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2년 반만 대면 콘서트…잠실벌은 ‘보랏빛 박수 향연’

↑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l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이 1만 5000명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덤)와 함께 잠실벌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코로나 시국으로 함성은 없었지만, 멤버들의 열정과 팬들의 박수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10일 오후 7시 서울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첫날 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은 지난해 10월 온라인 콘서트와 LA 콘서트를 잇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시리즈의 일환으로,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속 메시지와 함께 방탄소년단과 팬들의 '만남'에 초점을 맞췄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공연을 통해 오랜만에 한국 팬들과 만났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면 콘서트를 펼친 바 있으나, 국내 대면 콘서트는 지난 2019년 10월 열린 열린 'BTS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BTS WORLD TOUR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 그룹 방탄소년단이 국내에서 2년 반만의 대면 공연을 펼쳤다. 사진l빅히트 뮤직

공연에 앞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난 아미들은 잔뜩 들뜬 모습이었다. 파주에서 온 20대 아미 김모씨는 “방탄소년단이 국내 팬들과 만나 대면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 오랜만이지 않나. 그 자체로 기대가 크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공연이 재개된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라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동탄에서 왔다는 20대 아미 송모씨는 “아무래도 대면 공연의 묘미가 떼창인데, 그걸 못 하니까 많이 아쉽다"면서도 "코로나 시국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만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대한 에너지를 방출할 생각이다”라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만날 생각에 잔뜩 기대한 모습을 보였다.

↑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l빅히트 뮤직

’온’→’블랙스완’, 韓 관객 직관 전매특허 칼군무

이날 화려한 폭죽이 어두운 하늘을 수놓으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멤버들은 흰색과 붉은색 포인트가 들어간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온(ON)’으로 콘서트 오프닝을 연 방탄소년단은 ‘불타오르네’, ‘쩔어’ 무대를 이어가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로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 직접 만난 방탄소년단은 한국에서 대면 공연을 통해 선보이지 못했던 곡을 비롯해 일곱 멤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곡들을 엄선해 세트리스트를 채웠다.
‘DNA’, ‘아이돌(IDOL)’,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FAKE LOVE)’,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등 방탄소년단의 전매특허 칼군무를 볼 수 있는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울러 멤버들이 한국에서 대면으로는 처음 공개하는 ‘온(ON)’, ‘블랙 스완(Black Swan)’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블랙 스완' 무대에서는 댄서들과 함께 백조와 흑조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구성을 선보였다. 여기에 몸이 부서질 듯한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더해져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총 3일간 펼쳐지는 이번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에서 회차별로 일부 선곡에 변화를 주며 한층 풍성한 레퍼토리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 방탄소년단을 응원하는 노래 가사가 적힌 클래퍼. 사진l유용석 기자

함성 대신 클래퍼 응원…코로나 시국 달라진 대면 공연

방탄소년단은 10일, 12일, 13일 총 3일간 공연에서 회당 1만 5000명씩 총 4만 5000명 관객과 만난다. 이는 3일 간 13만명을 동원했던 ‘BTS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 공연과 비교해 약 1/3에 해당하는 수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콘서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연장 내에서 함성, 구호, 기립 등의 행위는 금지됐다. 이는 2013년 데뷔 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수의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도 처음 겪는 상황이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관객들에게 슬로건 문구가 새겨진 클래퍼를 준비, 관객들이 안전하면서도 즐겁게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춰 ‘당연히도 우리 사이 여태 안 변했네’라는 문구가 쓰인 클래퍼로 박자를 맞췄다. 비록 공연에 함성 소리는 낼 수 없었지만, 방탄소년단의 멋진 무대에 최선을 다해 화답하려는 관객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방탄소년단은 팬들의 환호가 없어 다소 아쉬운 상황에도 "예전에는 텅 빈 객석 앞에 카메라만 놔두고 촬영을 했는데, 지금은 아미들이 있으니까 너무 감동이고 설렌다"라고 감격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저희도 이런 공연은 처음 해본다. 무관중으로는 해봤지만 관객의 함성이 없는 공연은 안 해봤다. 나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것도 나중에 돌아보면 하나의 추억이 되지 않겠나"라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였다.

↑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l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X아미 만남 돕는 기술…사상 최대 규모 LED

방탄소년단은 지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LA)' 공연 때처럼 이번에도 대형 LED를 설치해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 앞서 진행해왔던 온라인 콘서트에서 빛을 발한 화려한 미술 세트나 소품, AR이나 XR 같은 고도화한 기술보다는 '만남' 그 자체에 집중했다. 방탄소년단은 관객들을, 관객들은 방탄소년단에 집중하며 서로 무대를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날 공연에 사용된 LED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사상 최대 규모로, 무대 위 방탄소년단이 돋보이고 생생하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이번 콘서트에서는 LED 디자인이 달라졌다.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최대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곡 별로 차별화한 장면을 구현할 수 있도록 상하전후 전환이 가능한 가변형 '이동식 LED'를 중앙에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l빅히트 뮤직

공연 말미 멤버들은 “방탄소년단은 "저희가 이번 공연을 일곱명이 모두 함께하는 무대로 꾸민 이유가 있다"면서 "아미 여러분들에게 저희 모습을 오래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있지만, 저희가 아미 여러분들을 조금 더 보고 싶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많은 무대를 해도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 무대가 끝난다고 해서 저희의 춤과 노래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조만간 더 나은 모습으로 만나게 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혀 남은 2회공연과 또 다른 콘서트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방탄소년단은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공연 현장을 찾지 못하는 전 세계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온라인 공연을 병행하고 있다. 10일과 13일 공연은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동시 진행되며, 12일 공연은 라이브 뷰잉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