차에 접어든 상태.
유깻잎은 딸 솔잎이를 보러 2주에 한번씩은 최고기의 집에 방문한다고 밝혔다. 최고기는 "가끔은 일주일에 한번씩 놀러올 때도 있다. 저희 집에서 자고 간다"면서도 "침대는 따로 쓴다"고 덧붙였다.
이윤지는 "이혼 부부에게도 상담이 필요한거냐"고 물었고, 오은영 박사는 "혼인 관계는 정리가 됐으나 두 분 사이엔 자녀가 있다. 부모 역할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분 아직 젊어서 새로운 연인을 만날 수도, 결혼을 다시 할 수도 있다. 왜 이전의 결혼이 문제가 있었는지 잘 파악하지 않으면 또 이혼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 박사는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도 부부 상담을 받는 게 쉽지 않은데, 관계가 끝났는데 무슨 상담을 하냐고 하지만 두 사람은 더군다나 아이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상황"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상담소를 방문한 이유는 뭘까. 최고기는 "최근에 유깻잎이 남자친구가 생긴 걸 제가 제일 먼저 알았다"며 "앞으로도 각자 연애와 이별을 반복할 텐데, 이게 솔잎이한테 영향이 직접 가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즉 두 사람은 엄마와 아빠의 각자 연애가 딸의 정서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을지 궁금했던 것.
두 사람은 속도위반으로 만난 지 5~6개월만에 결혼하게 됐다. 당시 두 사람의 나이는 24살, 26살이었다.
최고기는 "결혼 전 연애 때도 많이 싸웠다. 아이가 생겼으니 책임감 때문에 결혼하게 된 거였다. 사소한 걸로 많이 다퉜다. 아이가 안 생겼더라면 연애하다 1년 정도 헤어지지 않았을까"라고 털어놨다.
이에 유깻잎은 "1년도 길다"며 "(아이가 아니었다면) 스쳐지나간 인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동감했다.
오은영은 두 사람에게 "이혼 후의 삶이 정말 쿨하고 편하시냐"고 물었다. 최고기는 "전 솔직히 막 쿨하진 않은 것 같다"며 "아직까지 지금이 행복하진 않고 우울할 때도 많다"고 고백했다.
유깻잎은 "저는 항상 주눅 들어있고 자신감도 없이 살아왔다. 근데 이혼 후 그런 부분들이 좋아졌다. 딸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행복한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준비가 덜 된 채 아이가 생긴 부모들이 많다. 생명의 소중감으로 책임을 지기 위한 가치있는 결정"이라면서도 "이런 경우에, 가정을 이루고 양육하는 거에 대한 충분한 마음가짐과 자세가 안 된 경우, 부모는 오히려 무감각해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고 알렸다.
오 박사는 "결혼 후 굉장히 다양한 일을 겪게 되는데,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충분히 몰입할 수 없이 동떨어져있는 상태"라며 그런 상태를 '심리적 무감각'이라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두 사람에게 쿨해 보인다, 행복해 보인다, 이렇게는 말 못하겠다"며 "깻잎씨는 솔잎이가 모든 과정에 대해 잘 모를 거라 생각하고 아이보단 본인 삶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애를 안 사랑한다는 게 절대 아니다. 그렇다기보단 중요한 순간마다 솔잎이가 어떻게 느낄까보다는 본인의 안정이 우선이었던 것"이라며 "이건 엄마로서 고민을 많이 해봐야 될 문제"라고 판단했다.
유깻잎은 "제 자신을 인정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가 되었다보니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잘 모르겠던 때가 많았다"며 "그런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많았다. 본가는 부산이라 주변에 육아에 대해 알려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 박사는 "이러한 솔잎이의 생활을 가감없이 유튜브를 통해 보여주시는 데는 이유가 있으신 거냐"고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최고기는 "전 당연히 수입적인 이유가 있다"고 솔직히 답했다. 그는 "수입이 있어야 당연히 같이 생활할 수 있다.
오 박사는 "영상 속에선 더없이 행복한 가족인 것 같다. 솔잎이는 어린 아이인데. 정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뼈를 깎는 진정성은 좀 빠져있는 느낌이 들었다"며 "쿨하게 이혼한 사람들끼리 이렇게 지내면 안되냐고 했다면, '사실 안 쿨하잖아요. 여기 헐리우드 아니고 한국이다'라고 말했을 것"이라 했다.
이어 "두 분이 그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이렇게 지내는 거라고 말 안 했다면, 제가 뭐라고 했을 것"이라 덧붙였다.
최고기는 "제가 최근에 정신적 건강이 많이 안 좋았다. 근데 인터넷 방송을 딸 등원 이후 오전에 하다보니 사람이 없더라. 솔잎이 하원 후 저녁에 사람들 많이 볼 때 하자고 결심했다. 제가 너무 힘들고 우울하다보니, 솔잎이와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도 돈을 벌 수 있게 방송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형돈은 "전 개인적으로 다른 생각이다. 전 애들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문제엔 아이의 결정권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모의 행복을 보여주기 위해 애가 이용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오 박사는 "요즘 그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권리와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된다는 말"이라 했다. 이어 "일반인 부모가 얼굴을 공개하고 나오는 용기 자체가 부모가 갖는 사랑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솔잎이가 봤을 땐 부모의 삶과 자기와의 관계에서 진정성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걸 정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커서 자신이 이용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박사는 "트루먼 쇼 증후군이란 게 있다. 영상에 삶이 많이 노출된 사람 중에선 실제 삶과 괴리감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자기의 삶은 늘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은데, 영상 속에선 굉장히 행복한 모습이고. 괴리감을 아이가 많이 경험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오 박사는 "영상을 무조건 찍지 말라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솔직히 말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에게 영상 출연이 하나의 직업임을 밝히고, 솔잎이에게 부모로서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솔잎이는 "다섯 살때 숨을 못 쉬었다"고 고백해 충격을 자아냈다. 솔잎이가 다섯 살이던 당시는 엄마아빠가 이혼하던 시기였다. 솔잎이는 "울어서 그런 거였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이별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오 박사는 "저 나이에도 이혼이란 걸 아냐"는 질문에 "만 5세만 넘어도 안다. 이혼이란 개념은 몰라도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의 관계를 아이가 어느 정도는 감을 잡고 있을 거다. 근데 엄마아빠가 이혼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지 않으면 아이가 그걸 수면 위에 못 꺼내놓는다. 아이는 더 걱정할 거다. 근데 혼란스러울 거다"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솔잎이한테 필요한 건, 구독자가 아닌 엄마, 아빠가 같이 보는 게
오 박사는 "우리는 너를 키우는 엄마아빠로 최선을 다할 거라고 말해라. 자식을 향한 마음은 안 변하니 걱정마, 죽을 때까지 너의 엄마아빠라고 이야기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엄마아빠와 같이 하는 삶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 조언했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