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 아홉’ 리뷰 사진=JTBC스튜디오 |
현재 방영 중인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이다. 저조했던 시청률을 보였던 JTBC 드라마에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 편’과 함께 새로운 구원투수가 됐다. 4%로 시작해 현재 6~7%의 시청률을 보이며 갈수록 상승세를 보임은 물론, SNS, 커뮤니티 등에서도 화제, OTT 등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서른, 아홉’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서른, 아홉’은 첫 회부터 세 친구 중 한 명의 죽음을 예고하며 막을 열었다. 그리고 그 죽음을 맞이할 이는 정찬영(전미도 분)이었다. 정찬영의 시한부로 차미조(손예진 분), 장주희(김지현 분)의 인생도 바뀌었다.
30대 후반, 마흔을 코앞에 둔 나이인 만큼 세 친구의 우정이야기에는 성숙함이 묻어 있었다. 정찬영의 시한부에 충격을 받은 이들이 결정한 행보는 친구를 역사상 제일 신나는, 즐거운 시한부로 만들어주는 것. 이 과정에서 친구의 시한부를 받아들여야 하는 손예진과 김지현의 눈물은 무게감이 느껴졌고, 시청자들을 함께 마음 아프게 했다. 특히 손예진은 제일 먼저 시한부 소식을 듣고, 친구를 힘들게 했던 김진석(이무생 분)을 찾아가 분노하고 오열하는 모습은 엄청난 임팩트와 밀도있는 연기력으로 강렬한 엔딩으로 만들어냈다.
반면 시한부 소식에도 담담한 척 친구들 앞에서 태연함을 보여주던 전미도의 눈물도 터졌다. 그는 “미조야, 나 무서워”라고 솔직하게 마음을 고백하며 눈물을 보였고 남은 부모님의 걱정해 속상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도 찡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슬픔을 나누고, 서로를 위하고,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은 세 친구가 10대, 20대를 지나 30대 후반을 지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더욱 끈끈하고 성숙해졌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이후 더욱 끈끈해진 우정, 서로의 추억을 밟아가는 과정에서는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함께 있을수록 웃을 일이 많고, 많은 추억을 쌓아온 만큼 이들의 티키타카는 유쾌했고, 20대 때와는 또 다른 농밀한 입담으로 공감과 웃음을 유발했다. 때로는 서로에 대한 걱정으로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로 극복해 나가는 모습은 ‘우정’에 대해 재차 생각해보는 시간도 만들어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우정뿐만 아니라 서로의 사랑과 일에 대한 모습도 보여주며 또 다른 공감을 이끌어냈다. 다채로운 사랑의 형태를 보여줬다. 손예진과 연우진은 막 사랑을 시작하면서도, 신중한 모습을, 전미도와 이무생은 어긋났지만 묘한 단단함을, 이태환과 김지현은 풋풋하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다채로운 커플의 모습으로 연애세포와 설렘을 자극했다.
일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눈길을 끌었다. 가장 임팩트를 남긴 것은 장주희의 퇴사였다. 흔히 진상이라 부를, 막무가내 고객들을 마주한 그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으려 하고 책임감을 갖고,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안하무인하고 백화점 직원들을 낮잡아보는 손님의 태도에 결국 퇴사를 선택한 장주희의 행보는 공감과 함께 용기를 보여줬다. 김지현은 그 속에서 느낀 모욕감, 수치, 분노를 눈빛, 표정, 손동작 하나하나에 담았고, 명찰을 내려놓는 순간은 묘한 통쾌함이 쏟아졌다. 또한 대사 역시 속 시원하게 뱉고, 후련함을 만끽하는 모습은 시청자들 역시 통쾌해했다. 다만 그 후련함 뒤 막상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현실 앞에 막막해하는 장주희의 모습은 공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제 전반부를 지나, 후반을 향해 가는 ‘서른, 아홉’, 시한부로 인해 새로운 계획과 더욱 단단해진 우정을 보여주는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세 사람이 전반부에 보여준 성숙하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유쾌한 우정, 시작이라는 풋풋한 설렘, 더욱 단단해져 가는 사랑, 직장에서 맞이한 변화 등
[이남경 MBN스타 기자]