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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수는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은 2학년 5반 아이들끼리 돈독해지는게 부러웠다고 말했다. 제공| 매니지먼트 구 |
유인수는 "좀비 연기자 분들이 촬영 전에는 얌전한 분들인데 촬영만 시작하면 돌변한다. 좀비들을 아슬아슬 피해 들어가는 신을 찍어야 하는데 교장실로 들어가는 길에 못 들어갔더니 진짜로 물더라. 그래서 연기를 신경써서 하지 않아도 벌벌 떠는 모습이 그대로 나오더라. 진심으로 안 뛰면 잡혀서 물린다는 생각 때문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고마워했다.
도망과 추적, 싸움이 주가 되는 작품인 만큼 화려한 액션들이 곳곳에 등장했다. 윤귀남은 달려드는 좀비들을 피해 도망가거나 맞서 싸우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등 액션신이 특히 많은 캐릭터였다.
준비 과정에 대해 묻자 유인수는 "가장 최우선으로 체력을 준비해야 했다. 신체적인 체력이 받쳐줘야 정신적인 체력이 따라온다. 그런데 체력적인 부분에서 제 준비가 하나도 안돼 있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연습 밖에 없으니 계속 연습했다. 처음에 무술팀에서 어느 정도 체력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훈련을 했다. 그날 찬영이랑 같이 토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인수는 "전 출연진이 몸 쓰는 것을 함께 훈련하니 친해지더라"라며 케미의 비결을 언급하며 "촬영에 들어가니 귀남이는 혼자 다니는 시간이 많았다. 그에 비해 2학년 5반 아이들은 함께 다니며 무리의 유대 관계가 돈독해지는걸 보면서 부럽기도 하더라"고 덧붙였다.
유인수는 또 "배우들의 SNS를 전부 팔로우 했다. 다들 맞팔 해줬는데 딱 두 명이 안해주더라. 그 중 한 사람이 이유미 누나였다. 친해지고 싶었는데 물리적으로 친해질 시간이 없었다. 나연이랑 마주해 죽이는 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윤찬영에게 말을 슬쩍 흘려달라고 부탁했는데 찬영이가 어떤 액션을 취한 것 같진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나중에 누나가 알아서 팔로우 해줬다. 기분이 좋더라. 다른 한 명은 장하리 역의 하승리 누나였다. 정말 친해지고 싶었는데 마주칠 일이 전혀 없었다. 나중에 맞팔 해줬다"고 덧붙였다.
'지우학'에서 호흡을 맞춘 여러 배우들 중 다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을까. 유인수는 "전에도 같이 해본 배우들이 많다. 함성민은 세어보진 않았지만 거의 5개 작품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김병철 선배님과 딱 한 신에서 함께 연기했는데 그때 분위기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못하고 끝나는 줄 알았다. 오래 함께 작품 속에서 호흡을 하고 싶더라"며 "선배님이 배려를 많이 해줬다. 직접 '내가 이렇게 연기하는 게 (윤귀남 연기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물어봐 주시기도 했다"고 선배의 배려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윤귀남은 좀비 무리에 둘러싸여 물어 뜯겨도, 계단에서 떨어져도 심지어는 옥상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 불사조 캐릭터였다. 마지막까지 윤귀남의 사망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 '지우학' 시즌2가 제작되면 거기서도 윤귀남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유인수는 "살아날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겠나"라면서도 "이제 그만 살아나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고 장난스레 말했다. 이어 "급식실에서 아주머니를 좀비에게 던져 해친 장면 때문에 제일 많은 욕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지우학'을 통해 탄탄한 연기 내공을 보여준 유인수는 고교시절 연기를 시작해 보조출연과 조, 단역 등으로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유인수는 "학창시절 제 팔자엔 공부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자 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갔더니 한 친구가 연기를 한다더라. 그래서 그 친구가 다니는 학원에 무작정 찾아갔다. 천안에 사는데 서울로 갔다. 정원이 다 찾다고 하길래 옆 건물 학원에 들어갔다"며 "하다보니 즐겁더라. 평소에 잡념도 많고 사색도 즐기는 편이라 그런 부분이 연기하는데 장점이 되더라. 잘맞더라. 연기에 올인한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족들은 반대했다고. 유인수는 "부모님은 내가 학생답게 공부하길 바라셨다. 그런데 전 연기가 하고 싶었고 저는 '현장에 가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1년 정도 보조 출연을 하러 갔다. 학교 생활보다 더 시간을 할애했고 부모님도 반쯤 포기하고 지지해 주시더라.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했는데 그때부터는 부모님의 지지가 컸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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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유인수는 더 나은 연기를 위해 `연기 노트`를 쓰고 있다. 제공| 매니지먼트 구 |
유인수의 연기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이 열정을 지지해주는 가족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단다. 유인수는 "보조출연을 할 때도 저는 그 순간순간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행복했다. 지나가는 사람 중 하나로 TV에 나왔다고 집안이 난리가 나기도 했다. 가족들은 내가 TV에 출연하는 것 하나하나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더라. (그런 가족들이 있어서) 분량이나 역할 크기로 슬럼프라는 생각은 안 했다"고 든든해 했다.
유인수는 최근 고민을 '지우학' 덕에 해소했다고 했다. 고교 때부터 연기를 해온 유인수는 "유인수라는 사람이 과연 배우로서 가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의심을 계속 하고 있었다"면서 "'지우학' 이후 그게 어느 정도 해소 됐다. 가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인수의 롤모델은 '믿보배'로 불리는 조승우다. '비밀의 숲2'와 '라이프'에서 만나 호흡을 맞춘 적도 있다. 유인수는 "연기를 시작한 뒤 제일 많이 찾아본 것이 조승우 선배님이 연기한 작품들이다"라며 "작은 역할이었지만 작품 속에서 두 번 만났다. 지금도 적고 있는 연기 노트가 있는데 거기에 '내가 더 좋은 배우가 되어 더 길게 함께 호흡하고 싶다'고 썼다.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연기 노트에 대해 묻자 유인수는 "어느 순간 연기도 결국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적고 있다"면서 "기술이 있어야 예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누군가를 쳐다볼 때 왼쪽 눈동자를 보는지, 양 눈 동공을 쳐다보는지 등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쓰고 있다"면서 "기술로 시작했지만 태도나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 일기를 쓰는 것처럼 쓰고 있다.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성실한 모습을 드러
마지막으로 유인수는 "('지우학'이 성공하면서) 저도 모르게 들뜨는 마음도 생기더라. 이럴 때일수록 확실한 저만의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 같더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연기하면서 즐겁자는 장기적인 목표가 생겼다"고 앞으로도 즐기며 연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