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어게인’ 윤현준 CP(우)와 채성욱 PD(좌). 사진ㅣJTBC |
최종회 시청률 8.7%로 이번 시즌 자체 최고 기록이었으나 지난 시즌 최고 시청률 10.1%에는 못 미쳤다. 가수들의 진심이 담긴 노래가 준 깊은 울림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저마다의 파란만장한 사연과 역경을 딛고 이름을 찾아가는 성장 스토리는 감동과 전율을 선사하며 우리의 가슴을 내리쳤다.
하지만 화제성 만큼이나 논란도 뒤따랐다. 명색이 ‘무명가수전’인데 이름과 얼굴이 익숙한 유명가수의 잇따른 등장, 음주운전으로 자숙하던 가수 한동근 출연 논란과 심사위원 시청자 사이의 간극은 뜨거운 갑론을박의 주제가 됐다.
‘싱어게인’을 이끈 윤현준 CP는 “우리도 우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 달리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을 소개할 수 있어 뿌듯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싱어게인2’를 마무리한 소감은
(윤현준 CP) 어려움이 많았다. 내부적으로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어려움이 있었고, 코로나로부터 피해갈 수 없는 일이 발생해 걱정도 많았다. 감사한 마음도 들고 기쁘다.
(채성욱 PD) 내부적으로 코로나 이슈도 있었고 준비한 게 순탄치만은 않은 적도 있었는데 큰 사고 없이 끝내게 돼서 다행이다.
Q. 시즌2를 제작하면서 고민됐던 점이 있다면
(윤현준 CP) 시즌1이 잘됐을 경우에는 부담감이 굉장히 크다. 기대에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시즌 1을 하면서 제작진이 선입견이나 유연하지 못한 고집이 생기지 않았나 돌아봤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즌1과 비교하는 걸 최대한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생각도 했다. 심사위원들에게도 시즌 1은 잊어주길 부탁드렸다. 우리 출연진이 선입견이 담긴 판단을 받게 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초심’이 가장 큰 화두였다.
(채성욱 PD) ‘제작진 픽’ 없이 한 발자국 떨어져서 그들의 경연을 도와주고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데 집중하려 했다. 어떻게 하면 무명가수들이 조금 더 나아진 무대를 펼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출연자들과 대화도 많이 안하고 그들과 떨어져서 그들의 무대를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무대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덕분에 무대 자체가 수준이 높아지지 않았나 싶다.
Q. 심사위원들의 따뜻한 멘트는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요인이었다
절박하고 절실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방송적으로 요리를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쁜 마음이다. 심사위원들도 그런 마음으로 봐주셨다. 조언과 힐난은 한 끗 차이인데, 힐난처럼 들리지 않게 조언을 잘해주시는 측면이 있었다.
Q. 탈락자 중 아쉬운 참가자가 있나
(채성욱 PD) 다 아쉽다. 중반에 안다은씨 탈락하셨을 때도 안타까웠다. 톱6로 못가신 분들은 다 아쉬웠다. 초반에 탈락한 태우씨나 범승혁씨도 아까웠다.
(윤현준 CP) 김현성 가수님이 안타까웠다. 목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불러주셨다. 현장에서 규현씨도 눈물을 보이셨지만 다 감동 받는 노래였다. 탈락했지만 아름다운 탈락이 아니었나 싶었다.
Q. 출연자 분량 형평성 논란도 있었다
(채성욱 PD) 방송 분량이 한정되어 있다. 서사가 있는 출연자를 살리고 안 살리고는 어렵고 중요한 문제다. 서사가 있는 출연자를 살리는 건 방송 특성상 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공평하게 녹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유튜브로 추가 공개하기도 했다.
(윤현준 CP) 모든 출연자를 공평하게 배분하기란 쉽지 않다. 프로그램의 한정된 시간 속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저희는 시청자 투표가 없다. 그래서 출연자 분량이 시청자 투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Q. 시청자 투표가 없는 이유는 뭔가
(윤현준 CP) 문자 투표를 하면 인기 투표라고 안 좋게 보는 분들도 있고 진짜 대중의 평가라고 보는 분들도 있다. 파이널 라운드 전까지 투표 없이 진행하는 것은 다양한 분들에게 기회를 주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하는 배려가 있다. 초반부터 하다 보면 특정 성별이나 인기에 따라서, 실력에 따라 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 더 대중적인 장르가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장르를 가진 사람들에게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톱10을 보면 정말 다양한 장르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파이널 라운드는 대중의 평가까지 합쳐서 톱3를 뽑는 거다. 어떤 것이 최선인지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Q. 자막, 통편집, ‘음주운전’ 한동근과 관련된 논란도 있었는데
(채성욱 PD) 통편집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방송 분량은 정해져 있다. 무명가수 분들의 무대를 다 보여드리고 싶지만 여건상 다 낼 순 없다. 시즌1에도 통편집이 많았다. 고민하다 전체 공개라는 채널을 만들었다.
(윤현준 CP) 자막이 물의를 일으킨 건 잘 걸러내지 못한 책임이 있다. 통편집은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음 시즌에선 더 낼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노력해보겠다. 한동근 씨 논란은 음주운전으로 합당한 대가를 치렀다. 법적인 문제가 없는데 그 이유로 떨어뜨려야 하는가란 생각으로 출발했다. 심사위원들에게 맡겨보자 했다. 비판하거나 응원하는 시청자가 있는데 우리가 달게 받아야 하는 결과물이라 생각했다.
↑ 마지막 무대에서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를 부른 김기태가 최종 1위에 올랐다. 사진ㅣJTBC |
(채성욱 PD)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 했다.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작진이 봤을 때 마지막까지 (결과가) 뒤집혔다. 톱3가 됐을 때도 제 예상과 달랐고 모두 예측을 못했던 결과이기도 했다.
(윤현준 CP) 너무 드라마틱했다. 윤성은 톱6 중에 6위였는데 시청자 투표로 3위까지 올라갔다. 4위와 5위는 총점이 1점 차일 정도로 굉장히 박빙인 구도가 펼쳐졌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나 출연자가 있다면
(윤현준 CP) 이승기, 규현 씨가 막판에 코로나에 확진됐다. 김기태도 코로나에 걸렸다 마지막 무대 이틀 정도를 앞두고 격리 해제됐다. 코로나에 걸리면 목 상태가 금방 돌아오지 않는다. 스토리에 영향을 받으면 안되어서 심사위원들도 모르고 평가했다. 안쓰럽기도 했다. 무사히 마쳤지만 아쉽다.
(채성욱 PD) 4라운드 패자부활전 김소연 무대다. 엄청 좋은 무대를 했음에도 대진운이 안 좋아서 패자부활전에 갔다. 중간에 무대가 잠깐 멈췄다.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몇 초가 되지 않았지만 길게 느껴졌다. 그걸 이겨내고 하이라이트를 부르는데 소름 돋더라. 살아서 올라가는 걸 보며 감회가 남달랐다.
Q. ‘무명가수전’인데 ‘유명가수’도 많이 나온다
(채성욱 PD) 흔히 말하는 것도 있지만, 이름을 버리고 번호로만 오디션에 참가한다는 의미도 있다. 잊혀졌거나 기회를 잃어버린 무명가수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자리다. 명성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은 자기 이름을 버리는 것에 도전하는 거다.
(윤현준 CP) ‘무명가수전’은 중의적인 측면이 있다. 이름이 안 알려진 가수도 있고, 유명도 상관 없이 이름을 버리고 번호를 달아 공정하게 싸운다는 의미가 있다. 앨범을 낸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예심에서 ‘넌 유명하니까 감점이야’ 할 순 없다. 모두 자기만의 이유가 있어서 나오는 거다. 아무리 설명해도 의구심 갖는 분들이 있다. 이 딜레마가 ‘싱어게인’을 끌어가는 힘이기도 하다.
↑ 시즌2의 가장 큰 화두는 초심이었다. “심사위원들에게 시즌 1 잊어주시라 부탁했다”고 한다. 사진 ㅣJTBC |
(윤현준 CP) 김이나 심사위원은 약간 신기가 있나 했다.(웃음) 가사를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노래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음악을 하는지, 왜 이런 음악이 나왔는지 캐치하는 능력이 대단하다. 규현은 젊은 심사위원으로서 심사평의 일가를 이뤄냈다. 유희열 씨는 심사 타짜다. 이분이 없다면 잘 진행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중심을 잘 잡아준다.
(채성욱 PD)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심사평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8명의 심사위원을 뒀다. 이만큼 심사위원분들이 나온 프로그램이 없다. 심사위원 안에서도 주니어와 시니어가 나뉘고, 심사위원들이 각자 해온 음악이 다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지만 어느 정도 공정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Q. 시즌3 계획은
(윤현준 CP) 시즌2를 빨리 했다는 분들도 있다. 나오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의 열망을 무시할 수 없다. 시즌
이건 확 바꿔야겠다 했던 지점은 별로 많지는 않다. 어떻게 하면 이 절실한 사람들의 진정성을 잘 담아낼까. 반짝스타가 아니라 음악을 평생 열심히 하면서 그거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한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