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해보니 나한테 그건 사고였다"
"아들들에게 제일 미안한 건, 엄마 음식이 없었다는 점"
"난 인내심 부족…날 닮으면 안 된다"
배우 윤여정이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에 대해 "사고였다"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윤여정은 23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수상 당시를 회상하며 "나도 믿기지 않았다", "반추해보니 나한테 그건 사고였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구경하러 간 것이었다며, 글렌 클로즈가 상을 받길 바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클로즈는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윤여정은 "구경이나 하러 간 건데, 내 이름이 불리니까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시상식 당시 윤여정은 수상 소감을 말하며 두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자녀들을 향해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말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작은 아들은 (수상 소감을 듣고) 울었다고 하더라"며 "걔네가 아니었으면, 일하러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윤여정은 가수 조영남과 결혼 후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가 두 아들을 낳았고, 9년 뒤인 1985년 복귀했습니다. 그는 당시 돈이 없어서 정말 열심히 연기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여정은 "내가 아들들한테 제일 미안한 건, 내가 일하는 여자였기 때문에 엄마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집밥이 없었다. 너무 미안하다고 했는데, 아들들이 '괜찮아 엄마, 우리 그래서 다 말랐잖아'라고 하더라"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오스카 수상에 대해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문을 두드렸고, 내가 그다음 해에 운이 좋게 맞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여정은 오스카 수상을 포함해 '미나리'로 세계 각종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42회 받았습니다. 그는 "트로피는 다 지하실에 있다. 어느 순간이 지나니까 무뎌졌다"며 "이번엔 시상자로 가긴 하는데, 난 이제 영어라면 징그럽다"고 말했습니다.
윤여정은 이날 애플TV+가 공개를 앞둔 드라마 시리즈 '파친코' 홍보 차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윤여정은 드라마에 대해 '약 10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라는 평가에 "남의 돈은 관심 없고, 나한테 얼마를 줬느냐가 중요하다"며 남다른 유머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윤여정은 청년들이 '윤여정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말을 한다는 이야기에 "난 인내심이 부족하다"며 "날 닮으면 안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배우 생활로 얻은 건 유명해졌다는 것, 그리고 이유 없이 치켜세웠다가 이유 없이 매도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난 잃은 게 없다. 어머니가 '살아있으면 일해야 한다'고 했다. 난 일
윤여정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 중 기억에 남는 대사로 김수현 작가가 쓴 글의 한 대목을 꼽았습니다.
그는 "내가 대단하고 안타깝게 소중하면 상대도 마찬가지야. 누구도 누굴 함부로 할 순 없어. 그럴 권리는 아무도 없는 거란다. 그건 죄야"라며 "최고의 명대사"라고 꼽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