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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에는 박성광이 스페셜 DJ로, '똥꼬무(똥방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코너에는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똥꼬무'는 컬투쇼의 레전드 사연을 소개해 그 안에 숨겨진 시그널을 찾아 인간 심리를 파악하는 코너다.
이날 DJ 김태균, 박성광은 청취자가 보낸 사연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사연을 보낸 사람이 버스에서 경험한 황당하고 웃긴 이야기다.
사연자는 버스에 앉아 무서운 옷차림과 인상착의의 남자가 버스에 올라타고 있는 것을 봤다. 그 남자는 검정색 일수가방을 겨드랑이에 낀 채 요금을 내고 쩍벌로 앉아있었다. 그러면서 전화를 받더니 돈을 빌려 달라는 사람에 소리를 지르며 "뭐? 8천? 저번에도 2천 빌려줬는데 이번에는 8천을 빌려 달라는 거야?"라고 해 사연자가 매우 당황해했다. 그러더니 그 아저씨가 "그러면 내가 빌려준 게 총 만원이야 어?!"라고 하고 말해 DJ와 청취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태균은 "아무래도 아저씨의 행색 때문에 오해를 한 것 같다. 건달이라고 생각해 8천원이 아니라 당연히 8천만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성광은 권일용에 "범죄자나 건달을 보면 옷을 무섭게 입지 않냐. 그런 심리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권일용은 "범죄자들이 비슷한 옷을 입는 이유는 자기가 그 부류에 속한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다. 세 보인다는 걸 어필하는 것이다. 오히려 두려움이 많기에 겉모습으로 사람들을 속인다"고 대답했다.
권일용은 과거 형사 기동대에서의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예전에 조폭을 담당한 적이 있다. 매우 순박한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조직 안에서는 뭔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는 행동이 있더라"며 회상했다.
'적은 액수인데 화를 내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권일용은 "내가 보기에 저 사람이 진짜 화가 난 것 같다. 큰 돈을 빌리면 뭔가 사정이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돈을 빌린 사람은 아마 조금씩 빌리고 아예 갚지 않았을거다"며 "소소하게 빌려 자기를 통장처럼 여기는 모습에 화가날 수 있다.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일용은 범죄자들만 아는 용어를 서로 쓴다고도 했다. 그는 "경찰이나 검찰이 압수수색 하면 문자가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통하는 내용을 쓴다"며 "예전에 부부가 자녀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부모가 아이를 지칭하는 용어가 바뀌더라. 그런 변화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사연이다. 사연을 보낸 사람은 1년 차 신혼부부 아내로 새벽 2시에 들어온 남편이 속옷을 입고 오지 않자 의심한 이야기다. 사연자의 남편이 집에 오는 길에 대변을 바지에 조금 묻혀 속옷을 버리고 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믿지 못한 아내는 계속 의심하다 냄새를 직접 맡고 믿었다며 사연을 보냈다.
박성광은 "증거 조작의 가능성도 있지 않냐"고 묻자 권일용은 "범죄심리 입장에서 질문하지 않은 걸 말할 때 의심스럽다. 하지만 남편 분은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에 대해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박성광은 "바람의 시그널은 무엇이 있나?"고 물었다. 권일용은 "평상시보다 잘해주면 바람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왜 잘해주냐'는 질문에 권일용은 "미안하니까 그렇다. 미안하면 바람을 피지 않지만, '미안함'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다"며 "눈치채지 못하게 자기가 오히려 가면을 쓰는 것이다. 범죄자들은 애초부터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저지르고 보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DJ들은 권일용에 '사연 중 남편의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이냐'고 물었다.
권일용은 "이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잘 버티다가 집에 들어간 순간 일이 나게 됐다. 그래서 사연자의 남편 분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권일용님이 진심으로 청취자의 마음 속에 들어갔다. 아내 분 반응이 어땠냐?"고 묻자 "아내가 모른 척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컬투쇼) 방송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자백하는 것 같다. 자아성찰까지 하게 된다"고 말
끝으로 김태균은 "저번주에 이어 이번주도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시간 내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마무리했다.
권일용은 4월 1일 첫 방송하는 E채널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에 출연한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형사들의 피땀어린 이야기를 담는다.
[이유리 스타투데이 인턴기자]
사진| SBS 보이는 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