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호가 오디션을 통해 '파친코'에 합류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사진|애플TV |
배우 이민호(35)가 글로벌 프로젝트 ‘파친코’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자유를 느꼈다고 밝혔다.
이민호는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에서 10대의 선자 인생에 발을 들이며 궤적을 바꿔놓는 미스터리하고 카리스마 있는 한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 일본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이민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약 13년 만의 오디션을 통해 ‘파친코’에 합류했다. 그는 “13년이나 지나 오디션이라는 개념조차 잊고 있었다. 오디션이라는 것은 단순히 연기를 보는 것을 넘어서서 그 사람의 가치관, 성향 이런 것을 깊숙이 알아가고 캐릭터와 매칭하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오디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이런 시스템이 합리적이고 좋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굳이 얼굴이 알려졌다거나 유명인이라거나 기존 이미지와 매칭하는 작업이 아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고, 오랜만에 예전의 저를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작업이라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동안 ‘로코킹’으로 불려온 이민호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파친코’를 선택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서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작품을 선택했던 적은 없었다”며 “제 로코 연기를 많은 분이 좋아해주면서 그런 이미지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작품도 이 인물이 갖고 있는 이야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선택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도전의 개념보다 캐릭터에 끌린 면이 컸다. 그동안 잘 짜인 틀 안에서 많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간 멋진 남자 캐릭터를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 현실적이고 처절한 캐릭터라 그런 면에서 끌렸다.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싶다로 접근했던 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야망 넘치는 한수 캐릭터에 대해서는 “절대 선으로 표현된 사람이 절대 악으로 살아가는, 극과 극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 한수는 처음 스크립트를 봤을 때부터 공감이 생겨났다. 나라면 그 시대에 어땠을까 생각했고 저 역시도 한수와 비슷한 맥락의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했다. 살아남으려면 처절해야 했고, 때로는 누군가를 밟아야 하기도 했는데 그런 점에서 공감이 갔고 애정이 갔다”고 설명했다.
또 극 중 선자와 로맨스에 대해서는 “단순한 로맨스나 멜로로 표현되지 않길 바랐다. 한수라는 인물이 처음으로 뭔가를 원하는 걸 보여주려고 했고, 그 대상을 가졌을 때 그만의 방식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 이민호가 '파친코'가 자유를 알려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애플TV |
역사적 사실을 다룬다는 점에서 오는 부담과 책임감은 없었을까. 그는 “실제 역사적 배경이 있는 캐릭터라 진정성 면에 있어서 더 많이 공부하고 최대한 많이 벗어나지 않는 선에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런 역사와 사건 속에서 살아남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라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인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지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자이니치(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 인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일련의 어떤 역사적 사건이나 기록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기록조차 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감정 혹은 인권이었다. 전세계적으로 기록될 만한 일도 있는 반면 그러지 못한 희생자들의 이야기도 있지 않나. 바쁜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고 공감해주는 건 더 나은 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극 중 한국어 영어 일어로 대사를 소화한 것에 대해 “언어적인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의사소통을 넘어 다른 언어로 대사에 감정을 실어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고, 앞으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기본적으로 영어 베이스로 모두가 소통했다. 저랑 영어를 쓰는 분과 일본어를 쓰는 분이 함께 각자의 언어로 대화한 적이 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파친코’는 공개 전부터 미국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있다. 롤링 스톤은 “예술적이고 우아한 방식으로 주제를 다룬다. 원작 소설의 촘촘함과 영상물 특유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했다”고 호평했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강렬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라고 평했다.
그는 “정말 많은 국가 기자님들이 봐주셨는데 모든 분들이 다 좋다고 해주셨다. 의심이 될 정도로 극찬만 있어서 놀랐다. 가장 좋았던 반응은 ‘이건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는 거였다. 저도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 생각한 계기가 이 이야기가 시대를 넘어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내용이라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그는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의 인기와 함께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틀에 걸쳐서 다양한 국가와 인터뷰를 했는데 K-콘텐츠에 대한 주목과 인기는 몸소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 저도 배우의 꿈을 가졌을 때 한류 스타가 될 거라는 꿈을 갖고 시작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해야 하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파친코’도 글로벌적으로 규모가 있고 대작이라는 점보다 이야기의 힘, 진정성에 집중해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봤다.
이민호는 ‘파친코’에 대해 “저에게 자유를 알려준 작품”이라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됐다. 물론 오디션도 보고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새롭게 작업해본 작품이기도 하다. 그 어떤 때보다 스스로가 자유로웠다. 작품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최대한 집중하려 노력했고, 개인적으로 짊어지고 있
‘파친코’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25일 3개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4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 한 편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